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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비핵화는 목표, 핵무기는 현실”…한미 안보전략 재정비할 때다 [ESF2026]

국제 이슈

“북한 비핵화는 여전히 포기할 수 없는 목표다. 하지만 북한이 핵무기와 미국 본토를 겨냥할 미사일 능력을 갖췄다는 현실도 외면해선 안 된다.”렉슨 류 더아시아그룹(TAG) 사장(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비확산담당관)은 지난 6월 17일 서울 중구 장충동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7회 이데일리 전략포럼’(ESF2026) 둘째 날 특별대담에서 이같이 말했다. 북한 비핵화 원칙은 유지하되, 달라진 안보 환경에 맞춰 억제 전략도 재정비해야 한다는 메시지였다.류 사장과의 대담에는 안호영 전 주미대사가 함께 참석했다. 두 사람은 북한 핵 문제와 한미동맹의 미래를 주제로 의견을 나눴다.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이 고도화하는 가운데 한미가 어떤 방식으로 동맹의 실효성을 높일 것인지가 대담의 핵심 화두였다.류 사장은 최근 워싱턴의 변화를 먼저 짚었다. 그는 “미국의 대외정책과 안보정책, 동맹을 바라보는 시각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며 “한국도 미국의 전략적 이해를 정확히 읽어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동맹의 변화 자체를 우려하기보다 미국이 어떤 국익과 전략 아래 움직이는지를 살펴야 한다는 취지였다.대담의 흐름은 자연스럽게 북한 핵 문제로 연결됐다. 류 사장은 “북한이 지난 수년간 보여준 변화가 비핵화 목표 자체를 바꾸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북한은 이미 핵무기뿐 아니라 미국 본토까지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이 핵을 보유한 현실을 전제로 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국민을 더 위험하게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비핵화 원칙과 핵보유 현실을 동시에 고려하는 접근이 필요하다는 얘기였다.안 전 대사는 북한의 군사력 외에도 체제의 취약성 또한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화폐가치 하락과 식량·에너지·의약품 가격 상승 등 경제 불안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그는 “북한은 러시아와 중국과의 관계를 통해 국제적 존재감을 높이려 하고 있지만, 경제와 민생 측면에서는 여전히 실패한 국가”라고 평가했다.두 사람은 북한 체제의 취약성이 곧 ‘위협 감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는 데 뜻을 같이 했다. 체제가 불안정할수록 군사적 모험주의가 커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류 사장은 “불안정성과 군사력이 결합될 때 더 위험한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대담의 또 다른 축은 한미 확장억제였다.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이 고도화하면서 미국의 핵우산이 실제 위기 상황에서 작동할지에 대한 우려가 흘러나오고 있다. 류 사장은 확장억제를 한국만의 안보 문제로 접근해선 안 된다고 했다. 그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 본토와 역내 미군, 동맹 전체에 대한 위협”이라며 “한미 공동의 전략적 이해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미국 내에서도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안 전 대사는 한미 핵협의그룹(NCG)의 역할 확대를 주문했다. 그는 “NCG를 최소한 나토 수준의 핵협의 체계로 발전할 필요가 있다”며 “구체적인 작전계획을 수립하고 정례 훈련까지 이뤄져야 한국이 확장억제의 실효성을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양측은 변화한 안보 환경에 맞춰 한미동맹과 확장억제 체계를 발전시켜 나가자고 중지를 모았다. 류 사장은 “목표와 현실을 함께 볼 필요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2026.06.21 08:30

3분 소요
'호르무즈 재봉쇄' 이란 외무부 "협상 대표단 스위스 간다"

국제 경제

이란이 미국과 체결한 종전 양해각서(MOU)의 이행 여부를 점검하기 위해 협상 대표단을 스위스로 파견한다. 이란은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이 합의 위반이라고 주장하며 미국에 약속 이행을 촉구하는 한편, 이행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합의 자체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20일(현지시간) 현지 매체들을 통해 "협상 대표단이 곧 스위스로 출발할 예정"이라며 "상대방(미국)의 종전 양해각서 이행을 요구하고 그들이 약속을 어떻게 이행할 계획인지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바가이 대변인은 "상대방이 약속의 일부를 지키지 않는다면 MOU 전체가 위험에 처할 수 있다"며 "가능한 한 빨리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합의가 위태로워질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우리는 이행되지 않을 약속에 서명한 것이 아니다"라며 "상대방이 의무 이행을 회피한다면 필요한 조치로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이란은 미국과의 종전 합의에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의 전쟁을 즉각적이고 영구적으로 종식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한 공습을 이어가고 레바논 영토에서도 철수하지 않고 있다며 이를 합의 위반으로 규정했다.바가이 대변인은 "이란은 약속을 지켰으며 미국은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이 레바논 공격을 중단하도록 강제할 의무가 있다"며 "미국이 이를 방기함으로써 명백히 MOU를 위반했다"고 비판했다.이란 측의 압박은 레바논에서 교전이 계속되는 상황과 맞물려 나오고 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지난 19일부터 휴전에 돌입했지만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레바논 보건부에 따르면 휴전 발효 당일 이스라엘의 공습과 포격으로 남부 및 동부 지역에서 47명이 사망했다.20일에도 양측의 충돌은 계속됐다. 레바논 남부에서 16명이 추가로 사망했으며 레바논 국영 매체는 이스라엘이 약 20곳을 공습했다고 보도했다.한편 같은 날 이란군을 통합 지휘하는 하탐 알안비야 중앙사령부는 레바논 전투가 계속되고 있다는 이유로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봉쇄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가 실제 이행 단계에 들어설 수 있을지, 또 레바논 전선의 휴전이 유지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26.06.20 23:27

2분 소요
존 햄리 “트럼프, 동맹을 하청업체 취급...韓, 외교 역량 더 키워야”

CEO

존 햄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명예회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과 다른 것을 원하는 나라들을 상대해본 적이 없다”며 “잘 짜인 계획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훌륭한 협상가라고 생각하는 것 같지만 동맹국을 하청업체처럼 여기는 것 같다”고도 했다. 한국에 대해선 글로벌 외교에서 더 큰 역할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햄리 명예회장은 16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7회 이데일리 전략포럼에서 반기문 보다나은미래를위한 반기문재단 이사장(전 유엔(UN) 사무총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가로서의 자질과 한계 ▲북한의 비핵화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미국의 유엔(UN) 이탈 문제 등을 주요 의제로 특별대담을 진행했다.트럼프, 세계를 사업가 관점으로 봐…전작권 전환에는 준비됐느냐가 중요반 : 트럼프 대통령이 대만 문제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지 궁금하다. 개입하지 않으려는 것처럼 보인다. 햄리 : 트럼프 대통령은 가장 좋은 대응 방식이 반응하지 않고 시진핑의 마음속에 불확실성을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판단한 것 같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훌륭한 협상가라고 생각하는데, 그는 항상 자신과 같은 것을 원하는 사람들하고만 협상해왔다. 더 좋은 호텔을 원했고, 더 나은 거래를 얻으려 했다. 하지만 자신과 다른 것을 원하는 나라들을 상대해본 적이 없다. 반 :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합의 서명을 발표한 뒤 갑자기 2019년 2월 하노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찍은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게시했다는 기사를 읽었다. 어떻게 생각하나. 햄리 : 내 가설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고 싶다는 신호를 보내려 했던 것 같다.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에 접촉을 시도했지만 거부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통 외교를 무시하고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동맹국들을 하청업체처럼 여기는 것 같다. 사업을 할 때 하청업체들을 매우 무례하게 대했다. 그는 세계를 사업가적 관점에서 바라본다. 하지만 이런 접근 방식이 실패하고 있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미국 이후의 G7’으로 전환되는 분기점이 될 수도있다. 미국 국민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정책에 만족하지 않고 있다. 반 :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김정은 위원장을 만날 기회가 생긴다면 한국 정부, 특히 이재명 대통령과 충분히 협의할지 아니면 자기 방식대로 할지 걱정이다.햄리 : 트럼프 대통령에게 잘 짜인 계획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란 문제도 충분히 생각하지 않고 임했고 결국 얻은 것이 거의 없다. 이번 합의는 전쟁 직전으로 돌아가서 핵 문제를 논의하자는 것에 불과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왜 김정은 사진을 올렸는지는 모르겠지만, 전략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려운 문제가 생기면 주의를 다른 데로 돌리려는 경향이 있다. 이란 얘기가 나오지 않도록 새로운 걱정거리를 만들어낸 것일 수도 있다. 반 : (북한의) 비핵화는 이제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됐다. 하지만 북한이 이를 당연한 권리로 여기고 있어 안타깝다.햄리 : 북한은 절대 비핵화하지 않을 것이다. 반 : 한국 정부는 2027년까지 전작권을 한국군 장성에게 이양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미국은 조건이 충족될 때 이양하자는 입장이다.햄리 : 미국이 한국군의 지휘를 반대하는 게 아니다. 전작권 이양은 한국 입장에서 매우 적절한 일이지만, 그에 걸맞은 투자가 필요하다. 이 문제가 처음 제기된 것은 노무현 대통령 때였다. 당시 에드 풀너 헤리티지재단 이사장과 함께 노 대통령을 예방했을 때 한국군이 이 책임을 맡을 준비를 하기 위해 국방부 예산을 얼마나 늘릴 계획인지 물었다. 노 대통령은 그 부분은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했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국방비를 대폭 늘리고 있는 것은 매우 좋은 일이다. 그러나 한국 군 관계자들과 얘기해보면 아직 통합 작전 능력이 충분하지 않다고 한다. 효과적인 전작권 행사를 위해서는 정보(J2)·작전(J3)·전략기획(J5)이 통합돼야 하는데 한국군은 아직 거기까지 이르지 못했다. 반 : 미국이 반대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햄리 : 조건이 갖춰졌느냐가 문제다. 한국이 2027년까지 모든 조건을 충족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인위적인 시한을 설정하기보다는 실제 준비 상태를 함께 평가하는 과정에 합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금 북한이 매우 도발적이고 영구적인 긴장 상태를 원하는 상황에서 우리 스스로를 약화시키면 안 된다. 전작권 이양은 찬성한다. 다만 한국이 준비가 됐을 때, 그리고 그것은 동맹으로서 함께 결정해야 할 문제다. 미국의 UN탈퇴, 트럼프의 일방주의 반발 거세져반 : CSIS나 전직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트럼프 행정부의 국제기구 탈퇴 문제를 공론화할 방법이 없나. 현재 유일하게 생존해 있는 전직 유엔 사무총장으로 도덕적 책임감을 느낀다. 햄리 : CSIS에서 초청하고 싶다. 워싱턴에 오셔서 이 문제를 공개적으로 이야기 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주의에 대한 반발도 생겨나고 있다. 유엔이 운영을 개혁해야 한다는 미국 내 목소리도 있다. 반 : 사무총장 시절 UN 개혁을 추진했다. 항상 “오늘 UN이 해산되면 내일 또 다른 UN을 만들 것”이라고 대답해왔다. 어떤 조직도 완벽하지 않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미국은 국내 문제보다 글로벌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모두가 미국을 바라보고 있는데 미국이 등을 돌리면 실망할 수밖에 없다.햄리 : 한국이 글로벌 외교에서 더 큰 역할을 해야 한다. 헌데 한국 외교부의 규모는 너무 작은 편이다. 네덜란드 인구와 경제 규모가 한국의 30% 수준인데도 외교부는 두 배나 크다. 또 한국 외교부는 오랫동안 미국·중국·러시아·일본과 유엔만 상대해온 측면이 있다. 하지만 이제 한국은 글로벌 국가다. 글로벌 강국이 되려면 외교부를 강화해야 한다.

2026.06.19 06:30

4분 소요
한은 "해외투자로 달러 벌어도 현지 재투자 늘면 환율 상승"

은행

국내 거주자가 해외투자로 달러를 벌어들여도 이를 국내로 들여오지 않고 해외에서 재투자하는 비중이 커지면 환율이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18일 'BOK 이슈노트: 해외투자와 투자소득이 환율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순대외금융자산 누적 등으로 향후 우리나라의 해외 투자소득 흑자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흑자 기조가 환율의 구조적인 하락 요인으로만 작용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신상호 한은 국제국 자본이동분석팀 과장은 "최근 반도체 경기 호황 등으로 대규모 상품수지 흑자가 전망되는데, 그로 인해 해외 금융 자산이 늘며 향후 해외투자와 투자소득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해외 투자소득은 현지에서 재투자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 소득 증가가 곧바로 국내 외환시장으로의 외화 유입 확대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통상 기업이 해외에서 돈을 벌면 국내로 들여오면서 외환 공급이 늘어 환율이 떨어지는 사례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기업이나 투자자들이 해외에서 번 돈을 현지에서 재투자하거나 달러 형태로 보유하면서 국내 외환 공급에 제한적인 영향을 준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보고서는 분석 결과 해외투자가 평균보다 약 3% 늘어날 경우 환율 변동률은 약 0.7%p 상승했고 투자소득이 8% 증가할 경우에는 0.4%p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그러나 투자소득이 증가하더라도 재투자 비중이 1%p 증가하면 외환 공급 효과가 제약되면서 환율에는 0.4%p의 상방 압력이 발생했다.우리나라의 해외 직접투자소득수입 중 현지 재투자 비중은 2010년대 이후 약 50%로 높은 수준이었지만 2023년 기업이 해외 자회사로부터 벌어들인 수익을 국내에 배당하는 경우 세제 혜택을 주기로 한 뒤부터 비중이 급감했다. 2024∼2025년 평균 재투자 비중은 25% 수준이었다.신 과장은 "향후 고령화 및 국내 생산성 둔화로 해외투자 확대가 지속될 경우 그 소득이 해외 현지에 유보되거나 재투자되는 비중도 함께 높아지면서 국내 외환시장으로 유입되는 환류 규모가 제한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해외투자 확대에 따라 늘어나는 투자소득이 실제 국내 외환 공급으로 얼마나 환류되는지를 중심으로 외환 수급 점검 체계를 정교화할 필요가 있다"고전했다.

2026.06.18 16:00

2분 소요
美 연준 기준금리 동결…시장은 ‘인상 가능성’에 반응

은행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6월 17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50∼3.75%로 동결한 뒤 뉴욕증시가 직격탄을 맞았다. 장중 상승세를 이어가던 증시는 연준의 발표 이후 하락 마감했다. 금융시장에서는 이미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전망했던 만큼 인하 기조를 버리고 올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열어둔 연준의 변화에 주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연준은 이날 정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만장일치로 현행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제롬 파월 전임 의장 재임 당시 1월과 3월, 4월 세 차례 동결한 데 이어 케빈 워시 신임 의장 체제하에서 다시 한번 동결한 것이다. 연준은 정책결정문에서 “인플레이션은 에너지를 포함한 일부 부문의 가격 상승을 초래한 공급 충격을 일부 반영해 여전히 2% 목표치를 상회하고 있다”며 “위원회는 물가 안정을 이룰 것”이라고 설명했다.금융시장에서 주목한 것은 연준 위원들의 향후 통화정책 전망이었다. 연준 위원들의 예상치인 점도표상 올해 말 기준금리 예측치 중간값은 3.8%로 지난 3월 직전 점도표(3.4%)보다 높아졌다. 연말 기준금리 예상치를 제출한 18명 가운데 절반인 9명이 최소 한 차례 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예측했다. 연내 0.25%포인트 인상 3명, 0.50%포인트 인상이 5명, 0.75%포인트 인상이 1명이었다. 인하(0.25%포인트) 의견은 1명이었다.불과 3개월 전 점도표에서 올해 안에 금리 인상을 예상한 위원이 한 사람도 없었고 인하를 예측한 위원이 12명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연준의 향후 정책 방향이 얼마나 바뀌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연준의 금리 인상에 힘이 실린 배경에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예상치가 올해 말 기준 3.6%로 나타났고 실업률 역시 지난 3월(4.4%)과 비슷한 4.3% 수준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높아지는 물가를 잡아야 하는 상황에서 금리를 올리더라도 충분히 버틸 수 있다는 경제적 체력에 대한 믿음이 강하다는 뜻이다.이번 결정으로 워시 의장의 매파(통화 긴축 선호) 성격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그는 통화 긴축이 필요하다는 입장인 매파로 분류되다가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준 의장 지명 시기를 전후해 통화 완화 성향의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로 전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워시 의장은 취임과 동시에 연준의 독립성 수호를 언급했고, 금리 인상도 선택지 중 하나라는 신호를 내왔다.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는 6월 18일 오전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주요국 통화정책의 기조 전환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FOMC 회의에서 연준이 금리를 동결하며 향후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고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이 이미 금리를 인상하는 등 세계 각국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에 대응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유 부총재는 “향후 연준의 소통 방식이 변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연준 통화정책 경로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미·이란 종전 이후 중동상황 및 국제유가 흐름, 주요국의 확장적 재정정책, 인공지능(AI) 산업 관련 우려 등 대내외 리스크(위험) 요인이 상존하고 있는 만큼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계속 유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26.06.18 11:06

3분 소요
한은 총재 “물가 상당 기간 오름세 지속할 것…적극 대응”

은행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에도 국내 소비자물가는 높은 수준의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신 총재는 17일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상반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중동지역 리스크가 약간 완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앞으로의 물가 경로에는 여전히 상방위협이 잠재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에너지 공급망이 (전쟁) 이전 수준으로 안정화하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고도 했다.신 총재는 “물가 상승으로 국민의 경제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점을 엄중히 생각하고 있다”며 “앞으로의 물가 흐름을 면밀히 살펴보며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안정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적극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가 안정을 위해 금리 인상 등 한은이 사용할 수 있는 카드를 적극적으로 사용할 것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한은의 물가상승률 목표치는 올해초 2.0% 수준이었지만, 2월 말 중동 전쟁 이후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소비자물가까지 오름세가 확산하면서 5월 기준 3%대(3.1%)로 올라섰다. 석유가격은 지난해에 비해 20%, 근원물가도 2% 중반까지 높아졌다. 한은은 올 하반기에도 소비자물가가 3% 내외, 근원물가는 2% 중후반의 상승률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신 총재는 최근 미국·이란 종전 합의 기대감으로 국제유가가 하락한 것과 관련해 “오늘 유가가 많이 내렸지만, 하루하루 가격 차이와 등락에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하면 안 된다”고 했다. 원유 공급이 전쟁 이전 수준으로 정상화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는 만큼 유가 변화 흐름을 지켜보고 정책 결정을 신중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그는 “5월 전망 이후로 크게 바뀐 것은 없고, 저희 판단을 뒤집는 변화는 없다”며 “원유 가격이 완전히 정상화될 때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한은은 당분간 물가 상승(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고,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신호를 보냈는데, 이런 기류에 변화가 생기지 않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다만 일각에서 거론된 ‘빅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시장이 어려울 때 나온 이야기”라며 가능성이 크지 않음을 시사했다. 빅스텝이란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올리는 것을 말한다. 통상 한 번의 인상 폭이 0.25%포인트 수준인데, 두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신 총재는 “빅스텝이라든지 이런 이야기가 나올 당시에는 시장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오늘과는 좀 대조적”이라고 했다.그는 “중앙은행이 예외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을까 하는 추측 같은 게 많이 나오기 마련”이라면서도 “중앙은행은 통화정책을 펼 때 시장 상황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밑에 깔려 있는 아주 중요한 흐름을 항상 본다. 시장이 중요하지 않다는 이야기가 아니지만 그런 상황에 너무 휘둘리지 않는 그런 정책을 계속 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6.06.17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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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조선·원전이 한국의 힘… 렉슨 류 “질서 설계자로 나서야” [ESF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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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0년이 안보 동맹의 시대였다면, 앞으로 70년은 공동 투자와 공동 설계의 시대가 돼야 합니다."렉슨 류 더 아시아 그룹(TAG) 사장(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비확산담당관)은 17일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7회 이데일리 전략포럼 둘째 날 무대에서 한미동맹의 미래를 이렇게 정의했다. 미국이 안보를 제공하고 한국이 성장의 혜택을 누리던 시대는 저물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 한미동맹은 반도체와 조선, 원자력, 방위산업 등 전략 산업을 함께 육성하는 '공동 투자 플랫폼'으로 진화해야 한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류 사장은 이데일리 전략포럼 둘째 날 첫 기조연설에서 "우리의 목표는 80년 전 만들어진 동맹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70년 동안 지속 가능한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것"이라며 "한국은 설계의 대상이 아니라 미래를 설계하는 국가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올해 포럼 주제는 '힘의 시대, 문명의 재편: 누가 신세계를 설계하는가'다. 류 사장은 전날 열린 첫째 날 곽재선 KG그룹 회장이 언급한 안토니오 그람시의 "낡은 것은 죽어가고 새로운 것은 아직 태어나지 않았다"는 문구를 인용하며 국제질서가 구조적 전환기에 들어섰다고 설명했다. 냉전 종식 이후 세계 경제를 떠받쳐온 자유무역과 글로벌 공급망, 경제적 상호의존이 더 이상 안보를 보장하지 않는 시대가 됐다는 것이다. 그는 "과거에는 경제적 상호의존이 안정의 기반이었지만 이제는 오히려 취약성을 키우는 요인이 되고 있다"며 "반도체와 희토류, AI, 전력망은 산업을 넘어 국가안보의 핵심 자산이 됐다"고 설명했다.실제로 미국과 중국의 전략 경쟁은 첨단 기술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반도체 수출 통제와 공급망 재편, 핵심 광물 확보 경쟁이 대표적이다. 사실상 국가 경쟁력과 산업 경쟁력, 안보가 하나의 축으로 결합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류 사장은 이런 변화 속에서 한국이 드문 전략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중 경쟁의 최전선에 놓여 있는 동시에 북한 핵 위협에 직면한 국가이지만, 역설적으로 이러한 지정학적 조건이 한국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특히 한국이 보유한 산업 경쟁력을 '전략 자산'으로 규정했다.가장 먼저 언급한 분야는 반도체였다. 한국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다. D램 시장 점유율은 70%를 웃돈다. 생성형 AI 시대 핵심 부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가 선두를 달리고 있다. 류 사장은 "모든 AI 모델은 메모리 위에서 작동한다"며 "한국은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를 보유한 국가"라고 평가했다.조선 산업도 대표적인 전략 자산으로 꼽았다. 글로벌 선박 수주 시장은 중국과 한국, 일본이 주도하고 있으며 미국의 상선 건조 비중은 1% 미만이다. 반면 한국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과 고부가가치 선박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최근 미국이 해군력 확대와 조선업 재건을 국가 전략으로 내세우는 배경에도 한국과의 협력 필요성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원자력 산업 역시 주목했다. 한국은 현재 26기의 원전을 운영하고 있으며 UAE 바라카 원전 수출을 통해 세계 원전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했다. AI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 능력은 국가 안보와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방위산업에 대한 평가도 높았다. 그는 한국 방산이 단순한 무기 수출을 넘어 생산 역량과 기술 이전, 공동 생산 체계를 갖춘 새로운 단계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한국 방산 수출은 2024년 기준 약 95억 달러 규모를 기록하며 세계 주요 방산 공급국으로 자리 잡고 있다.한국의 산업 역량이 한미동맹의 성격 자체를 바꾸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80년 동안 미국이 안보를 제공하고 한국이 혜택을 받는 구조였다면 앞으로는 양국이 자본과 역량을 함께 투자하는 관계가 될 것"이라며 "미국은 보호국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파트너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건강한 동맹이라면 서로에게 무엇을 제공할 수 있는지 질문할 수 있어야 한다"며 "한국은 반도체와 조선, 원자력, 방산 분야에서 미국이 필요로 하는 역량을 이미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주의할 부분은 있다. 류 사장은 한국이 가장 경계해야 할 위험으로 '방기(abandonment)'보다 '거래 대상화'를 꼽았다. 과거에는 동맹국으로부터 버림받는 위험이 컸다면, 앞으로는 강대국 간 협상의 대상으로 전락하는 위험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이를 피하기 위한 해법으로는 대체 불가능한 역량 확보를 제시했다. 공급망과 기술 체계 깊숙이 자리 잡아 한국 없이는 글로벌 시스템이 작동하기 어려운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다.류 사장은 연설 말미에 "많은 국가가 앞으로 어떤 미국이 등장할지 예측하는 데 시간을 쏟고 있지만 그것은 잘못된 질문일 수 있다"며 "더 중요한 것은 어떤 국제 환경에서도 번영할 수 있는 한국을 설계하는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더 이상 세계 질서를 지켜보는 국가가 아니라 미래의 규칙을 만드는 국가가 돼야 한다"며 "설계의 대상이 아니라 설계자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6.06.17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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