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은행 산업이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전환·글로벌 확장 등 내부 목표는 물론, 주요국 금리인상 등 외부 요인도 영향을 끼칩니다. 횡령, 채용 비리와 같은 다양한 사건들도 발생합니다. 다방면의 취재 중 알게 된 흥미로운 ‘금융 은행 동향’을 ‘김윤주의 금은동’ 코너를 통해 전달합니다.
“이 향기 뭐죠.” 은행 점포에 들어서자 은은한 향기가 먼저 다가온다. 우리은행은 전 영업점에 동일한 향을 적용하는 ‘시그니처 향기 전략’을 도입하며 브랜드 경험을 감각적으로 통일하는 데 나섰다. 금리와 상품 중심의 경쟁에서 벗어나 고객이 체감하는 ‘경험’이 새로운 차별화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블루노트’·‘TC 1899’…공간별 향기 전략 이원화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해 말부터 향기 시스템 도입을 본격화했다. 2025년 12월 서울 중구에 위치한 본점과 우리금융디지털타워를 포함한 29개 지점에서 시범 운영을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총 348개 영업점에 설치를 완료했다. 향후에도 적용 범위를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단순한 공간 연출을 넘어 고객 접점 환경 전반을 개선하겠다는 전략이다.향기 개발은 향 전문 기업 센트온과 협업해 진행됐다. 2025년 10월부터 약 2개월간 조향 설계와 내부 테스트, 고객 반응 피드백을 거쳐 완성됐다. 개발 과정에서는 ▲향의 지속성 ▲확산력 ▲고객 체류시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눈에 띄는 점은 지점별로 향기를 달리하는 ‘이원화 전략’이다. 일반 영업점에는 ‘블루노트’(Blue Note) 향을 적용했다. 청량함과 상쾌함, 포근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도록 설계된 향이다. 고객이 은행 방문 시 느끼는 긴장감을 낮추고 편안한 상담 환경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반면 시그니처센터 등 프리미엄 채널에는 ‘TC 1899’(the Scent of 1899) 향을 적용했다. 깊이감 있는 우디·머스크 계열을 기반으로 한 고급스러운 향으로, 차분하고 묵직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하는 공간 특성상 신뢰감과 집중도를 높이는 데 방점을 찍은 것이다.우리은행 관계자는 “공간 특성과 고객군에 맞춰 향기를 차별화했다”며 “일반 지점은 편안함, 프리미엄 센터는 신뢰와 품격을 전달하는 방향으로 설계했다”고 설명했다.“지점 분위기 부드러워졌다” 머물고 싶은 공간 ‘오감 경쟁’향기 전략은 실제 고객 경험에도 변화를 만들고 있다. 영업점 현장에서는 “지점 분위기가 한층 부드러워졌다”, “은행 방문 시 긴장감이 덜하다”는 고객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직원들 역시 상담 환경이 안정적으로 조성됐다는 평가를 내놓으며, 특히 대기시간 동안의 체감 만족도가 개선됐다는 내부 의견도 확인된다.은행권의 향기 마케팅은 단순한 인테리어 요소를 넘어 ‘브랜드 전략’으로 진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시각 중심의 공간 연출에 머물렀다면, 최근에는 향기를 통해 고객의 감정과 기억에 직접적으로 작용하는 ‘오감 경험’ 설계로 확장되는 흐름이다. 특히 비대면 거래가 일상화되면서 오프라인 점포의 역할이 단순 창구를 넘어 ‘체험 공간’으로 재정의되고 있는 점도 이 같은 변화에 힘을 보탠다. 우리은행은 이를 통해 단순 거래 공간을 넘어 ‘머물고 싶은 공간’으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향기를 매개로 브랜드 호감도를 높이고, 나아가 고객 충성도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우리은행 관계자는 “향기는 시각·청각과 달리 기억과 감정에 직접적으로 작용하는 특성이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는 브랜드 호감도 제고와 고객 충성도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