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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美 냉난방공조 전시회 참가…북미 시장 공략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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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지난 2일(현지시간)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북미 최대 규모 공조 전시회 'AHR 엑스포'에 참가해 북미 지역에 특화된 공조 제품과 AI 기반의 통합 기기 관리 기능을 선보였다고 3일 밝혔다.AHR 엑스포는 미국 냉난방공조학회(ASHRAE)가 주관하는 전시회로 매년 1800여 개 글로벌 업체가 최신 제품과 기술을 선보이는 자리다. 삼성전자는 올해 개최된 전시에서 350㎡(약 100평) 규모의 전시 공간을 마련했다.삼성전자는 이번 전시 공간에서 '더 나은 일상의 구현' 이라는 주제로 가정용부터 상업용 공간까지 아우르는 폭넓은 공조 제품 라인업을 공개했다. 주요 전시 제품은 북미에서 많이 사용하는 가정용 유니터리에 인버터 기술을 적용한 하이렉스 R454B' 실외기 등이다.또 다양한 기후 환경에서 고효율 난방·급탕을 제공하는 히트펌프 방식의 가정용 EHS 제품인 '모노 R32 라인업, AI 기반으로 주변 환경을 학습해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하는 대용량 시스템에어컨 'DVM S2+', 비스포크 AI 무풍 에어컨 등을 내놨다.이 제품들은 미국 환경보호청(EPA)의 냉매 전환 규제를 고려해 지구온난화지수(GWP)가 낮은 냉매를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하이렉스(Hylex) R454B'는 기존 R410A 냉매보다 GWP를 약 78% 낮춘 R454B 냉매를 사용한다. '모노 R32 HT 콰이어트'와 'DVM S2+'에는 R410 냉매보다 GWP가 약 68% 낮은 R32 냉매가 적용됐다.삼성전자는 AHR엑스포에 건물의 기기를 통합 관리하고 에너지도 절감하는AI 기반의 B2B 솔루션 '스마트싱스 프로'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스마트싱스 프로는 주거 공간∙오피스∙상업용 빌딩 등 공간의 다양한 형태와 목적에 맞춰 높은 에너지 효율과 통합적인 공간 관리 기능을 제공하는 AI 기반의 B2B 솔루션이다.사용자들은 '스마트싱스 프로'를 활용해 여러 공간에 설치된 기기들을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제품에 이상이 생겼거나 성능이 저하될 경우에는 유지 보수 방법, 점검, 정비 작업 등을 체계적으로 안내 받아 빠르게 조치할 수 있다. 또 '스마트싱스 프로 대시보드'를 통해 실시간 에너지 사용량, 에너지 절감 포인트, 사용자의 루틴 기반 자동화 기능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다.삼성전자는 실제 가정집처럼 꾸며진 공간에서 '스마트싱스' 기반으로 연결된 가전들이 편의를 제공하고 주거 공간의 환경까지 케어하는 기능을 체험할 수 있는 전시 공간도 마련했다.이곳에선 도어록과 연동된 스마트싱스가 사용자의 귀가를 감지해 자동으로 조명을 켜고 커튼을 여는 자동화 기능, 별도의 리모컨 없이 가까이 있는 가전제품을 휴대폰으로 간편하게 조작할 수 있는 '퀵 리모트' 기능, 전력 사용량을 모니터링해 소비 전력량을 최적화하는 'AI 절약모드' 기능 등을 체험할 수 있다.임성택 삼성전자 DA사업부 부사장은 "이번 전시에서 개별 공조 제품의 성능은 물론 AI와 연결성을 기반으로 한 강력한 냉난방, 효율적인 에너지 관리 기능을 실제 환경처럼 꾸며진 공간에서 체험해볼 수 있다"며 "다양한 공간의 형태와 목적에 따라 최적화된 공조 혁신을 통해 글로벌 냉난방공조 시장에서의 리더십을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26.02.03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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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진작 살걸" 1TB SSD가 32만원…D램 이어 낸드도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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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에 이어 올해에도 메모리 가격 상승이 이어지면서 D램에 이어 낸드 플래시 가격까지 급등중이다. 낸드 플래시를 사용하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가격도 크게 뛰었다.3일 가격비교서비스 다나와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기준 SSD는 모든 용량대 제품에서 11월 대비 두 배 가까이 가격이 올랐다.가장 수요가 많은 1TB 제품은 1월 4주차 32만 1000원, 최고용량인 4TB 제품은 100만원을 넘겼다.지난해 4분기 공급 부족으로 나타난 D램 가격 폭등 양상이 낸드 시장에서도 재현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낸드는 데이터 저장장치(스토리지)에 주로 쓰이는 메모리로, 최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라 낸드 기반의 고용량·고성능 기업용 SSD(eSSD)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낸드 가격은 전 분기 대비 40%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라 기업용 SSD 물량이 우선 배정되면서, 소비자용 낸드 공급이 상대적으로 줄어 가격 프리미엄이 형성되고 있다는 설명이다.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주요 공급사들이 AI 서버용 낸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소비자용 생산을 줄이고 있다"며 "기가바이트(GB)당 낸드 플래시 평균 가격은 40% 인상될 전망이지만, PC용 저사양 128GB의 경우 최근 50% 수준의 프리미엄을 주고 거래가 체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아울러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필두로 한 AI 메모리 열풍이 D램에 집중되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이 한정된 투자 자원을 D램 설비 확충에 쏟은 점도 낸드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업계에서는 낸드 시장의 공급 부족 문제가 앞으로 2∼3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특히 올해 1분기 늘어나는 북미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CSP)의 수요에 따라 기업용 SSD 가격은 전 분기 대비 53∼58%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한편 D램 가격 강세 또한 이어질 전망이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범용 D램 계약 가격의 분기 대비 상승률은 기존 55∼60%에서 90∼95%로 상향 조정됐다.

2026.02.03 15:25

2분 소요
강대현 넥슨 대표, ‘메이플 키우기’ 논란에 직접 본부장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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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플 키우기’에서 불거진 오류 논란으로 게임업계 사상 초유의 전액 환불을 결정한 넥슨이 ‘메이플스토리’ 지식재산권(IP) 담당 본부장을 전격 교체했다.넥슨은 2일 경영진 명의 사내 공지를 통해 강대현 넥슨코리아 공동대표가 메이플본부 본부장을 겸임한다고 밝혔다. 메이플본부는 넥슨의 핵심 게임 IP인 메이플스토리 기반 게임 개발과 운영을 총괄하는 조직이다.경영진은 “이를 통해 메이플 키우기 운영 전반을 살피고, 개발 환경과 프로세스를 개선하겠다”며 “메이플 키우기가 다시금 이용자분들께 사랑받는 서비스로 도약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과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앞서 넥슨은 인기 방치형 모바일 게임 '메이플 키우기'의 어빌리티 오류 의혹 문제를 인정하고 사과했다. 경영진은 공지를 통해 “지난 11월 6일부터 12월 2일까지 한달간 어빌리티 옵션 최대 수치가 안내한 대로 등장하지 않았다”라며 “담당 부서에서는 12월 2일 이를 발견하고 안내 없이 수정 패치를 진행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게임 서비스 과정에서 그 어떤 변경사항이라도 유저분들에게 투명하게 안내가 되는 게 마땅하며, 이는 명백한 회사의 책임으로 회사를 대표해 사죄드린다”고 덧붙였다.한편 넥슨은 메이플 키우기에서 발생한 어빌리티 오류와 관련해 출시 후 이용자들이 결제한 금액 전액을 환불하기로 결정했다. 국내에서 서비스 중인 게임이 운영상의 논란 때문에 '전액 환불'을 공지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넥슨이 서비스해온 게임을 통틀어 사상 처음이다.

2026.02.02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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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써쓰, 지난해 영업익 9억5000만원…흑자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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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게임사 넥써쓰가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넥써쓰는 2025년 연간 매출액 367억원, 영업이익 9억5000만원으로 흑자전환 했다고 2일 공시했다. 연간 당기순손실은 34억원을 기록했다.지난해 4분기 기준 매출액은 약 1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09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약 1억원, 당기순손실은 약 22억원으로 집계됐다.넥써쓰는 2025년 블록체인 사업을 축으로 사업구조를 재편, '로한2 글로벌', 'SHOUT!', '롬: 골든에이지 온 크로쓰' 등 다양한 타이틀을 플랫폼에 온보딩(연동)하며 서비스 안정화와 글로벌 운영 체계를 갖췄다.또 AI 기반 게임 제작 플랫폼 버스에잇(Verse8)과 블록체인 게임 경제 인프라 크로쓰 포지(CROSS Forge)를 통해 온체인 기반 게임 생태계를 확장했다.버스에잇을 통해 등록된 누적 온보딩 게임 수는 300여 개이며, 해당 게임들은 크로쓰 포지를 통해 게임 토큰 발행과 유동성 연동이 적용돼 온체인 환경에서 운용되고 있다.온체인 게임 플랫폼 크로쓰(CROSS)는 크로쓰 웨이브 2.0, 크로쓰 플레이, 크로쓰샵, 크로쓰페이 등 주요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확장하며 게임·블록체인·AI를 아우르는 '풀스택' 전략을 본격화했다.크로쓰 생태계에서 거래된 총 금액은 초기 200만달러(약 29억원)에서 지난해 말 1000만 달러(약 145억원)를 돌파하며 5배 이상 증가했고, 트랜잭션(거래) 수도 지난달 123만 건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넥써쓰는 AI 에이전트가 직접 참여하는 게임 개발에 착수했다고도 밝혔다. 지능형 에이전트 아라(ARA)가 AI 에이전트 전용 커뮤니티 '몰트북'에 참여해 실제 상호작용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바탕으로 AI 에이전트의 행동과 경쟁 구조를 전제로 한 게임을 개발 중이다.

2026.02.02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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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만 봤는데 '찰칵'…"번호까지 털려" 女피해 속출, '이것'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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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스마트 안경을 이용한 ‘몰래 촬영’ 피해가 잇따르며 사생활 침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영국 BBC는 지난 29일(현지시간) 영국과 미국, 호주에 거주하는 여성 7명이 스마트 안경으로 동의 없이 촬영된 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돼 심각한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고 보도했다.보도에 따르면 런던의 한 매장에서 피해를 입은 딜라라는 말을 걸어온 남성과 대화를 나누다 연락처를 교환했으나, 해당 장면이 남성이 착용한 스마트 안경으로 촬영돼 틱톡에 게시됐다. 영상은 조회수 130만 회를 기록했고, 이 과정에서 딜라라의 연락처까지 공개돼 수많은 전화와 메시지에 시달렸으며 일부 남성들이 직장까지 찾아오는 피해를 겪었다.또 다른 피해자 킴은 잉글랜드의 한 해변에서 수영복을 칭찬하며 접근한 남성과 대화하던 중 직장과 인스타그램 계정 등 개인정보를 공유했는데, 이 역시 스마트 안경을 통한 무단 촬영이었다. 해당 영상은 틱톡에서 690만 회, 인스타그램에서 10만 개 이상의 ‘좋아요’를 기록했고, 이후 킴은 수천 건의 성희롱 메시지를 받았다고 밝혔다.BBC 조사 결과 틱톡과 인스타그램에는 이와 유사한 영상이 수백 개 확인됐으며, 다수는 남성 인플루언서들이 메타 스마트 안경을 이용해 촬영한 콘텐츠였다. 이들은 해당 영상을 활용해 연애 상담 콘텐츠를 제공하며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피해자들이 플랫폼에 삭제를 요청했지만 대부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딜라라는 틱톡으로부터 “위반 사항이 없다”는 답변을 받았고, 킴의 삭제 요청도 무시됐다. 사생활 전문 변호사는 “영국에는 공공장소에서 당사자 동의 없이 촬영하는 행위를 명확히 금지하는 구체적 법률이 없다”고 지적했다.문제가 된 스마트 안경은 메타와 에실로룩소티카가 협력해 개발한 제품으로, 2023년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약 200만 개가 판매됐다. 메타는 “촬영 시 LED 불빛이 켜져 인지할 수 있다”고 해명했지만, 피해 여성들은 “촬영 당시 불빛을 전혀 보지 못했다”고 반박했다.제스 필립스 영국 내무부 여성 안전 담당 장관은 “여성과 소녀를 은밀히 촬영하는 행위는 혐오스러운 범죄”라며 “이를 통해 누구도 이익을 얻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2026.02.02 10:36

2분 소요
폐기물 데이터, 도시의 ‘디지털 청진기’가 되다[순화동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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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날짜를 잡고 나면 많은 사람들이 똑같은 고민을 시작한다. “소파랑 책장, 장롱은 어디에 맡기지?”, “구청 예약은 꽉 찼다는데 어떡하지?” 전단지를 뒤적여 업체에 전화하고, 서로 다른 가격을 듣고, 문 앞에 커다란 가구를 하루 이틀 세워두는 경험. 누구나 한 번쯤은 겪어본 풍경이다.대부분은 이 과정을 ‘어쩔 수 없는 수고’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환경 플랫폼 ‘같다’를 운영하며 필자가 매일 보는 것은 조금 다르다. 시민들이 버리는 순간마다 남기는 ▲신청 정보 ▲사진 ▲위치 ▲배출 시간 ▲물건의 종류와 상태는 하나의 ‘데이터 스트림’이다. 그 흐름을 따라가면 한 도시가 무엇을 얼마나 소비하고, 언제 어떻게 버리는지가 드러난다.쓰레기를 ‘골칫거리’가 아닌 ‘데이터’로 보기 시작했을 때‘같다’는 대형 폐기물 배출을 모바일로 간편하게 신청할 수 있는 서비스로 시작했다. 사용자는 앱에서 폐가구나 폐가전 사진을 찍어 올리고, 주소와 배출 희망 시간을 입력한다. 시스템은 이를 기준으로 인근 수거업체를 연결하고, 지자체 규정에 맞는 배출 방법과 수수료를 안내한다. 표면적으로는 ‘대형 폐기물 처리 불편을 줄이는 서비스’처럼 보이지만, 우리가 더 중요하게 보는 건 그 과정에서 쌓이는 데이터다. ▲어떤 동네에서 ▲어떤 요일과 시간에 ▲어떤 품목이 자주 나오고 ▲재사용이 가능한 상태인지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인지가 매일 기록된다. 한 줄의 신청 정보가 쌓여 수십만·수백만 건이 되면, 그 도시는 더 이상 ‘감’으로 관리되는 공간이 아니다. 명확한 숫자와 패턴을 가진 하나의 살아 있는 시스템이 된다.예를 들어 새 학기가 시작되기 전 2~3월에는 책상과 의자, 책장이 특정 연령대 밀집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배출된다. 재개발이 진행 중인 지역에서는 오래된 가구와 건자재 관련 폐기물이 특정 기간 동안 급증한다. 여름에는 에어컨, 겨울에는 보일러와 난방기기가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다. 이런 흐름을 한 걸음 떨어져 데이터로 바라보면 ‘어디에 수거 인력을 얼마나 배치해야 할지’, ‘어떤 품목에 재활용·업사이클 인프라를 먼저 깔아야 할지’가 보다 명확하게 보인다. 쓰레기가 아니라, 도시의 생활과 소비·에너지 사용 패턴이 고스란히 담긴 ‘데이터’가 되는 순간이다.예산·탄소·시민 경험을 바꾸는 데이터도시와 지자체 입장에서 폐기물 관리는 녹록한 일은 아니다. 수거 차량과 인력은 부족하고, 민원은 끊이지 않는다. 하지만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거 동선을 짜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어느 구역에서 대형 폐기물이 가장 많이 나오는지 ▲어느 시간대에 집중되는지 분석하면, 불필요하게 공차로 움직이던 차량을 줄일 수 있다. 한 번에 수거할 수 있는 물량을 최대화해 운행 횟수를 줄이고, 야간·주말 등 피크 타임에는 탄력적으로 인력을 투입할 수 있다. 이는 곧 지자체 예산 절감과 연결된다. 똑같은 비용으로 더 효율적인 수거가 가능해지는 것이다.환경 측면에서도 이 데이터는 강력한 레버리지다. 파손이 적고 재사용이 가능한 물건과 소재 분리가 쉬워 재활용 가치가 높은 품목을 구분해내면 단순 폐기가 아닌 재사용·재활용으로 돌릴 수 있는 비율을 높일 수 있다. 가구나 가전 제품의 일부는 중고 거래 플랫폼이나 사회적 기업, 업사이클링 기업과 연계해 ‘다시 쓰이는 경로’를 만들 수 있다.실제로 데이터를 바탕으로 재사용 가능 물량을 선별해 별도의 수거 루트를 만들면 소각·매립으로 가는 폐기물이 줄어들어 탄소 배출량도 함께 감소한다. 숫자로 환산해 보여주면 훨씬 설득력이 커진다. 대부분의 환경 논의는 ▲전력 ▲산업 ▲수송 부문에 집중돼 있다. 반면 생활 폐기물 영역은 다소 ‘주변부’ 취급을 받기 쉽다. 하지만 실제로 도시민이 매일 접하는 가장 직접적인 환경 이슈는 집 앞 분리수거장과 대형 폐기물 배출이다.같다가 하고 있는 일은 이 생활 폐기물 영역을 데이터 기반으로 정밀하게 관찰하고, 이해하고, 연결 가능한 인프라로 바꾸는 것이다. 시민과 수거업체, 지자체를 잇는 플랫폼을 넘어 재활용 업체와 ▲중고 거래 플랫폼 ▲친환경 제품 기업 ▲ESG 평가 기관까지 이어지는 ‘폐기물 데이터 허브’를 만드는 작업에 가깝다. 이제 ‘K-컬쳐’ 못지않게 ‘K-환경’ 시스템도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을 잠재력이 충분하다. 한국의 체계적인 폐기물 관리 노하우와 IT 기술이 결합된 이 모델은 전 세계 도시들이 겪고 있는 쓰레기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 폐기물 데이터 허브, ‘K-환경’ 시스템으로 진화하다이 허브 위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생각보다 많다. 재활용 업체는 “어떤 소재가 언제, 어느 지역에서 얼마나 나오는지”를 보고 설비 투자와 공장 입지를 결정할 수 있다. 중고 거래 플랫폼은 재사용 가능한 물건이 많이 나오는 지역에서 픽업 서비스를 확대할 수 있다. 기업의 ESG 활동을 평가하는 입장에서는 실제 폐기물 감축 성과를 데이터로 검증할 수 있다. 형식적인 캠페인보다 실질적인 감축 효과가 있는 활동을 가려낼 수 있다는 뜻이다.장기적으로는 제품 설계 단계에도 영향을 미친다. 어떤 소재나 구조가 실제 현장에서 재활용·재사용되기 어려운지 데이터를 통해 확인하면, 제조사는 다음 제품을 설계할 때 이를 반영할 수 있다. “어떻게 만들 것인가”뿐 아니라 “어떻게 버려질 것인가”까지 고려하는 순환 디자인(circular design)이 가능해지는 것이다.같다가 하는 일은 거창한 기술 혁명이 아니다. 시민의 불편을 줄이는 일에서 출발해,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버리지 않고 끝까지 활용하는 일이다. 하지만 필자는 이런 작은 데이터 혁신들이 모여 환경 분야 전체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 쓰레기를 치우는 데서 끝나지 않고, 쓰레기를 통해 도시를 이해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단계로 나아가는 것. 우리는 이미 금융과 제조에서 그 변화를 경험했다. 이제 환경 차례다. 도시의 구석구석에서 쓰레기 데이터가 흘러나오고 있다. 그 소리를 듣기 위해 디지털 청진기를 귀에 대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지구의 남은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늘리는 길 위에 서게 될 것이다. 필자는 국내외 다국적 기업에서 비즈니스 개발 및 데이터 기반 전략 업무를 담당하며 10년 이상 경력을 쌓았다. 이후 20년전과 변함없는 폐기물 자원 처리의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2018년 주식회사 ‘같다’를 창업했다. 폐기물 처리 플랫폼 ‘빼기’의 개발과 기획 및 운영을 주도했다. 빼기는 협력 지자체 수 80곳, 가입자 수 230만을 넘겼다. 기술을 통해 환경의 불합리한 구조를 바꾸겠다는 목표 아래, ‘버림의 불편을 줄이고 사회의 순환성을 높이는’ 비전을 실현하고 있다.

2026.02.0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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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은 ‘피하고 싶은 선택’ 버텨내는 일’ [CEO의 서재]

“비즈니스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위대한 목표를 세우는 것이 아니라, 그 목표가 흔들릴 때 어떤 선택을 내리느냐다.”윤찬 에버엑스 대표가 추천한 책은 벤 호로위츠의 ‘하드씽’(The Hard Thing About Hard Things)이다. 그는 이책을 스타트업과 경영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가장 솔직하게 다룬 경영서로 꼽는다.하드씽은 전통적인 성공담 중심의 경영서와 결이 다르다. ▲직원 해고 ▲구조조정 ▲핵심 인재 관리 ▲조직 갈등 ▲자금 압박 ▲기업의 존속과 매각을 둘러싼 선택까지, 경영자가 피할 수 없는 ‘불편한 문제들’을 전면에 내세운다.윤 대표가 이 책에 공감한 배경에는 그의 실제 창업 경험이 있다. 정형외과 전문의 출신인 그는 의료 현장에서 근골격계 질환 환자와 의료진이 겪는 구조적 한계를 목격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19년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에버엑스를 설립했다.에버엑스는 인공지능(AI) 기반 자세 분석 기술을 활용해 근골격계 재활운동을 원격으로 모니터링하고, 환자의 회복 과정을 데이터로 추적·관리하는 솔루션을 개발해왔다. 스마트폰 카메라를 활용해 관절 움직임을 분석하는 기술과 목·허리·무릎·어깨 등 주요 부위에 대한 수천 개의 운동 동작 및 재활 프로그램을 구축한 점이 특징이다. 이 회사가 선택한 전략 역시 하드씽의 문제의식과 맞닿아 있다.에버엑스는 물리치료 인력이 부족하고 원격치료 수요가 높은 미국 시장을 주요 타깃으로 삼아 글로벌 확장에 나섰다. 의료기기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미국 내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현지 의료진 및 투자자들과의 접점을 넓혀가고 있다. 최근에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6’에서 혁신상을 수상하며 기술력과 시장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 성장의 이면에는 스타트업 특유의 ▲자금 ▲인력 ▲시장 검증 ▲글로벌 진출이라는 복합적인 난제가 존재한다. 하드씽이 강조하듯, 중요한 것은 성공의 공식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상황이 악화될 때 어떤 결정을 내리고, 어떤 책임을 감당하느냐다.윤 대표가 이 책을 높이 평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드 씽은 성공을 미화하지 않고, 사업이 흔들릴 때 최고경영자(CEO)가 직면해야 하는 현실과 심리적 부담, 그리고 결단의 무게를 숨기지 않는다. 이론이나 이상론이 아니라, 당장 경영 현장에서 적용 가능한 실전적 통찰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스타트업 창업자와 조직 리더에게 의미 있는 참고서로 평가된다.하드씽은 ▲마크 저커버그 ▲래리 페이지 ▲피터 틸 ▲사티야 나델라 등 글로벌 경영자들의 추천을 받았으며, 주요 해외 매체와 독자들로부터 꾸준히 재평가되는 경영서이기도 하다.

2026.02.0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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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광고도 “생성형 AI로 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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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도, 애플도 인공지능(AI)으로 광고를 만드는 시대다. 트렌드에 민감한 IT 기업들이 AI 제작 광고를 속속 내놓으면서 마케팅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삼성전자는 최근 이동식 스크린 ‘무빙스타일’의 영상 광고를 생성형 AI로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삼성전자가 기획하고, 제작은 외주에 맡겼다. 삼성전자 직원이 드라이브스루 매장에서 펭귄과 나무늘보를 손님으로 맞아 무빙스타일을 판매하는 모습을 담았다. 화면 크기·색상·스탠드 등을 개인 취향에 맞게 조합하는 제품의 특징을 알렸다.영상 하단에는 ‘생성형 AI를 활용해 제작됐다’는 문구가 노출돼 있다. 말하는 동물은 물론 젊은 남성 직원도 배우를 쓰지 않고 AI로 구현했다. 펭귄이 등장하는 영상은 공개 약 한 달 만에 조회수 480만회를 돌파했다. “귀엽고 독특하다”거나 “AI를 잘 활용했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삼성전자는 빠른 제작 일정 및 비용 효율을 고려해 AI 툴을 적극 활용했다. 회사 관계자는 “AI로 자연스럽고 현실에 가깝게 인물을 묘사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아직 어색한 부분이 존재한다”며 “그래서 동물 캐릭터로 거부감을 줄이고, AI로 만든 영상이라는 것을 숨기지 않고 알리는 형태로 진행했다”고 말했다. 애플은 AI로 ‘대박’이 난 유튜브 채널 ‘정서불안 김햄찌’와 손잡았다. 30대 여성 디자이너가 개설한 것으로 알려진 해당 채널은 영상 업로드 9개월 만에 구독자 67만명을 돌파했다. AI로 탄생한 깜찍한 햄스터인 ‘김햄찌’가 직장 생활을 하며 겪는 난처한 상황들을 재치 있게 풀어내 공감을 샀다. 김햄찌는 유튜브를 넘어 SNS로 꾸준히 일상을 공유한 덕에 ‘해씨’라는 팬덤도 확보했다.애플은 ‘아이폰17’ 프로부터 확 달라진 후면 카메라 섬에 스티커를 붙이는, 이른바 ‘폰꾸’(폰 꾸미기) 수요에 대응해 이번 캠페인 협업을 진행했다. 김햄찌의 스티커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폰꾸 팝업스토어에 이어 서울역 대형 디스플레이에 떡하니 붙었다. 같은 시기 여의도 전광판에서도 애플의 폰꾸 마케팅이 펼쳐졌는데, 김햄찌와 양 날개를 이룬 건 무려 지드래곤의 패션 브랜드 피스마이너스원이었다.업계 관계자는 “김햄찌는 애플이 소구하는 젊은 여성층으로부터 인기가 많다. 사회 초년생까지 아우르는 넓은 스펙트럼도 매력적이었을 것”이라고 전했다.KT도 온라인 전용 무약정 요금제 ‘요고’를 알리는 과정에서 AI로 재미를 봤다. 1990년대 인기를 끌었던 ‘미소녀 전사 세일러 문’을 연상케 하는 AI 애니메이션으로 요금 할인 프로모션과 콘텐츠 혜택을 소개해 유튜브 조회수 300만회를 넘겼다.이처럼 1인 미디어 채널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AI 영상이 기업 마케팅에도 적극적으로 쓰이면서 AI 마케팅 시장의 몸집이 빠르게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는 마케팅 분야 AI 시장 규모가 2025년 473억 달러에서 2028년 1075억 달러(약 156조원)로 크게 뛸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세일즈포스의 2024년 조사에서 기업 32%가 ‘마케팅에 AI를 완벽하게 도입했다’고 답했다. 주요 사용 분야로 ▲고객 상호 작용 자동화 ▲콘텐츠 생성 ▲광고 성과 분석을 꼽았다.디지털 마케팅 기업 CJ메조미디어는 올해 트렌드 보고서에서 “비디오·오디오 동시 생성 기능으로 AI 영상 광고 콘텐츠의 퀄리티 향상 및 제작 편의성이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에는 AI가 타깃에 따라 다른 비주얼과 음성 멘트를 노출하는 개인 맞춤형 영상 광고가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2026.02.02 07:00

3분 소요
이란은 인터넷을 진압할 수 있을까?[한세희 테크&라이프]

IT 일반

올해 초 불붙은 이란 반정부 시위 진압 과정에서 사망자가 3만명에 이를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란 정부는 21일(현지시간) 시위로 인한 사망자가 3117명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얼마 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이란 보건부 고위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사망자가 3만명에 이를 수 있다고 보도했다. 정부 공식 발표와 비공식 추정치 차이가 10배에 이른다. 미국 인권운동 단체 HRANA는 사망자 수를 5137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혼란한 상황에서 정확한 자료 집계를 기대하긴 어렵다. 상황 파악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것은 정보의 단절이다. 반정부 시위가 절정으로 치닫던 8일, 이란 정부는 온 나라의 인터넷 연결을 끊어버렸다. 소요 확대를 막기 위한 조치다. 소셜미디어나 메신저, 인터넷 게시판 등 시위를 조직하거나 목소리를 드러낼 매개체가 막혀 버렸다. 시위대의 외침이 외부에 닿을 수도 없었다. 시위 장면을 담은 이미지도, 잔혹한 진압 장면이 찍힌 영상도, 세계를 향한 시위대의 호소도 밖으로 전해질 수 없었다. 외부에서 내부 상황을 짐작할 데이터도 부족할 수밖에 없다. 외부 세계 접속 차단하는 ‘할랄 인터넷’인터넷이 철저히 차단됨에 따라 심지어 이란 외무부도 한때 인터넷에 접속할 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 전산망이 중단돼 현금인출기가 멈췄고, 관영 뉴스 사이트가 접속 불가 상태가 됐다. 정부가 망 접속을 차단한 상황에서도 문제없이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이른바 ‘화이트 심’(White SIM) 카드를 발급받았던 이란 체제 내부자나 기자들도 이번엔 인터넷에 접속하지 못했다. 이는 이례적인 상황이다. 이란의 인터넷은 반정부 시위가 확대되거나 외부와 분쟁이 터지는 등 위기 상황에서 정부가 일반 국민의 인터넷 접속은 차단하면서 행정이나 경제 활동에 필요한 네트워크는 작동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외국 소셜미디어 접속을 막고 내국인의 디지털 행적을 추적할 수 있는 ‘사이버 만리장성’ 안에 자신들만의 인터넷 세상을 만들었듯, 이란 역시 통제 가능한 인터넷인 ‘국가정보네트워트’(NIN, National Information Network)를 구축했다. 이른바 ‘할랄 인터넷’이다. NIN은 지난해 6월 이란 주요 핵 시설 및 군사기지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촉발된 ‘12일 전쟁’ 중에도 이상 없이 작동했다. 하지만 이번엔 격화되는 시위를 막기 위해 인터넷을 통제하는 과정에서 NIN까지 접속을 차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이란 신정 체제가 이번 소요 사태를 심각한 위협으로 간주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강경한 진압으로 사태가 진정돼 감에 따라 이란 정부는 NIN 인터넷 접속 폭도 조금씩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란에서 많이 쓰이는 차량 호출 앱 ‘스냅!’이나 은행 송금 기능 등이 가동되고 있고, 지방 정부 사이트도 온라인 상태로 돌아왔다. 물론, 외국에서는 아직 접속할 수 없다. 시위 조직이나 내부 정보의 외부 유출은 막으면서 국가 내부 시스템은 돌아가게 한다는 NIN의 정책 목적은 성공적으로 달성한 셈이다. 이란에 자유 인터넷 가능할까?정부의 정보 통제에 맞서 시민의 저항도 계속된다. 차단을 우회해 서로 소통하거나, 외국에 있는 가족, 친지, 지원 단체 등에 소식을 전하려는 시도가 다양한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위성 통신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스페이스X는 이란 시위 기간 중 이란에서 무료로 위성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개방했다. 앞서 2022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재임 시절에도 이란 제재에 대한 예외를 인정받아 비영리단체들이 스타링크 수신기를 이란 내 믿을만한 인권 활동가나 언론인에게 몰래 반입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차츰 이란에 스타링크 수신기 암시장이 형성되고 수천대의 장비가 이란에 암암리에 퍼져 나간 것으로 추정된다. 이란 시위와 관련, 외부에 전해진 몇 안 되는 이미지나 영상은 이들 스타링크 네트워크 덕분이라 할 수 있다. 이란 국영방송 위성채널 신호를 해킹. 팔레비 왕정 마지막 왕세자 레자 발레비가 “이란 군은 국민에게 총을 겨누지 말라”고 호소하는 영상을 송출한 사건도 이란 내 스타링크 사용자에 의해 외부에 알려졌다. 트위터 창업자 잭 도시가 선보인 탈중앙화 메신저 ‘비트챗’(Bitchat)도 혼란에 빠진 이란에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비트챗은 블루투스를 사용하는 각 스마트폰이 노드가 되어 와이파이나 통신 신호가 없는 환경에서도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게 한다. 정부의 인터넷 차단에 맞서 사람들의 풀뿌리 스마트폰 네트워크를 시도하는 셈이다. 정부가 허가한 행정용 이메일 네트워크를 편법으로 활용해 외부 세계에 메시지를 전달하거나 텍스트 기반의 단순한 브라우저로 차단을 회피하는 방법을 쓰기도 한다. 독재자는 인터넷을 진압하고 싶다이란의 이번 대규모 반정부 시위 사태가 어떤 결말을 맺을지 아직 판단하긴 이르다. 다만, 정부의 초강경 진압에 시위가 잠잠해지는 상황으로 보인다. 이란 체제에 대한 저항처럼 이란 인터넷에 대한 저항도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이란 정부가 스타링크 사용자에 대한 단속을 벌이고 있어 시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정부가 4만대의 스타링크 수신기를 정지시켰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군사 작전 수준의 전파 방해로 스타링크 사용을 방해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현재 이란은 정부가 허가한 범위 안에서만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앞으로 아예 정부가 허가한 소수에게만 해외 인터넷 접속을 허용하는 정책을 영구적으로 시행하는 방안을 추진하리란 관측도 나온다. 인터넷을 통한 정보의 확산, 시민들의 결집은 권위주의 체제를 뒤엎는 결과를 낳기도 하지만, 강력한 독재 정권은 인터넷마저 장악해 도리어 통제의 수단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인터넷을 통제하려는 세계 곳곳의 권위주의 정권들은 이란이 시위대뿐 아니라 인터넷까지 진압할 수 있을지 주목해 보고 있을 터다.

2026.02.02 06:00

4분 소요
“게임을 하지 않아서 즐겁다?”…대세로 떠오른 방치형 게임[서대문 오락실]

IT 일반

최근 출퇴근길 지하철이나 점심시간 식당가를 살펴보면 기이한 풍경을 마주하게 됩니다. 스마트폰 화면 속 캐릭터는 화려한 마법을 휘두르며 몬스터를 사냥하고 있지만, 정작 기기를 든 유저의 손가락은 멈춰 있습니다. 간혹 화면을 톡톡 건드리는 것이 전부입니다. 과거 같으면 '이게 무슨 게임이냐'는 핀잔을 들었을 이른바 ‘방치형 게임’이 현재 한국 게임 시장의 중심부로 진입하고 있습니다.방치형 게임의 부상을 설명할 때 가장 먼저 거론되는 키워드는 ‘숏폼’입니다. 틱톡, 유튜브 쇼츠, 인스타그램 릴스 등 1분 내외의 짧은 영상에 길들여진 MZ세대와 알파 세대에게 게임 플레이를 위한 인내심을 요구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과거 MMORPG는 소위 ‘노가다’라 불리는 수백시간에 걸친 사냥과 복잡한 퀘스트 수행을 미덕으로 삼았습니다. 하지만 시간 대비 성능 효율을 중시하는 현대 유저들에게 이러한 방식은 과도한 비용으로 느껴집니다. 방치형 게임은 바로 이 지점을 파고들었습니다. 게임을 켜지 않아도 캐릭터는 성장하고 접속하는 즉시 수천개의 보상 아이템이 쏟아집니다. 유저는 성장의 ‘과정’이 아닌 ‘결과’만을 빠르게 수확하며 짧은 시간 안에 강력한 효능감을 맛보게 됩니다.사회경제적 환경의 변화도 방치형 게임 열풍의 기폭제가 됐습니다. 장기화된 경기 침체와 치열한 생존 경쟁 속에서 현대인들은 이미 일상에서 충분한 피로를 느끼고 있습니다. 퇴근 후 집에 돌아온 직장인에게 특정 시간에 접속해 파티원을 모집하고 공략법을 숙지해야 하는 대형 게임은 또 하나의 ‘연장근로’나 ‘숙제’처럼 다가옵니다.30대 직장인 A씨는 “예전엔 컨트롤의 재미를 찾았지만, 이제는 게임 안에서까지 누군가와 경쟁하고 욕을 먹으며 스트레스를 받고 싶지 않다”고 토로합니다. 방치형 게임은 이러한 ‘디지털 피로감’에 대한 완벽한 대안입니다. 내가 조작하지 않아도 캐릭터는 배신하지 않고 묵묵히 성장하며 실패에 대한 리스크가 거의 없습니다. 즉 도전과 정복의 대상이었던 게임이 이제는 온전한 휴식과 힐링의 수단으로 재정의된 셈입니다.과거 방치형 게임은 1인 개발자가 만든 조악한 도트 그래픽이나 단순 반복형 콘텐츠가 주를 이뤘습니다. 그러나 최근의 양상은 판이합니다. 넥슨, 넷마블 등 대형 게임사들이 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방치형 게임은 이른바 도파민 자극기로 진화했습니다.최신 방치형 게임들은 유저의 시각과 청각을 끊임없이 자극하도록 설계됩니다. 공격력이 100만, 1000만 단위로 급격히 상승하는 것을 시각화해 성장의 쾌감을 극대화합니다. 아울러 유저가 직접 조작하지 않아도 화면 가득 화려한 스킬 이펙트가 펼쳐지며 보는 즐거움을 충족시킵니다. 여기에 조작의 피로도는 낮추되 어떤 동료를 배치하고 어떤 스택을 올릴지 고민하게 만드는 매니지먼트의 재미를 더해 유저가 게임에 몰입할 명분을 제공합니다.이러한 흐름에 따라 게임 산업의 비즈니스 모델(BM) 역시 변모하고 있습니다. 막대한 자본과 시간을 투입해 수년간 개발하는 대작 위주에서 낮은 개발 비용으로 높은 회전율을 보이는 방치형 게임 위주로 포트폴리오가 재편되고 있습니다. 유저 입장에서도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백만원의 결제를 요구하는 하드코어 게임보다 소액 결제로도 충분한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방치형 게임에 더 쉽게 지갑을 열게 됩니다. 결국 방치형 게임의 인기는 단순한 유행을 넘어 기술의 발전과 사회적 결핍이 맞물려 탄생한 새로운 ‘디지털 놀이 문화’의 정착으로 봐야 합니다.혹자는 방치형 게임을 보며 “직접 하지도 않는 게임이 무슨 재미냐”고 묻습니다. 하지만 현대인에게 방치는 무관심이 아니라 효율적인 관리를 의미합니다. 내 분신 같은 캐릭터가 내가 쉬는 동안에도 나를 위해 성장하고 있다는 안도감, 그것은 어쩌면 통제 불가능한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가 게임에서 얻고 싶은 가장 절실한 위안일지도 모릅니다. 방치형 게임은 이제 당당히 메인 스트림으로 올라섰습니다. 단순히 방치하는 것을 넘어, 유저의 마음을 어떻게 계속해서 붙들어 매느냐가 앞으로 이 장르가 해결해야 할 다음 과제가 될 것입니다.

2026.01.31 17:31

3분 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