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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5000 포인트' 환호에서 소외된 산업과 양극화 직시해야

전문가 칼럼

코스피 지수는 1983년 1월 4일에 처음 공표되었는데, 이는 3년 전인 1980년 1월 4일 100포인트를 기준으로 잡는다. 그로부터 43년이 지난 지금 5000포인트에 이르러 50배나 늘어났다. 경제 규모 측면에서 보면 명목 GDP 기준으로 1980년 약 40조원에서 2025년 2600조원 이상으로 추정되니 60배가 커졌다. 즉, 경제에 비해 주식 시장이 더디게 성장했다는 말이다. 반대로, 그동안 시장에서 한국 경제가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했다고도 할 수 있다. 물론 세간의 관심은 이런 것보다 주가가 더 오를 수 있느냐에 있다. 그러나 최근 주식 시장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한국 경제의 미래를 가늠해 볼 수도 있다는 점이다. 바로 향후 성장 구조와 산업 지형에 큰 변화가 있을 조짐들이 감지되기 때문이다. 주식 시장이라는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수정구슬에서 처음 보이는 것은 신성장 산업이 언제나 그렇듯이 경제와 시장을 주도하는 섹터라는 점이다. 지금의 글로벌 시장과 국내 시장의 변화는 수년 주기를 가지는 단기 경기 사이클인 키친 파동(Kitchin Wave)에서 나타나는 모습이 아니다. 그 범위를 훨씬 넘어서, 수십 년의 주기를 가지는 중기 주글라 파동(Juglar Wave)이나 장기 콘트라티에프 파동(Kondratiev Wave) 상의 경기 전환점의 특징을 가진다. 한국 경제 주력은 수출 산업 명확바로 산업혁명이 시작되었던 18세기 후반 또는 정보통신(IT) 혁명이 시작되었던 1990년대의 상황이 재연되고 있다. 기존의 주력 산업에서는 공급자가 많아 큰 이윤이 발생하지 않으면서 새로운 기술과 새로운 시장을 찾고 있다. 이 와중에 바람처럼 등장한 인공지능(AI)로 시작되는 인공지능 전환(AX․Artificial Intelligence Transformation)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최근 주식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의 차이가 바로 이것이다. AI 반도체나 피지컬 AI 관련 기업들에 대해 많은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이를 통해 다시 한번 한국 경제의 주력 산업은 수출 산업이라는 점이 명확해졌다. 한국 경제의 위상이 많이 높아졌지만 국제통화기금(IMF)이 추정한 한국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2026년 1조9366억달러로 세계 전체 GDP 123조5845억달러의 1.6%에 불과하다. G2인 미국(25.7%)과 중국(16.7%)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 내수 시장의 힘으로 경제를 끌고 가는 성장 구조는 미국․중국․유럽연합 등 거대 경제권에서만 할 수 있다. 우리도 한때 내수 중심의 경제 성장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유행한 적이 있었지만 결국 허상에 불과했다. 한국 경제가 살길은 협소한 내수 시장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 찾아야 한다는 우리 선배들의 ‘수출입국’(輸出立國)만이 진리라는 것이 또 다시 증명됐다. 그것에 충실했던 기업들, 특히 각 분야에서 세계 시장점유율의 상위권을 놓치지 않았던 기업들이 한국 경제와 글로벌 시장을 끌고 가고 있다. 반대로 전통 주력 산업의 몰락이 가시화되고 있다. 그런 산업군에 속해 있는 기업들이 무엇인가를 잘못해서가 아니라 시대의 흐름이 상황을 이렇게 만든 것이다. 한때 한국 경제의 뿌리라고 불렸던 철강과 석유화학이 대표적이다. 물론 일부 기업은 고부가 시장에 진출하면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지만, 산업군 자체가 신흥공업국과의 경쟁에 뒤처져 존폐가 걱정이 되는 상황이다. 조금 과장된 표현을 하자면, 그러한 저부가·저기술 산업에서 나오는 제품들은 어느 국가든 어느 기업이든 만들 수 있다. 그렇기에 그 시장에서 얼마만큼의 이윤을 벌 수 있는지가 아니라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하는 벼랑 끝에 몰려 있다고 보면 된다. 결국 언젠가는 후발 주자에 다 내주어야 하는 산업군들은 이번 주식 시장 랠리에서 철저히 배제되고 있다. 또한 협소한 내수 시장에만 의존했던 산업들도 상대적으로 소외되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국내 플랫폼 산업이다. 내수 시장이 협소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 시장 규모를 가지고 갈 수 있다면 그럭저럭 버틸 수는 있었겠다. 문제는 그 작은 내수 시장마저도 우리 기업들이 온전히 가져갈 수 없다는 데에 있다. 이제 젊은 세대들은 국내 플랫폼을 외면하고 검색 엔진 성능과 AI 기능이 훨씬 뛰어난 미국 플랫폼을 사용한다. 누구를 탓하겠는가? 내수 시장에 안주하고 새로운 기술 혁명의 흐름을 간과한 것이 잘못이다. AI 흐름…한국 주도하지 못한 것 명심해야 마지막으로 아무리 찾아보아도 유니콘(Unicorn) 기업은 없다는 점이다. 지금의 산업 지형 변화의 진앙지는 천문학적인 투자를 통해 개발된 기술력에 있다. 즉 대규모 자본을 동원할 수 있는 국가나 기업만이 빠르게 달리는 ‘4차 산업혁명’행 고속 열차에 올라탈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제는 후발 국가 또는 중소·중견 기업에서 시대의 흐름을 주도할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 한다.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국가 간에도 산업 또는 기업 간에도 격차는 더 벌어질 것이다. 특히, 이번 산업 대전환기 시장의 특징 중 하나가 승자독식(Winner-take-all)이라는 점을 생각할 때, 국가 간 또는 기업 간에 경제력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판단된다.한국 경제의 장점은 시대의 흐름을 잘 타는 능력을 가졌다는 점이다. 1990년대 IT 시장의 성장성을 재빠르게 간파하고 국가 단위에서 기업 단위에서 빠르게 움직여 그 힘으로 한국 경제의 레벨업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지금 한국 경제는 AX라는 시대 전환의 흐름을 놓치지 않고 있다. 그래서 코스피 5000 시대 이후의 한국 경제에 대해서는 희망적으로 바라보고 싶다. 다만 사족을 단다면 최근 주식 시장의 호황에 취해서는 안 될 것이다. 지금 경제와 시장을 주도하는 힘은 AI 투자가 집중되는 미국 경제임을 분명히 하고 싶다. 우리가 올라탄 것이지 우리가 주도하는 흐름은 절대 아니다. 한편, 시장 참가자들에게도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산이 높으면 골도 깊다. 산업과 시장을 투자의 대상으로만 보아야 한다. 레버리지(leverage) 효과라는 말로 포장된 ‘빚투’가 유행하게 되면, 즉 시장을 투기의 대상으로 보는 사람이 많아지는 순간 코스피 5000 시대라는 짧은 영광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2026.02.02 08:01

4분 소요
이란은 인터넷을 진압할 수 있을까?[한세희 테크&라이프]

IT 일반

올해 초 불붙은 이란 반정부 시위 진압 과정에서 사망자가 3만명에 이를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란 정부는 21일(현지시간) 시위로 인한 사망자가 3117명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얼마 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이란 보건부 고위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사망자가 3만명에 이를 수 있다고 보도했다. 정부 공식 발표와 비공식 추정치 차이가 10배에 이른다. 미국 인권운동 단체 HRANA는 사망자 수를 5137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혼란한 상황에서 정확한 자료 집계를 기대하긴 어렵다. 상황 파악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것은 정보의 단절이다. 반정부 시위가 절정으로 치닫던 8일, 이란 정부는 온 나라의 인터넷 연결을 끊어버렸다. 소요 확대를 막기 위한 조치다. 소셜미디어나 메신저, 인터넷 게시판 등 시위를 조직하거나 목소리를 드러낼 매개체가 막혀 버렸다. 시위대의 외침이 외부에 닿을 수도 없었다. 시위 장면을 담은 이미지도, 잔혹한 진압 장면이 찍힌 영상도, 세계를 향한 시위대의 호소도 밖으로 전해질 수 없었다. 외부에서 내부 상황을 짐작할 데이터도 부족할 수밖에 없다. 외부 세계 접속 차단하는 ‘할랄 인터넷’인터넷이 철저히 차단됨에 따라 심지어 이란 외무부도 한때 인터넷에 접속할 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 전산망이 중단돼 현금인출기가 멈췄고, 관영 뉴스 사이트가 접속 불가 상태가 됐다. 정부가 망 접속을 차단한 상황에서도 문제없이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이른바 ‘화이트 심’(White SIM) 카드를 발급받았던 이란 체제 내부자나 기자들도 이번엔 인터넷에 접속하지 못했다. 이는 이례적인 상황이다. 이란의 인터넷은 반정부 시위가 확대되거나 외부와 분쟁이 터지는 등 위기 상황에서 정부가 일반 국민의 인터넷 접속은 차단하면서 행정이나 경제 활동에 필요한 네트워크는 작동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외국 소셜미디어 접속을 막고 내국인의 디지털 행적을 추적할 수 있는 ‘사이버 만리장성’ 안에 자신들만의 인터넷 세상을 만들었듯, 이란 역시 통제 가능한 인터넷인 ‘국가정보네트워트’(NIN, National Information Network)를 구축했다. 이른바 ‘할랄 인터넷’이다. NIN은 지난해 6월 이란 주요 핵 시설 및 군사기지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촉발된 ‘12일 전쟁’ 중에도 이상 없이 작동했다. 하지만 이번엔 격화되는 시위를 막기 위해 인터넷을 통제하는 과정에서 NIN까지 접속을 차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이란 신정 체제가 이번 소요 사태를 심각한 위협으로 간주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강경한 진압으로 사태가 진정돼 감에 따라 이란 정부는 NIN 인터넷 접속 폭도 조금씩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란에서 많이 쓰이는 차량 호출 앱 ‘스냅!’이나 은행 송금 기능 등이 가동되고 있고, 지방 정부 사이트도 온라인 상태로 돌아왔다. 물론, 외국에서는 아직 접속할 수 없다. 시위 조직이나 내부 정보의 외부 유출은 막으면서 국가 내부 시스템은 돌아가게 한다는 NIN의 정책 목적은 성공적으로 달성한 셈이다. 이란에 자유 인터넷 가능할까?정부의 정보 통제에 맞서 시민의 저항도 계속된다. 차단을 우회해 서로 소통하거나, 외국에 있는 가족, 친지, 지원 단체 등에 소식을 전하려는 시도가 다양한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위성 통신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스페이스X는 이란 시위 기간 중 이란에서 무료로 위성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개방했다. 앞서 2022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재임 시절에도 이란 제재에 대한 예외를 인정받아 비영리단체들이 스타링크 수신기를 이란 내 믿을만한 인권 활동가나 언론인에게 몰래 반입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차츰 이란에 스타링크 수신기 암시장이 형성되고 수천대의 장비가 이란에 암암리에 퍼져 나간 것으로 추정된다. 이란 시위와 관련, 외부에 전해진 몇 안 되는 이미지나 영상은 이들 스타링크 네트워크 덕분이라 할 수 있다. 이란 국영방송 위성채널 신호를 해킹. 팔레비 왕정 마지막 왕세자 레자 발레비가 “이란 군은 국민에게 총을 겨누지 말라”고 호소하는 영상을 송출한 사건도 이란 내 스타링크 사용자에 의해 외부에 알려졌다. 트위터 창업자 잭 도시가 선보인 탈중앙화 메신저 ‘비트챗’(Bitchat)도 혼란에 빠진 이란에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비트챗은 블루투스를 사용하는 각 스마트폰이 노드가 되어 와이파이나 통신 신호가 없는 환경에서도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게 한다. 정부의 인터넷 차단에 맞서 사람들의 풀뿌리 스마트폰 네트워크를 시도하는 셈이다. 정부가 허가한 행정용 이메일 네트워크를 편법으로 활용해 외부 세계에 메시지를 전달하거나 텍스트 기반의 단순한 브라우저로 차단을 회피하는 방법을 쓰기도 한다. 독재자는 인터넷을 진압하고 싶다이란의 이번 대규모 반정부 시위 사태가 어떤 결말을 맺을지 아직 판단하긴 이르다. 다만, 정부의 초강경 진압에 시위가 잠잠해지는 상황으로 보인다. 이란 체제에 대한 저항처럼 이란 인터넷에 대한 저항도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이란 정부가 스타링크 사용자에 대한 단속을 벌이고 있어 시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정부가 4만대의 스타링크 수신기를 정지시켰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군사 작전 수준의 전파 방해로 스타링크 사용을 방해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현재 이란은 정부가 허가한 범위 안에서만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앞으로 아예 정부가 허가한 소수에게만 해외 인터넷 접속을 허용하는 정책을 영구적으로 시행하는 방안을 추진하리란 관측도 나온다. 인터넷을 통한 정보의 확산, 시민들의 결집은 권위주의 체제를 뒤엎는 결과를 낳기도 하지만, 강력한 독재 정권은 인터넷마저 장악해 도리어 통제의 수단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인터넷을 통제하려는 세계 곳곳의 권위주의 정권들은 이란이 시위대뿐 아니라 인터넷까지 진압할 수 있을지 주목해 보고 있을 터다.

2026.02.02 06:00

4분 소요
日 최고의 자수성가 억만장자가 깨달은 인생을 바꾸는 5가지 태도 [새로나온 책]

사이토 히토리의 어떻게 살 것인가’는 일본의 장기 불황기에 홀로 놀라운 부를 축적한 사업가 사이토 히토리의 성공과 인생에 대한 가르침을 담았다. 그는 최종 학력 중졸에 불과하지만 일본 버블경제 붕괴 이후 세금을 가장 많이 낸 인물로 손꼽히는 전설적인 억만장자다.1993년부터 고액 납세자 명단 발표가 폐지되기 직전인 2004년까지 12년 연속 전국 고액 납세자 순위에서 6위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으며, 1997년, 2003년에는 1위에 올라 일본에서 가장 많은 사업소득을 올린 사람이 되었다. 이 기간 그가 낸 세금의 누적 총액은 173억엔(약 1600억원)으로, 번 만큼 사회에 환원하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한국의 세이노처럼 언론에 얼굴을 드러내지 않아‘괴짜 부자’, ‘행복한 부자’라고 불린다.이 책에는 힘겹게 매일을 버텨내는 이들이 더 나은 내일을 맞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조언이 가득 담겨 있다. 그는 “오늘도 일하러 가는 나, 정말 대단해!”처럼 작은 것부터 스스로를 칭찬해주면 조급한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힐 수 있다고 알려주면서, “힘든 일이 닥쳐도 게임이라고 생각하고 차근차근 공략하라”고 전한다.또한 남들보다 못난 점이 많은 것 같아 초조할 때도 “결점은 뒤집어 생각해 보면 개성이 되므로 ‘나는 엉망진창이야’라고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더 크게 성장할 여지가 있다”고 따뜻하게 격려해 준다.“1센티미터라도, 1밀리미터라도 좋으니, 나만의 속도로 앞으로 나아가면 된다”고 말하는 사이토 히토리의 진심 어린 응원과 조언을 접하면 어느새 막연한 불안감이 사라지고 내일을 향한 희망과 확신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세계사를 바꾼 열두 번의 대전환이 책은 사건을 결과 중심으로 요약하는 단편적 접근 대신, 사건이 벌어진 역사 속 현장으로 들어가 그 시대 인물들의 목소리와 선택을 마주하고 당시의 ▲정치가 ▲지식인 ▲민중이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어떤 의도와 목적을 품고 행동했는지, 또 무엇을 갈망했는지를 따라간다. 그리고 그 결과가 후대에 어떻게 해석되고 오늘날의 세계를 만드는 데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하나의 사건이 단번에 의미를 갖게 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선택과 우연, 갈등이 겹겹이 쌓이며 오늘의 세계로 이어졌음을 알 수 있다. 독자는 멀게만 느껴졌던 과거의 사건을 오늘의 세상과 연결되는 이야기로 만남으로써 세계사에 자연스럽게 몰입하게 될 것이다. △뇌는 어떻게 나를 조종하는가이 책은 뇌를 통해 ▲우울 ▲불안 ▲자기혐오 ▲열등감 ▲피해의식 등의 감정적 고통이 어떤 방식으로 커지는지 살펴본 뒤 “나는 누구인가”라는 의미론적 성찰로 나아가도록 돕는다. 그러나 근원적으로 ‘나’라는 것이 쉽게 정의될 수 없음을 알게 된다면 모든 의문은 하나의 질문으로 귀결될 것이다.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 이것이 이 책의 진정한 주제다. 나이바우어 박사는 아버지의 죽음 이후 인간이 겪는 수많은 정신적 고통을 이해하기 위해 신경심리학자가 되었다. 그리고 자신이 그랬듯 갑자기 찾아온 슬픔과 고통에 빠져 허우적대는 이들을 위해 이 책을 완성했다. 삶의 고통은 피할 수 없다. 그럼에도 삶은 계속되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는 우리의 몫이다. △떠난 것은 돌아오지 않는다부커상 수상 작가 줄리언 반스가 자신의 마막 소설이라고 직접 언급한 이 작품은 반세기를 문학에 투신해 온 작가가 스스로의 끝을 의식하고 써내려간 유언 혹은 문학적 부고와 다름없다. 화려한 결산이나 업적을 나열하는 대신 반스는 삶과 기억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되물으며 가장 반스다운 방식으로 독자 앞에 마지막 이야기를 펼쳐 보인다. 그렇기에 ‘떠난 것은 돌아오지 않는다’는 단순한 신작이 아니라, 한 시대를 대표해온 소설가가 스스로 선택한 퇴장의 형식으로 받아들여진다. 실제로 책의 후반부에서 반스는 지난 50년간 함께해온 독자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넨다. 작품 속에서 독자를 '당신'이라 부르며 문학적 작별을 고한다.

2026.02.01 11:00

3분 소요
완도, 지리적 끝단에서 치유의 세계 관문으로[김현아의 시티라이프]

전문가 칼럼

지난 여정의 통영이 ‘예술’이라는 상징 자본을 통해 도시의 쇠퇴를 지연시키며 관광객의 소음으로 생존하는 도시라면, 완도는 철저히 ‘실물 자본’의 생산과 유통으로 지탱되는 거대한 해상 공장이다. 265개의 섬이 징검다리처럼 놓인 이 도시는 대한민국 전복의 70% 이상, 해조류의 절반 이상을 길러내는 명실상부한 ‘수산 경제의 최전방’이다. 완도는 수산업의 힘을 바탕으로 독보적인 자본의 집적지로 성장했다. 하지만 오늘날 완도의 거리는 그 탄탄한 경제적 실체와는 어울리지 않는 정적에 잠겨 있다. 한때 완도 전역의 청춘들이 맞선을 보며 미래를 약속하던 ‘나포리 다방’은 이제 굳게 닫혀 있다. 도시 곳곳에서는 발견할 수 있는 ‘500원짜리 지폐를 물고 다니던 개’의 동상 역시 과거의 영광임을 알 수 있다. 개의 입에 물린 500원은 1973년 처음 발행되어 80년대 초반까지 유통되었던 ‘푸른색 500원권 지폐’다. 오늘날의 500원은 자판기 앞에서나 찾는 가벼운 동전이지만, 짜장면 한 그릇이 100원이던 시절 500원 지폐 한 장은 결코 적은 돈이 아니었다. 이 지폐의 유통 시기는 완도가 ‘검은 황금’이라 불리던 김 양식으로 대한민국 수산 경제의 정점을 찍었던 황금기와 정확히 궤를 같이한다. 동상 속의 푸른 지폐는 바다가 육지의 부(富)를 압도했던 완도만의 자부심을 박제하고 있는 셈이다.그 자부심을 육지로 실어 나르기 위해 건설된 9개의 다리는 역설적이게도 완도의 부를 외부로 유출하는 거대한 빨대가 됐다. 과거 완도가 누렸던 독보적인 지경학적 풍요의 관성은 도시 구석구석에 화석처럼 남아 있으나, 정작 그 자산이 순환되어야 할 거리는 너무나 고요했다. 쓰레기 하나 없이 깨끗한 시내 거리의 정돈됨에 무심코 감탄을 내뱉자 나를 안내하던 현지인은 씁쓸한 미소와 함께 뼈아픈 한마디를 던졌다. “사람이 없어서 깨끗한 겁니다.” 그 말 끝에 묻어난 서늘한 두려움은 단순히 인구 감소라는 통계 수치를 넘어 도시의 신진대사가 멈춰가고 있다는 냉혹한 징후였다. 활기찬 산업적 소음이 사라진 자리를 메운 것은 ‘청결한 정적’뿐이었다.끝단의 의식과 잃어버린 ‘청해진’의 유전자1968년 14.6만명에 달했던 인구가 현재 4만명대로 급감했음에도 완도의 경제적 기초 체력만큼은 여전히 건재하다. 수산 지표들은 완도가 여전히 ‘부유한 섬’임을 증명한다. 문제는 이 수산 대국이 일궈낸 부가 더 이상 지역의 ‘정주 인구’로 치환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완도는 천혜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리적 끝단이라는 물리적 한계와 육지 중심의 개발 패러다임에 갇혀 있다. 다리는 놓였으되 사람을 불러들이는 통로가 아니라 자본을 육지의 거대 도시로 실어 나르는 일방통행의 도관이 됐다. 과거 장보고기념관에서 확인한 9세기의 완도는 결코 끝단이 아니었다. 당나라와 일본, 심지어 아랍 상인들까지 드나들던 동북아의 글로벌 플랫폼이자 관문이었다. 하지만 천 년이 지난 오늘날의 완도는 수산물을 ‘따서 보내는’ 1차 산업의 기지 역할에 머물러 있다. 사람들이 찾아와 ‘머물고 소비하는’ 3차 산업의 매력을 공간화하지 못하는 한, 완도의 다리는 소멸을 가속화하는 역설의 장치로 남을 뿐이다. 완도가 소멸의 파고를 넘기 위해 승부수로 던진 ‘해양치유’는 이 지점에서 매우 시의적절한 선택이다. 하지만 현장에서 마주한 해양치유센터의 풍경은 기대보다 아쉬움이 컸다. 명사십리 해변에 자리 잡은 센터 자체의 외형은 신산업의 거점이라기에 다소 소박했고 무엇보다 센터를 이용할 방문객들이 머물 번듯한 숙소나 상업 시설이 턱없이 부족했다. 외부에 적극적으로 알리기엔 민망할 정도의 빈약한 정주 인프라는 완도가 여전히 ‘휴양에서 ‘치유’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완도의 벤치마킹 모델인 프랑스의 로스코프(Roscoff)를 보자. 인구 3300명의 이 작은 마을은 매년 인구의 160배가 넘는 55만명의 방문객을 불러모은다. 그중 40% 이상이 외국인이다. 그들은 단순히 바다를 보러 오지 않는다. 의사의 처방에 따른 정교한 해상 치료를 받기 위해 고가의 비용을 지불하고 장기 체류한다. 바다를 ‘관광지’가 아닌 ‘의료적 플랫폼’으로 재정의한 결과다. 일본 시마네현의 아마정(海士町)역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인구 2300명의 이 섬은 CAS(급속 냉동)라는 기술을 입혀 수산물의 가치를 극대화했고 그 경제적 자립을 바탕으로 교육과 정주 환경을 개선했다. 그 결과 인구의 20%가 넘는 청년 이주민을 확보했다. 그들에게 바다는 고립된 섬이 아니라, 기술과 콘텐츠가 결합된 ‘기회의 영토’였다.다시, 관문을 꿈꾸다해양치유센터 2층 발코니에서 명사십리의 광활한 바다를 바라보며 이 도시의 가능성과 한계의 기묘한 동거를 확인한다. 완도의 해조류는 세계 최상급이며, 바다의 기운은 로스코프 못지않게 강력하다. 하지만 이를 담아내는 그릇(도시 계획과 인프라)은 여전히 낡고 투박하다. 완도가 지방소멸의 절벽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끝단’의 의식을 버리고 다시 ‘관문’의 역할을 회복해야 한다. 완도의 전복과 해조류가 식탁 위(1차 산업)를 넘어 전 세계인이 찾아오는 처방전 위(3차 헬스케어 산업)로 올라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단순한 센터 건립을 넘어,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숙박 시설과 의료 연계 시스템, 그리고 무엇보다 청년들이 돌아와 일할 수 있는 ‘수산 테크’ 생태계가 공간적으로 배치되어야 한다. 장보고의 배가 드나들던 천 년 전의 바다와 명사십리의 파도는 변하지 않았다. 변해야 하는 것은 바다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과 그 자산을 다루는 도시의 전략이다. 완도를 ‘치유의 글로벌 게이트웨이’로 재설계하는 과감한 공간 정치가 필요하다.

2026.02.01 10:00

4분 소요
계열분리의 두 얼굴...가치 제고와 신뢰 훼손 [요즘 대기업 이별공식]③

산업 일반

“회사를 쪼개면 주주가치가 올라간다”는 것은 더 이상 시장의 상식이 아니다. 오히려 현시점의 분위기는 정반대에 가깝다. ▲분할 ▲분사 ▲자회사 상장 뉴스가 나오면 투자자들은 축하보다 먼저 묻는다. “이번에는 모회사 주주가 무엇을 받는가” “성장 과실은 어디로 가는가” “또 한 번의 디스카운트(증시 저평가)가 시작되는가”밸류업 화두 달라진 계열분리 의미기업 가치 향상(밸류업)이 화두가 된 시장에서 계열분리는 더 이상 ‘성장 전략’이라는 포장만으로 통과되지 않는다. 계열분리는 기업이 가치 제고를 말할수록 더 높은 수준의 책임을 지게 되는 의사결정이 됐다. 코스피 5000시대가 된 지금, 기업은 ‘구조의 공정성’까지 요구받는 것이다. 이 글을 지금 쓰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회계 전문가의 관점에서 보면 논쟁의 핵심은 찬반이 아니라 ▲구조 ▲현금흐름 ▲배분이라는 세 단어로 정리된다. 그리고 이 세 가지가 설계되지 않은 분할은 대부분 ‘가치 제고’가 아니라 ‘가치 이전’으로 해석된다.미국 시가총액 상위 기업을 보면 ‘여러 사업을 한다=쪼개야 한다’라는 결론으로 가지 않는다. 아마존은 리테일과 클라우드 서비스(AWS)라는 이질적 사업을 한 지붕 아래에 둔다. 회사는 현금 창출력이 큰 AWS로 ▲물류 ▲콘텐츠 ▲디바이스 같은 장기투자를 뒷받침한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경우는 구글 검색광고가 ▲유튜브 ▲클라우드 등의 자본이 된다. 메타 역시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왓츠앱을 통합 생태계 안에서 묶어 네트워크 효과를 극대화해 왔다.분사 요구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다만 미국 기업들은 통합이 낳는 시너지가 여전히 유효한지 분사가 그 시너지를 무너뜨릴 만큼 가치가 있는지부터 따진다. 자발적 계열분리는 ‘유행’이 아니라 ‘조건’의 문제다. 시너지가 꺾이거나 규제 리스크가 경영의 본질을 갉아먹을 때 그때야 분사를 검토한다.한국의 사례는 최근 몇 년간 다양하게 전개됐다. ▲LG화학의 배터리 사업 물적 분할과 LG에너지솔루션 상장 ▲SK텔레콤의 인적 분할로 탄생한 SK스퀘어 ▲카카오의 여러 사업부 분사 및 개별 상장 ▲네이버의 복수 사업 신규 독립 등은 모두 ‘성장 사업의 독립’이라는 공통된 방향을 갖는다. 다만 시장의 평가는 분할 방식과 이후의 자본 정책에 따라 크게 갈렸다.기업 입장에서는 논리가 분명하다. 첫째 사업 집중과 의사결정 속도를 높인다. 둘째 ‘순수 플레이’로 시장의 재평가를 받아 숨은 가치를 드러낸다. 셋째 기업공개(IPO)나 전략적 투자 유치로 대규모 자본을 조달해 성장 속도를 끌어올린다. ▲배터리 ▲인공지능(AI) ▲플랫폼처럼 선제 투자 규모가 곧 시장 지위로 연결되는 산업에서 이런 분리 방식의 자본조달은 곧 전략이었다.기업과 다른 주주들의 관점주주 관점에서 계열분리는 ‘방식’이 곧 ‘결과’가 된다. 인적 분할은 기존 주주에게 선택권을 준다. 분할된 두 회사의 주식을 모두 받기 때문에 성장주와 안정주를 스스로 조합할 수 있다. 반면 물적 분할 후 자회사 상장은 갈등을 촉발하기 쉽다. 모회사가 100% 지분을 보유한 채 자회사를 상장해 외부 주주를 받으면 기존 주주는 성장 사업의 ‘직접’ 지분을 받지 못한다.그 결과 모회사가 성장 프리미엄을 잃고 디스카운트되면 기업이 말하는 ‘가치 제고’는 주주에게 ‘가치 이전’으로 읽힌다. 이 구조에서 논쟁이 반복되는 이유는 감정이 아니라 인센티브의 불일치다. 회계 전문가로서 강조하고 싶은 지점은 명확하다. 계열분리의 본질은 ‘쪼개느냐’가 아니라 재무적 실체를 어떻게 보여주고 그 성과를 누구에게 어떻게 배분하느냐의 설계다.시장이 분할에 반응하는 핵심 질문은 세 가지다. 첫째 분할이 기업의 현금흐름을 실제로 개선하는가. 둘째 투자 및 자본 정책이 장기적으로 주주 수익률을 높이는 방향인가. 셋째 ▲지배구조 ▲내부거래 ▲이해 상충 관리가 신뢰를 강화하는가다. 계열분리 논쟁을 회계의 언어로 번역하면 결론은 단순해진다. 분할 자체는 가치가 아니다. 분할 이후의 자본 배분이 가치의 운명을 결정한다.미국 빅테크가 통합을 유지하는 이유는 단지 규모가 커서가 아니다. 통합된 구조 자체가 강력한 현금흐름의 엔진이며, 그 엔진을 다시 성장에 재투자하는 내부 자본시장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한국 기업이 분할을 선택하는 이유도 이해된다. 성장 산업의 투자 사이클이 짧고 자본시장의 레버리지를 쓰지 않으면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 다만 한국에서 계열분리가 더 큰 논쟁을 만드는 것은 ‘분할’ 자체가 아니라 ‘배분과 신뢰의 설계’가 뒤따르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결론적으로 계열분리는 선도 산업에서 유력한 전략이지만 만능 해법은 아니다. 기업 관점에서는 집중과 자본조달의 통로를 열어주지만 주주 관점에서는 방식에 따라 기회가 되거나 손실이 된다. 계열분리의 성패는 발표일의 주가가 아니라 분할 이후 2~3년 간의 현금흐름 궤적과 자본 배분의 일관성, 그리고 이해 상충을 관리하는 거버넌스에서 판가름 난다.“쪼개서 상장한다”가 아니라 “▲어떤 현금흐름을 만들고 ▲그 성과를 어떻게 나누며 ▲신뢰를 어떻게 축적할 것인가”를 답할 때 계열분리는 기업가치의 도구가 된다. 그렇지 않다면 분할은 또 하나의 디스카운트를 낳는 방아쇠가 될 뿐이다.

2026.02.01 08:00

4분 소요
5000, 1000…K증시 숫자를 경계하며 [EDITOR’S LETTER]

전문가 칼럼

“한국은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원인을 해결했다. 주가는 타당한 이유로 오르고 있으며, 한국 시장은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페더레이티드 헤르메스“반도체를 비롯한 기술 업종을 중심으로 강한 이익 상향이 나타나고 있다. 이번 상승장은 단순한 유동성 랠리가 아니라 이익 기반의 상승장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최근 주식시장에서 코스피가 1980년 출범 이후 46년 만에 ‘꿈의 고지’인 5000선을 돌파하자 해외에서 나온 반응들입니다. 하나같이 ‘K-증시가 달라졌다’며 한국 시장을 다시 보기 시작했습니다.코스피는 놀라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작년 10월 사상 처음으로 4000선을 넘은 이후 가파르게 오르더니 1월 22일 5,019.54를 찍었고 닷새 후에는 최초로 종가 기준 5000선을 돌파하며 연일 새 역사를 쓰고 있습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오명으로 외면받던 K-증시가 반도체와 인공지능(AI) 호황, 기관과 외국인의 순매수, 정부의 상법 개정 등에 힘입어 전 세계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는 시장으로 부상했습니다.코스닥도 1월 26일 4년여 만에 처음으로 1000선을 넘으며 ‘천스닥’이 됐습니다. 코스피 대비 상대적으로 덜 오른 코스닥으로 투자자들의 시선이 옮겨간 데다, 원·달러 환율 하락 등 투자 환경 개선에 대한 기대가 겹치며 자금이 빠르게 유입되고 있습니다.코스피에 이어 코스닥까지 불장을 이루면서 K-증시가 이제야 제대로 평가받고 있다는 게 중론입니다. 정부는 이 열기가 식지 않고 지속될 수 있도록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골자로 한 3차 상법 개정안을 비롯해 시가 기준으로 부과되는 상속·증여세를 절세하기 위한 상장사의 주가 누르기 방지법 등 자본시장의 기초 체력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 개혁을 빠르게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증시가 워낙 뜨겁다 보니 여론도 대체로 찬성하는 분위기인데, 기업들은 속을 끓이고 있습니다. 3차 상법 개정안은 자사주 취득 후 일정 기간 내 소각을 원칙으로 하며 인적 분할 시 자사주에 신주를 배정하는 ‘자사주의 마법’을 금지하는 내용인데, 이러면 경영권 방어 수단이 사라져 해외 투기 자본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어 경제계는 반대하고 있습니다. 다만 무조건적인 반대보다는 합병 등 경영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취득한 자사주는 소각 대상에서 예외로 하는 등 보완책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습니다. 또 1차 상법 개정으로 이사의 책임이 확대되면서 기업 경영의 사법 리스크가 커진 만큼 이를 완화할 수 있는 배임죄 개선에 속도를 내달라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인협회·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 8단체는 최근 “배임죄는 처벌 대상과 범죄 구성요건이 불분명해 경영진의 합리적 경영 판단까지 처벌할 위험이 크며, 기업인의 신산업 진출이나 과감한 투자 결정을 단념시키는 등 기업가 정신을 저해해 왔다”며 배임죄 개선을 호소했습니다.K-증시의 진짜 주인공은 기업입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낳았던 제도를 고치는 일만큼이나 기업이 투자하고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 역시 중요합니다. 그래야 ‘코스피 5000’, ‘코스닥 1000’이라는 기록적인 숫자가 반짝 랠리가 아닌 구조적 도약의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이제 숫자에 취해 들었던 축배는 내려놓고, 기업의 체력과 경쟁력을 세세히 챙길 때입니다.

2026.02.01 06:00

3분 소요
아웃리거, 하와이 대표 하프 마라톤 ‘하팔루아’ 공식 후원… 4월 12일 개최

여행

아웃리거 호스피탤리티 그룹이 하와이의 대표적인 러닝 이벤트인 ‘하팔루아 하프 마라톤’(The Hapalua Half-Marathon)의 공식 호스피탈리티 스폰서로 참여한다.아웃리거는 하와이 문화와 지역 커뮤니티 존중을 브랜드 핵심 가치로 삼고 있으며, 이번 후원 역시 전 세계 참가자들과 하와이 고유의 ‘알로하 스피릿’을 공유하고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확산하기 위해 결정됐다고 밝혔다.하팔루아 하프 마라톤은 오는 2026년 4월 12일 하와이 와이키키 일대에서 개최된다.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호놀룰루 마라톤 운영팀이 주관하는 이 대회는 총 13.1마일(약 21km) 코스로 진행된다.코스는 와이키키의 랜드마크인 듀크 카하나모쿠 동상 인근에서 출발해 다이아몬드 헤드의 해안 절경, 카피올라니 공원, 호놀룰루 도심을 아우르도록 설계됐다. 기록 경쟁을 목표로 하는 전문 러너뿐만 아니라, 하프 마라톤에 처음 도전하는 초보자들도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특히 이 대회는 단순한 스포츠 경기를 넘어 하와이의 문화 축제로 자리 잡았다. 결승선을 통과한 참가자들에게는 환영의 의미를 담은 ‘레이(꽃목걸이)’가 수여되며, 라이브 음악이 어우러진 피니시 라인 페스티벌이 이어진다.아웃리거 관계자는 “하팔루아 하프 마라톤은 하와이의 자연과 문화, 커뮤니티 정신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상징적인 행사”라며 “여행객들이 하와이를 단순한 휴양지가 아닌 지역의 가치와 문화를 직접 경험하는 공간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다양한 문화·스포츠 활동을 지속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6.01.29 11:57

1분 소요
크루지아, NCL 크루즈 예약 시 최대 10만 원 할인… "원화 결제로 환율 리스크 해소"

여행

글로벌 크루즈 예약 플랫폼 크루지아(Cruisia)는 오는 2월 28일까지 노르웨이지안 크루즈 라인(NCL) 예약 고객을 대상으로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한다고 밝혔다.이번 프로모션은 2026년 1월 22일부터 2월 28일 사이 크루지아를 통해 NCL 상품을 신규 예약한 고객에게 적용된다. 할인 금액은 객실(캐빈) 등급에 따라 차등 적용된다. ▲인사이드 캐빈 5만 원 ▲오션뷰 캐빈 7만 원 ▲발코니 캐빈 10만 원의 할인 혜택이 제공된다. 예약 완료 후 별도의 신청서를 제출하면 잔금 결제 시 해당 금액이 차감되는 방식이다.크루지아는 이번 프로모션의 핵심으로 ‘원화(KRW) 결제 시스템’과 ‘무이자 할부’를 꼽았다. 통상적인 해외 크루즈 예약이 달러(USD)로 진행되어 환율 변동에 따른 최종 지불 금액의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것과 달리, 크루지아는 전 상품 원화 결제를 지원해 결제 시점의 금액을 확정할 수 있다.또한 고액의 여행 경비를 일시불로 결제해야 하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 국내 신용카드 무이자 할부 결제 서비스를 도입했다.크루지아 관계자는 "지속되는 고환율 상황에서 결제 방식에 대한 소비자들의 문의가 많았다"며 "한국 여행객의 결제 편의성을 높이고 가격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해 원화 결제 및 할부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대상 선사인 NCL은 식사 시간과 복장 규정을 최소화한 ‘프리스타일 크루징’을 특징으로 하는 글로벌 선사다. 크루지아는 NCL과 실시간 요금 연동 시스템을 구축해 예약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유의사항으로 이번 혜택은 신규 예약 건에 한하며, 기존 예약자나 단체 예약(그룹)은 제외된다. 타 프로모션이나 쿠폰과의 중복 적용은 불가하며, 캐빈당 1회만 적용 가능하다. 해당 프로모션은 주최 측 사정에 따라 조기 종료될 수 있다.

2026.01.28 14:01

2분 소요
KG그룹 곽재선문화재단, ‘제4회 마하 아트공모전’ 시상식 개최

전시

곽재선문화재단(이사장 곽재선)은 서울시 중구 KG타워 하모니홀에서 ‘제4회 마하 아트공모전’ 시상식을 개최하고 총 19명의 창작자를 시상했다고 28일 밝혔다.올해로 4회째를 맞은 곽재선문화재단 ‘마하 아트공모전’은 친숙하게 접할 수 있는 띠 동물을 주제로, 나이·성별·학력·전공 등 제한 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열린 공모전이다. 재단은 KG그룹 가족사의 후원을 바탕으로 2020년 출범했으며, 문화예술이 지닌 사회적 가치를 확산하기 위해 신진 문화예술 인재 발굴과 창작 지원을 지속적으로 이어오고 있다.‘붉은 말의 해’를 맞아 개최된 올해 공모전에는 초등학생부터 성인, 장애인 창작자 등 다양한 참가자들이 총 600여점의 작품을 출품했다. 이 가운데 대상·최우수상·우수상·특별상·입선 등 총 19점이 최종 수상작품으로 선정됐다. 특히 올해 출품 분야와 창작 배경이 각기 다른 작가들이 함께 경쟁하며 공모전의 취지를 더욱 빛냈다. 대상은 이인서 작가의 ‘마주 하는’이 선정됐다. 자연 소재를 활용해 동물 형상의 허수아비를 구현한 이 작품은 생명과 순환, 공존의 메시지를 섬세하게 풀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상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상금 300만원이 수여되며, 곽재선문화재단 아티스트 4기로 선정되어 개인전 개최 혜택이 함께 주어진다.최우수상은 위정선 작가의 ‘Dream on Horseback’, 우수상은 진솔 작가의 ‘다녀오겠습니다. 시작은 늘 이 곳에서’가 각각 선정됐다. 이 밖에 할리스 특별상은 김유미 작가의 ‘꽃의 질주’가 차지했다. 해당 작품은 할리스와의 협업을 통해 여권 케이스와 러기지택 등의 굿즈로 제작돼 할리스 매장에서 선보이고 있다.공모전 수상작 및 우수작은 오는 2월 27일까지 서울 중구 순화동 ‘갤러리 선’에서 열리는 ‘복주는 마하展’을 통해 관람할 수 있다.재단 관계자는 “앞으로도 예술가들이 자유롭게 창작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을 이어가며, 문화예술을 통해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고 사회적 가치 확산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2026.01.28 11:04

2분 소요
계획보다 적응, 예측보다 대응[허태윤의 브랜드 스토리]

전문가 칼럼

2026년, 마케터들은 달갑지 않은 고민에 빠져 있다.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2월) ▲FIFA 월드컵(6월) ▲전국동시지방선거(6월) ▲나고야-아이치 아시안게임(9월) 등 한 해에 4개의 메가 이벤트가 몰린다. 빅 이벤트는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기회다. 그러나 함정이 있다. 모든 브랜드가 동시에 목소리를 높이면서 노이즈 레벨이 치솟는다. 지난 2018년, 올해와 같이 4대 빅 이벤트가 정확히 겹쳤던 해, 막대한 스폰서십 비용을 지불한 브랜드들 중 상당수가 '존재감 없음'으로 끝났다. 2026년은 더 복잡하다. 경기 불확실성은 높고, 예측은 어렵다. 그러나 반전의 기회가 있다. 인공지능(AI)과 OTT 플랫폼의 성숙으로 대응 능력이 진화했기 때문이다. 생성형 AI는 콘텐츠 제작 속도를 높였고, OTT·CTV(커넥티드TV)는 타겟팅 정밀도를 높였다.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전략이다.리얼타임 컨텍스트 마케팅, 순간을 잡는 자가 시장을 잡는다2013년 슈퍼볼 결승전, 34분간 정전이 발생했다. 오레오는 15분 만에 ‘You can still dunk in the dark’(당신은 어둠 속에서도 덩크할 수 있다)라는 메시지를 트위터에 올렸고 1만5000건 이상의 리트윗과 전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리얼타임 마케팅의 전설이 탄생한 순간이다. 2026년의 게임 체인저는 AI다. 과거 '15분 만에 제작'이 화제였다면, 이제는 '5분 안에 10개 버전 제작'이 가능하다. 노이즈 속에서 돋보이려면 속도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이벤트 기간 동안 24시간 애자일 팀 구성 ▲AI 소셜 리스닝 실시간 추적 ▲현장 팀장 권한 위임이 필요하다.하이퍼-로컬 타겟팅, 정밀한 타겟이 노이즈를 뚫는다모두가 동시에 광고를 쏟아내면 아무리 큰 소리로 외쳐도 묻힌다. 해법은? 정확한 사람에게만 말을 거는 것이다. 여기서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게 있다. 지역별 타겟팅이 226개 지자체마다 다른 광고를 만들라는 뜻은 아니다. 하고 싶은 말(메시지)은 하나로 통일하되, 말하는 방식을 지역마다 다르게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같은 올림픽 광고라도 강원도에서는 "우리 지역 올림픽"이라는 자부심을, 서울에서는 "세계인의 축제"라는 참여감을 강조하는 식이다. 기술은 이미 준비됐다. 넷플릭스는 2022년부터 광고를 받기 시작했고, 유튜브는 TV로 보는 사람들에게 지역·나이·관심사에 맞춘 광고를 보여준다. 티빙, 웨이브 같은 국내 플랫폼도 비슷한 서비스를 확대하는 중이다.AI를 쓰면 하나의 광고를 지역별로 10-20개 버전으로 자동 변환할 수 있다. 여기에 각 지역에서 영향력 있는 소규모 인플루언서를 결합하면 진정성까지 확보된다. 노이즈 속에서 살아남는 법은 '더 크게 외치기'가 아니라 '정확한 사람 귀에 속삭이기'다.참여형 브랜드 경험, 관객을 선수로 만들어라노이즈가 높은 환경에서 일방적 메시지는 무력하다. 소비자를 능동적 참여자로 만들어야 한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을 보자. 나이키는 공식 스폰서도 아니었지만, 팬들이 자신의 축구 영상에 #JustDoIt를 달아 올리도록 유도했다. 평범한 사람들의 축구 순간이 나이키 캠페인의 일부가 됐다. 결과는? 월드컵 기간 나이키의 브랜드 언급량이 공식 스폰서 아디다스를 30% 초과했다. 참여는 기억을 만들고, 기억은 충성도를 만든다. 광고를 100번 보는 것보다 한 번 참여하는 게 더 강력하다.경기 결과 예측 게임, 응원 미션 같은 게이미피케이션을 설계하라. 금전 보상이 아니어도 된다. ▲리더보드 1위 ▲특별 배지 같은 사회적 보상도 효과적이다. 팬들의 응원 콘텐츠를 모아 재확산하는 허브를 만들고, 경기 직후 즉시 관련 상품을 살 수 있게 연결하라.퍼포먼스와 진정성의 균형, 숫자와 감성 둘 다 잡아라빅이벤트 마케팅에는 딜레마가 있다. 경영진은 "광고비 쓴 만큼 매출이 올랐느냐"고 따진다. 그러나 소비자는 "돈 냄새 나는 광고"에 냉소적이다. 클릭 수와 구매 전환율만 쫓으면 당장 성과는 나올지 몰라도, 브랜드는 텅 빈다. 반대로 "브랜드 가치가 올랐다"는 추상적인 말만 하면 경영진을 설득하기 어렵다. 단기와 장기를 함께 측정하는 체계를 만들어라. 즉각적 성과(클릭·구매)와 브랜드 건강도(인지도·선호도)를 동시에 추적한다. 이벤트와 연관된 브랜드 서사를 만들어라. BBQ의 ‘치킨연금’은 아이디어 하나로 이 둘을 모두 잡았다.노이즈 속 생존 사례, 즉흥과 계획의 균형2024년 파리 올림픽, 삼성은 메달리스트에게 갤럭시 폰을 제공하고 시상대 셀카를 유도했다. ‘빅토리 셀피’는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시도된 후원사 제품의 시상대 등장이었다. 사전에 준비된 치밀한 기획이지만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며 자연스러운 장면 연출했지만 현장에서의 창의적 적응이 빛나는 순간이었다. 전 세계 메달리스트 셀카가 SNS 확산되며 '승리의 순간 = 갤럭시'로 각인 됐다 둘 다 '의미 있는 순간'에 브랜드를 연결한 것이다.2022년 베이징, BBQ는 공식 스폰서가 아니었다. 윤홍근 회장이 빙상연맹 회장 이라는 특수 관계를 활용해 즉흥적으로 '치킨연금' 아이디어를 냈다. 금메달리스트가 나오자 화제 폭발. 특수관계 논란은 있었지만 창의성으로 전년대비 매출 40%%가 급증했다.2026년은 2018년보다 유리하다. 첫째는 속도다. AI로 리얼타임 대응이 일상화됐다. 둘째는 정밀도. OTT·CTV로 하이퍼-로컬 타겟팅이 현실화됐다. 셋째는 효율이다. AI가 제작·타겟팅·측정을 자동화한다. 그러나 역설이 있다. 기술이 좋아졌다고 쉬워진 게 아니다. 모두가 같은 무기를 가지면, 전략과 창의성이 승부를 가른다.2026년 마케팅 환경은 이중적이다. 4개 빅이벤트는 기회지만 노이즈는 최고다. 불확실성은 높지만 대응 능력도 진화했다. 핵심은 창의적 순발력이다.. 오레오, BBQ 그리고 삼성의 성공비결은 창의적 아이디어다. 아울러 ▲‘의미 있는 순간'에 브랜드를 연결하는 순발력 ▲리얼타임으로 반응하되 창의적으로 ▲지역을 타겟하되 정밀하게 ▲소비자를 참여시키되 기억에 남게 ▲성과를 측정하되 진정성 있게. 2026년의 승자는 가장 큰 예산을 가진 브랜드가 아니다. 순발력있게 창의적으로 적응하는 브랜드가 될 것이다.

2026.01.26 10:00

4분 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