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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총회, 형식에서 실질로…개정 상법이 만든 변화[순화동필]

전문가 칼럼

필자가 9번째로 치룬 2026년 3월 정기주총 시즌은 한국 자본시장의 풍경이 바뀌는 변곡점이었다. 한국의 약 2700개 상장기업 정기주주총회가 집중 개최되는 이 시기는 매년 반복되는 연례행사처럼 보이지만, 매년 변화가 있었으며 올해는 특히 달랐다. 2025년 7월과 9월, 그리고 2026년 3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단행된 상법 개정 결과가 처음으로 주주총회 현장에 실제로 반영됐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정관을 수정해야 했고, 기관투자자들은 변경된 정관이 상법 개정의 취지를 제대로 반영했는지 따졌다. 행동주의 펀드들은 더욱 정교하게 준비된 주주제안을 회사에 제시했다.정관 변경 안건 급증…상법개정 취지 잘 반영했는가올해 주주총회의 가장 두드러진 외형적 특징은 정관 변경 안건의 급증이다. 한국ESG연구소 분석 대상 652개사의 정관 변경 안건은 1722건에 달했으며, 이는 전년 479건 대비 약 3배 증가한 수치다. 서스틴베스트 분석 대상 232개사의 정관 변경 안건은 전년 198건 대비 3.7배 증가한 729건을 기록했다.이 급증의 배경은 명확하다.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 확대 ▲독립이사 명칭 도입 ▲3% 룰 강화 ▲감사위원 분리선출 인원 2인으로 확대 ▲집중투표제 정관 배제 금지 ▲전자주주총회 의무화 ▲자기주식 소각 의무화 등 상법개정 사항을 정관에 반영해야 했기 때문이다. KOSPI200 기업 중 191개사가 개정 상법 내용을 정관에 반영하는 등 상장회사 대부분이 개정 상법 준수를 위한 정관 정비에 나섰다는 점에서 이는 자연스러운 흐름이었다.문제는 그 내용이었다. 기관투자자와 의결권 자문사들은 기업들이 상법 개정의 ‘형식’을 기계적으로 따르고 ‘취지’를 반영하지 못한 사례가 많다고 판단했다. 대표적으로 이사 수 상한 신설·축소와 이사 임기 유연화다. 집중투표제가 의무화되면 동시에 선임되는 이사 수가 많을수록 일반주주 추천 후보가 이사회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를 의식한 기업들은 이사 정원의 상한을 낮추거나, 이사의 임기를 ‘3년’에서 ‘3년 이내’로 바꿔 사실상 시차임기제를 도입하는 방식으로 집중투표제의 효과를 무력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야기했다. 의결권자문사와 기관투자자들은 이러한 이사 임기 구조 변경을 이유로 해당 정관 변경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대 의사를 결정했다.전자주주총회를 정관으로 배제하려는 시도도 비슷한 맥락에서 제동이 걸렸다. 의무 적용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 기업들은 법적으로는 가능한 조치였지만, 일반주주와 외국인 투자자의 주총 참여 기반을 구조적으로 축소시킨다는 점에서 의결권 자문기관들은 대부분 반대 입장을 견지했다.감사위원 분리선출…기업측 선제적 대응시작올해 이사 선임 안건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감사위원 분리선출 안건의 급증이다. 한국상장사협의회에 따르면 감사위원회 설치 상장기업 730개사 중 641개사가 분리선출 감사위원 선임 안건을 상정했고, 주총 시즌 종료 시점 기준으로 분리선출 방식으로 선출된 감사위원을 2인 이상 보유한 기업은 609사에 달했다.감사위원 분리선출 제도의 핵심은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이 3%로 제한된다는 데 있다. 기존에는 사외이사가 아닌 감사위원에게만 이 규정이 적용됐다. 하지만 개정 상법은 모든 분리선출 감사위원에게 합산 3% 룰을 적용하기로 했으며, 분리선출 감사위원의 수를 1인에서 2인으로 확대하기로 했다(2026년 9월 10일 시행).기업들은 해당 변화에 전략적으로 대응했다. 대부분은 합산 3% 룰 시행일인 7월 23일 이전인 이번 주총에서 선제적으로 분리선출 감사위원을 추가 선임해, 합산 3% 룰 적용 없이 우호적인 후보를 확정하려 했다. 일부 기업은 임기가 남은 기존 사외이사를 도중에 사임시킨 뒤 분리선출 방식으로 재선임하는 구조를 활용하기도 했다. 자기주식 의무소각 안건…심사 더욱 강화될 것2026년 3월 6일 공포 및 시행된 3차 개정상법은 자기주식 취득 후 1년 이내 소각을 원칙으로 하되 ▲임직원 보상 ▲경영상 목적 등 예외적 사유가 있을 경우 ‘자기주식 보유·처분계획’을 작성해 매년 주주총회의 승인을 받도록 했다. 정기주총 소집 결의가 이미 이뤄진 시점에 법이 통과된 탓에 준비 기간이 극도로 짧았지만, 12월 결산 상장사 2478개사 중 266개사가 자기주식 보유·처분계획 승인 안건을 상정했고, 상정된 모든 안건이 가결됐다.그러나 내용의 질은 엄격한 심사를 받았다. 한국ESG연구소는 102건의 자기주식 보유·처분계획 승인 안건을 분석해 절반 이상인 52건(51%)에 반대 의견을 권고했으며, 한국ESG기준원은 관련 안건 75건 중 11건(14.7%)에 대해 반대 의견을 권고했다. 발행주식총수 대비 과도한 규모의 자기주식 처분 계획을 상정하거나, 보유·처분의 목적이 불명확하거나 지나치게 포괄적으로 기재돼 상법이 요구하는 실질적 심의·승인 절차가 아닌 형식적 통과 수단으로 기능한다고 판단한 것이다.임원 보수, 한도에서 종합적인 정책으로이사 보수한도 안건에 대한 반대 권고율은 올해 가장 가파르게 상승한 지표 중 하나다. 해당 안건 반대 권고율이 한국ESG기준원 기준 22.5%로 전년 대비 5.7%포인트 증가했으며, 한국ESG연구소 기준 45.2%로 전년 대비 22%포인트 증가했다. 이유 중 하나는 2025년 4월 확정된 대법원 판결이다. 주주이자 이사인 자는 자신의 보수한도 승인 결의에서 특별이해관계인으로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고, 해당 주식은 발행주식 총수에도 산입되지 않는다는 법리가 명확해졌다. 지배주주가 이사로 재직 중인 기업의 보수한도 안건 가결이 실무적으로 어려워지자, 일부 기업은 정관에 임원보수규정을 신설해 주주총회의 연례적 보수한도 심의 절차를 사실상 대체하려 했다. 하지만 이는 매년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회사의 이사보수한도를 승인할 수 있는 권한을 원천적으로 제한하는 건으로 주주권익침해 우려가 높아 기관투자자와 의결권자문사의 많은 반대가 있었다.주주들의 관심도 단순한 총액 통제에서 보수 구조 자체로 이동하고 있다. 올해 정기주총에서 ▲성과보수 비중 확대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부여 ▲퇴직금 지급률 조정 등 보수 체계의 설계 방식에 직접 관여하는 주주제안이 다수 등장했다. BNK금융지주에는 RSU 부여 주주제안이, 덴티움에는 이사 보수한도 주주제안이 상정돼 이 중 덴티움의 안건은 실제로 가결됐다. 향후 ‘보수한도’를 단순히 승인하는 것이 아닌 ‘보수정책’을 종합적으로 주주가 판단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정책개선을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주주제안의 질적 개선2026년 정기주총의 또 다른 본질적 변화는 주주제안의 내용이 질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ESG기준원 분석대상 기업 중 주주제안은 15개사에서 총 74건이 있었으며, 전년(7사·80건) 대비 기업수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 중 절반이 넘는 42건(56.8%)에 대해 찬성투표를 권고했다. 한국ESG연구소가 분석한 주주제안 찬성 권고율은 전년 30.8%에서 62.7%로 두 배 이상 뛰었다. 2025년까지 주주제안의 주류는 ▲배당 확대 ▲자기주식 소각 등 단기 주주환원 요구였지만, 2026년에는 ▲이사회 독립성 ▲감사기능 강화 ▲보수 체계 개선 ▲기업가치 제고 전략 등 구조적 지배구조 측면으로 개선됐다. 법적 쟁점 및 실현 가능성 정도 검토를 잘 했기 때문으로 보인다.특히 ‘권고적 주주제안’ 안건 수는 한국ESG기준원 분석기준 전년 2건에서 올해 13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예를 들어 영국 행동주의 펀드 팰리서캐피탈이 LG화학에 ▲순자산가치(NAV) 할인율 공개 ▲선임독립이사 선임 ▲경영진 주식연계 보상 도입을 요구하는 권고적 주주제안을 상정했다. 국내외 주요 의결권 자문사가 모두 찬성을 권고했고, 실제 찬성률도 30.3%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으나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높은 관계로 부결됐다. 해당 사례를 포함해 이번 주총 시즌에서 실제 가결된 건은 1건에 불과하지만, 권고적 주주제안 제도에 대한 시장의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한편 트러스톤자산운용은 KCC에 삼성물산 주식 유동화와 자기주식 소각을 요구하는 주주서한을 보낸 뒤, KCC가 자기주식 소각 계획을 공시하자 주주제안을 철회했다. 표결이 아니라 소통으로 해결되는 유형도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2027년 주총을 준비하며…결과보다 과정 묻는 시대로2026년 정기주주총회는 개정 상법이 예고하는 지배구조 개혁(Governance Reform)의 서막이었다. 아직 가장 중요한 규정들이 시행을 앞두고 있다. 합산 3% 룰은 2026년 7월 23일, 분리선출 감사위원 2인 확대와 집중투표제 의무화는 2026년 9월 10일, 전자주주총회는 2027년 1월 1일부터 각각 적용된다. 이 세 가지 제도가 동시에 작동하기 시작하면, 일반주주와 행동주의 펀드 추천 후보의 이사회 진입 가능성은 구조적으로 한층 높아진다.2026년이 새 제도에 적응하는 ‘원년’이었다면, 2027년은 이 모든 기준이 일상적 잣대로 굳어지는 ‘실전의 해’가 될 것이다. 기업들의 준비사항은 정관 문구를 고치는 수준을 넘어선다. 이사 및 감사 후보 선정 단계부터 기관투자자 및 의결권자문사의 평가 기준을 내재화하고, 자사주 관리와 배당정책을 포함한 중장기 주주환원 로드맵을 구체적인 수치와 함께 공시하며, 주요 기관투자자와 사전에 충분히 소통하는 것이 핵심이다. 주주총회 당일의 표 대결보다, 주주총회 안건 전체를 아우르는 ‘소통의 질’이 결과를 좌우하는 시대가 왔다.한국 기업지배구조의 지형은 분명하게 이동하고 있다. 형식이 아닌 실질을, 결과가 아닌 과정을 묻는 시대로 진화하고 있다. 필자는 NH-Amundi자산운용에서 ESG 및 스튜어드십 활동을 총괄하고 있다. ICGN 한국 자문위원과 한국회계기준원 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KSSB) 투자자 전문위원을 맡고 있으며, 대통령직속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녹색금융 전문위원을 역임했다. 2025년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정부·국회 주관 녹색금융 관련 간담회와 컨퍼런스에 연사로 참여하고 KAIST·서울대·서강대 등 주요 대학에서 강의하고 있다. 서스틴베스트·에코프론티어·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서 연구원으로 재직했으며, KAIST 경영대학원에서 녹색금융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2026.05.0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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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향기 정보좀요” 우리은행 점포에 퍼지는 ‘브랜드 향기’[김윤주의 금은동]

은행

금융‧은행 산업이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전환·글로벌 확장 등 내부 목표는 물론, 주요국 금리인상 등 외부 요인도 영향을 끼칩니다. 횡령, 채용 비리와 같은 다양한 사건들도 발생합니다. 다방면의 취재 중 알게 된 흥미로운 ‘금융 은행 동향’을 ‘김윤주의 금은동’ 코너를 통해 전달합니다. “이 향기 뭐죠.” 은행 점포에 들어서자 은은한 향기가 먼저 다가온다. 우리은행은 전 영업점에 동일한 향을 적용하는 ‘시그니처 향기 전략’을 도입하며 브랜드 경험을 감각적으로 통일하는 데 나섰다. 금리와 상품 중심의 경쟁에서 벗어나 고객이 체감하는 ‘경험’이 새로운 차별화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블루노트’·‘TC 1899’…공간별 향기 전략 이원화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해 말부터 향기 시스템 도입을 본격화했다. 2025년 12월 서울 중구에 위치한 본점과 우리금융디지털타워를 포함한 29개 지점에서 시범 운영을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총 348개 영업점에 설치를 완료했다. 향후에도 적용 범위를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단순한 공간 연출을 넘어 고객 접점 환경 전반을 개선하겠다는 전략이다.향기 개발은 향 전문 기업 센트온과 협업해 진행됐다. 2025년 10월부터 약 2개월간 조향 설계와 내부 테스트, 고객 반응 피드백을 거쳐 완성됐다. 개발 과정에서는 ▲향의 지속성 ▲확산력 ▲고객 체류시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눈에 띄는 점은 지점별로 향기를 달리하는 ‘이원화 전략’이다. 일반 영업점에는 ‘블루노트’(Blue Note) 향을 적용했다. 청량함과 상쾌함, 포근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도록 설계된 향이다. 고객이 은행 방문 시 느끼는 긴장감을 낮추고 편안한 상담 환경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반면 시그니처센터 등 프리미엄 채널에는 ‘TC 1899’(the Scent of 1899) 향을 적용했다. 깊이감 있는 우디·머스크 계열을 기반으로 한 고급스러운 향으로, 차분하고 묵직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하는 공간 특성상 신뢰감과 집중도를 높이는 데 방점을 찍은 것이다.우리은행 관계자는 “공간 특성과 고객군에 맞춰 향기를 차별화했다”며 “일반 지점은 편안함, 프리미엄 센터는 신뢰와 품격을 전달하는 방향으로 설계했다”고 설명했다.“지점 분위기 부드러워졌다” 머물고 싶은 공간 ‘오감 경쟁’향기 전략은 실제 고객 경험에도 변화를 만들고 있다. 영업점 현장에서는 “지점 분위기가 한층 부드러워졌다”, “은행 방문 시 긴장감이 덜하다”는 고객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직원들 역시 상담 환경이 안정적으로 조성됐다는 평가를 내놓으며, 특히 대기시간 동안의 체감 만족도가 개선됐다는 내부 의견도 확인된다.은행권의 향기 마케팅은 단순한 인테리어 요소를 넘어 ‘브랜드 전략’으로 진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시각 중심의 공간 연출에 머물렀다면, 최근에는 향기를 통해 고객의 감정과 기억에 직접적으로 작용하는 ‘오감 경험’ 설계로 확장되는 흐름이다. 특히 비대면 거래가 일상화되면서 오프라인 점포의 역할이 단순 창구를 넘어 ‘체험 공간’으로 재정의되고 있는 점도 이 같은 변화에 힘을 보탠다. 우리은행은 이를 통해 단순 거래 공간을 넘어 ‘머물고 싶은 공간’으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향기를 매개로 브랜드 호감도를 높이고, 나아가 고객 충성도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우리은행 관계자는 “향기는 시각·청각과 달리 기억과 감정에 직접적으로 작용하는 특성이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는 브랜드 호감도 제고와 고객 충성도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6.05.07 08:00

3분 소요
대출만 하던 은행은 옛말…티켓 파는 우리·배달 나선 하나

은행

은행의 영업 무대가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예금과 대출 업무에 머물렀던 금융사가 공연 티켓을 판매하고 배달 플랫폼에 뛰어드는 등 생활 밀착형 서비스로 영역을 넓히는 모습이다. 이자이익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비이자이익을 확보하고, 고객 접점을 일상으로 확장하려는 전략이 작동하고 있다. “티켓도 판다” 우리은행, 문화 플랫폼으로 확장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 4월 22일 공연 창작자와 관객을 연결하는 문화 플랫폼 ‘투더문’(TWOTHEMOON·2TM)을 오픈했다. 약 8개월간 개발을 거쳐 선보인 이 서비스는 단순한 티켓 예매나 금융 연계를 넘어 문화예술 생태계의 지속 가능한 동반성장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마련됐다.플랫폼 내 공연 탐색 메뉴인 ‘표’(PYO)는 성수·홍대·이태원 등 주요 문화 상권을 중심으로 정보를 제공해 관객이 본인의 동선에 맞춰 자연스럽게 공연을 발견하고 참여하도록 설계됐다. 단순히 티켓을 구매하는 것을 넘어 ‘발견 경험’을 강화한 점이 특징이다.‘쇼룸’(Showroom) 메뉴에는 ▲공연 티저 영상 ▲아티스트 인터뷰 ▲비하인드 콘텐츠 등을 제공해 공연 및 창작자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넓히는 콘텐츠 경험을 지원한다. 이는 단순 예매 플랫폼이 아닌 콘텐츠 플랫폼으로의 확장을 염두에 둔 설계로 해석된다.투더문의 핵심 메뉴인 ‘미니 스테이지’(Mini Stage)는 신진 아티스트와 중소 공연기획사에 실질적인 홍보 채널과 독립적인 예매 인프라를 지원한다. 기존 대형 티켓 플랫폼 중심 구조에서 기회를 얻기 어려웠던 창작자들에게 새로운 시장 진입 통로를 제공하고, 관객과의 접점을 확대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를 통해 창작자의 자생력을 높이고 생태계 전반의 다양성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우리은행은 플랫폼의 공정성과 안정성 확보에도 주력했다. 우리WON뱅킹과 분리된 독립 앱·웹 환경과 전용 서버 인프라를 구축하고, 유량 제어 시스템과 매크로 방지 솔루션을 도입해 대규모 예매 상황에서도 공정한 접근 기회를 보장하도록 했다. 기존 인기 공연 예매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됐던 ‘매크로 논란’ 등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도다.우리은행은 투더문을 통해 기존 금융 서비스와는 다른 방식으로 고객 접점을 넓히고, 비이자이익 기반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우리은행의 올해 1분기 비이자이익은 16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6% 감소한 상태다. 플랫폼이 시장 안착에 성공할 경우 수수료 수익 규모 확대도 기대할 수 있다.김범상 우리은행 티켓판매플랫폼팀장은 “투더문을 통해 창작자와 관객이 지속적으로 연결되는 문화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중점을 둘 것”이라며 “플랫폼 기반으로 문화예술 분야 지원을 확대하고, 참여자 모두가 상생하는 구조를 단계적으로 고도화하겠다”고 설명했다. 배달까지 넘본다…하나은행, 소상공인 플랫폼 공략하나은행은 배달 플랫폼으로 보폭을 넓혔다. 하나은행은 공공배달앱 ‘먹깨비’와 손잡고 배달앱 시장에 진출하며 소상공인 지원과 플랫폼 확장을 동시에 노리고 있다. 앞서 자체 공공배달앱 ‘땡겨요’를 운영 중인 신한은행과의 경쟁 구도가 형성되는 모습이다.이번 제휴는 고물가와 수수료, 인건비 상승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의 부담을 완화하고 공공배달앱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한 민관 협력 모델이다. 하나은행은 비교적 낮은 수수료 구조를 가진 ‘먹깨비’와 협력해 소상공인의 비용 부담을 줄이면서 금융 지원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이를 통해 하나은행은 먹깨비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전용 금융상품 출시와 정책금융 연계 등을 추진해 실질적인 자금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단순 플랫폼 참여를 넘어 금융과 결합된 ‘포용금융 모델’을 구축하려는 시도다.실제로 하나은행은 지난 3월 인천지역신용보증재단에 15억원을 추가 출연해 먹깨비 가맹점주를 포함한 인천 지역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약 225억원 규모의 금융지원을 진행하고 있다. 금융 지원과 플랫폼 확장을 동시에 추진하는 전략이 현실화되고 있는 셈이다.또한 ▲제휴카드 출시 ▲할인 쿠폰 제공 ▲외국인 대상 배달 서비스 연계 등을 통해 소비자 편익을 높이는 동시에 가맹점주의 매출 확대도 지원할 계획이다. 하나원큐·하나머니·Hana EZ 등 그룹 내 플랫폼과 연계한 마케팅을 통해 이용자 기반 확대에도 나선다.현장 중심의 접점 확대도 병행된다. 하나은행은 점주권 내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먹깨비 입점 안내와 금융 상담을 제공하는 등 오프라인 기반 마케팅도 강화할 예정이다.하나은행 관계자는 “지역보증재단 기반 소상공인 대출·가맹점 대출 대상 확대를 통한 먹깨비 가맹점 지원을 추진했고, 전용 제휴카드 등 금융 상품을 기획하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부수적으로 가맹점과 개인손님을 유치하고 거래 활성화 등의 간접 효과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은행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단순한 사업 확장이 아닌 ‘생존 전략’으로 풀이된다. 가계대출 확대가 제한되면서 이자이익 중심의 수익 구조가 한계에 직면했고, 비은행 영역에서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려는 시도가 본격화되고 있다.한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비은행 부문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다양한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며 “결국 고객의 일상 속에 얼마나 잘 안착하느냐가 향후 플랫폼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6.05.01 08:00

4분 소요
쿠팡 총수는 '김범석'...공정위 5년 만에 동일인 변경

경제일반

김범석 쿠팡Inc 의장이 쿠팡을 사실상 지배하는 동일인(총수)으로 지정됐다. 이에 따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상 규제를 받게 된다.29일 공정위에 따르면 올해부터 쿠팡의 동일인은 김 의장이다.김 의장이 쿠팡 동일인으로 지정된 것은 회사가 지난 2021년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인 공시대상기업집단에 포함된 이후 처음이다. 당시 공정위는 공정거래법 시행령상의 예외 요건(친족의 경영 참여가 없는 경우 등)을 근거로 동일인에 쿠팡 법인을 지정한 바 있다.쿠팡 법인에서 김 의장으로 동일인이 변경된 것은 시행령상 예외 요건 불충족 사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올해 동일인 지정을 앞두고 실시한 현장점검 등에서 시행령 예외 요건 중 '기업집단을 지배하는 자연인의 친족이 국내 계열회사의 경영에 참여하고 있지 않는 등 사익편취의 우려가 없을 것' 등의 요건을 불충족하는 것으로 판단됐다"고 설명했다.공정위에 따르면 기업집단 쿠팡을 지배하는 자연인(김 의장)의 친족(동생 김유석)은 부사장급으로 쿠팡 내 최상위 등급에 해당한다. 이는 주요 계열사의 대표이사 등급과 유사하다. 연간 보수는 동일 직급의 등기임원 평균 수준이며 비서가 배정되는 등 대우 역시 등기임원에 준하는 수준이다. 또한 친족은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 대표이사 등을 초대해 주간 업무실적을 점검하는 등 주요 사업 관련 구체적인 업무집행 방향에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했다.쿠팡의 동일인이 김 의장으로 변경됨에 따라 회사 등은 기존보다 더 많은 규제를 받게 된다. 공정거래법상 동일인뿐 아니라 특수관계인(친족 등)이 일부 지분을 보유한 국외 계열사도 공시 대상에 포함된다. 여기에 사익 편취 규제도 받는다. 이는 동일인이 특수관계인에 유리한 조건으로 돈을 대여하는 등 부당 행위를 막기 위한 규정이다.한편, 쿠팡 측은 그동안 김 의장의 동일인 지정이 외국 기업에 대한 차별적 조치에 해당한다고 주장해 왔다. 쿠팡Inc가 쿠팡 한국 법인을 100% 소유하고 있고 한국 법인이 자회사 및 손자회사를 100% 소유한 구조이기 때문이다. 쿠팡은 미국에 본사를 둔 상장 기업이라는 점과 김 의장을 비롯한 친족이 한국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지 않고 있다는 점 등도 강조해 왔다.

2026.04.29 18:00

2분 소요
"카페에 자리가 없더라"…BTS 보러 온 외국인들, 얼마 쓰고 갔을까

경제일반

방탄소년단(BTS)의 공연을 보기 위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일반 관광객보다 더 길게 머물고, 더 많은 돈을 소비해 경제적 효과가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 한국관광공사는 29일 지난달 21일 열린 BTS 광화문 컴백 공연과 이달 9∼12일 진행된 고양 월드투어 공연 관람객을 대상으로 한 현장 조사와 통신·카드 데이터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조사 결과 광화문 공연을 찾은 외국인은 한국에 평균 8.7일 머물며 353만원을 소비했다. 이는 올해 1분기 일반 외국인 관광객의 평균 체류 기간(6.1일)보다 2.6일 길고, 소비 금액(245만원)보다는 108만원 많은 것이다.고양 월드투어 관람객 역시 평균 7.4일을 체류하며 291만 원을 지출해 일반 관광객 대비 높은 경제적 파급효과를 보였다.이는 고양 공연을 보러 온 외국인이 공연 전후로 'BTS 더 시티 서울 프로그램'이 열린 서울 용산, 명동,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국립현대미술관을 찾으면서 관광 동선을 넓힌 결과라고 문체부 등은 분석했다.특히 공연장 인근인 경기 고양 일산서구 대화동 일대는 전년 동기 대비 외국인 방문객은 35배, 소비 금액은 38배 급증하며 'BTS 특수'가 뚜렷하게 나타났다.강정원 문체부 관광정책실장은 "데이터 기반으로 방한 관광 경향과 효과를 분석해 관광 정책에 활용할 계획"이라며 "음악, 영화, 드라마, 게임 등 'K-컬처' 경험 자체가 목적이 되는 외래객의 지역 방문이 체류형 관광으로 이어지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누리꾼들은 "공연장 근처 카페에 갔는데 자리가 하나도 없더라" "주위에 온통 외국인들 뿐이었다" "이런 경제적 효과 누리게 지방에서도 많이 공연했으면 좋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2026.04.29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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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주도 세미나서 '집단소송법' 부작용 경고…"기업 위축 우려"

경제일반

더불어민주당의 집단소송법 입법 추진에 맞서 야당 주도로 열린 세미나에서 소송 남발과 기업 경영 위축 등 부작용 우려가 제기됐다. 법 시행 이전 사안에 대한 소급 적용과 ‘옵트아웃’(opt-out·제외신고형) 방식 도입이 법적 안정성과 시장 질서를 흔들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과 자유기업원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집단소송법 제정안의 법리적 쟁점과 오남용 방지 대책’ 세미나를 열고 민주당 의원 중심으로 발의된 집단소송 관련 법안들의 쟁점을 점검했다. 최근 쿠팡과 통신 3사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계기로 발의된 14건의 관련 법안이 기업 활동과 자본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가 집중적으로 제기됐다.곽규택 의원은 개회사에서 “피해 구제라는 명분만 앞세운 채 우리 법체계와의 정합성 검토 없이 외국 제도를 수용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기업 투자 위축과 소비자 부담 전가라는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도 “집단소송제가 소송 대리인의 수익 수단으로 변질될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며 “법 원칙에 부합하는 신중한 입법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이날 세미나에서는 집단소송 적용 범위를 민사 일반 영역까지 폭넓게 열 경우 ‘소송 리스크’가 급증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 쟁점으로 부각됐다. 특히 별도 제외 신청이 없으면 소송에 참여하지 않은 피해자에게도 판결 효력이 미치는 옵트아웃 방식은 처분권주의와 재판청구권 원칙에 배치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법 시행 이전 행위에까지 손해배상 책임을 묻는 소급 적용 조항 역시 법적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기업들이 과거 행위에 대해 새로운 법적 책임을 부담하게 되면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고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논리다.좌장을 맡은 최준선 성균관대 명예교수는 “현 제정안은 소급입법 금지 원칙과 민사소송법 기본 원칙을 흔들 소지가 있다”며 “졸속 입법으로 이어질 경우 사회적 비용이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경제계 부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세미나 참석자들은 대기업뿐 아니라 법무 대응 역량이 부족한 중견·중소기업이 대규모 집단소송 리스크에 노출될 경우 경영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징벌적 손해배상과 결합할 경우 규제 효과가 과도하게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축사에 나선 국민의힘 의원들도 우려를 공유했다.나경원 의원은 “미국식 옵트아웃 방식보다는 옵트인 방식이나 제한적 도입이 비교법적으로 더 신중한 접근”이라며 “소비자·개인정보 분야 등 필요성이 큰 영역부터 단계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윤상현 의원은 기존 과징금과 집단분쟁조정 제도의 실효성 점검이 선행돼야 한다고 했고, 김재섭 의원은 공동소송·단체소송 제도 보완 등 대안 검토 필요성을 강조했다. 신동욱 의원은 “집단소송제는 설계 방식에 따라 경제 활력을 꺾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이날 현장에는 국민의힘 유상범 원내운영수석, 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를 비롯해 법사위 소속 나경원·조배숙·윤상현·김재섭 의원 등 다수 의원이 참석해 우려를 공유했다.참석자들은 피해 구제라는 입법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남소 방지 장치와 기업 부담 완화 장치 없이 제도가 도입될 경우 자본시장과 투자 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정교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집단소송제는 피해자 일부가 소송을 제기해 승소할 경우, 판결 효력이 모든 피해자에게 적용돼 나머지 피해자도 배상받을 수 있는 제도다. 우리나라는 2005년 증권 분야에만 집단소송제가 도입됐다.

2026.04.27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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