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내 땅에서 문화재 나오면 낭패?...이유 살펴보니 [백세희의 컬처&로(LAW)]
- 건설공사 과정서 발견되는 매장유산의 발굴 비용 부담 문제
보상 없는 구조에 ‘재산권 침해’ 논란도
경주처럼 일국의 수도로서 오랜 역사를 지닌 도시는 말마따나 ‘맨땅에 삽만 대면 문화재가 나온다’고 한다. 그래서 소규모 공사를 하다가 그릇 조각이라도 나오게 되면 그냥 조용히 덮어버리고 만다는 괴담(?)도 종종 들려 온다.
내 땅에서 토목·건축 공사를 하는 도중에 문화유산이 발견되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우리 법은 어떻게 정하고 있을까.
‘사업 시행자’가 발굴 비용 부담, 보상·포상금도 없어
우선 관련법으로는 ‘매장유산 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이하 매장유산법)이 있다. 위 법상 토지 또는 건조물 등의 부지에 매장되어 있거나 수중에 분포되어 있는 문화유산을 ‘매장유산’이라 부른다. 건설공사를 하다가 발견되는 문화유산이 바로 위 법의 적용을 받는 매장유산이다.
그냥 조용히 넘어가면 어떨까? 동법 제17조는 신고 의무를 정하고 있다. 공사 중 매장유산이 나오면 시행자는 그 사실을 신고해야만 한다. 신고하지 않고 덮어버리거나 없애버리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공사를 중지하지 않으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매장유산법’ 제11조 제1항 본문은 원칙적으로 매장유산이 존재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지역(유존지역)의 발굴을 금지하고 있다. 동항 단서에 의해 허가 등을 얻은 예외적인 때에만 인정할 뿐이다. 문제의 발굴비용 부담은 동조 제3항이 정하고 있다. 발굴 허가를 받은 해당 공사의 ‘시행자’가 부담하는 것으로 명백히 정해놓았다.
이처럼 법에 의할 때 비용 부담의 주체는 사업의 ‘시행자’이지, 토지의 ‘소유자’가 아니다. 시행자와 소유자가 다를 때는 오직 시행자만이 발굴비용을 부담한다. 그런데 큰 빌딩·아파트·오피스텔을 짓는 경우가 아니라, 작은 필지의 토지에 내가 살 주택을 짓거나 증축, 저층 상가건물을 건축하는 등의 소규모 공사를 생각해보자. 대부분 땅 주인이 건축물을 소유하는 건축주임과 동시에 인·허가 신청과 자금 조달 등 사업의 주체인 시행자가 된다.
요컨대 작은 공사는 소유주가 곧 시행자인 셈이다. 나아가 아파트 재개발·재건축 사업에서는 형식적으로 조합이 시행자이지만 실질적인 비용 부담은 조합원, 즉 소유자들에게 있다. 그래서 SNS에는 땅주인만 손해라는 글이 종종 발견되는 것이다. 시행사 법인이 오피셜 계정을 통해 시행사만 손해라는 푸념을 올릴 것 같지는 않으니 말이다.
건설공사 중 발굴된 문화유산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국가의 소유로 귀속되고, 보상금이나 포상금도 지급되지 않는다. 이는 ‘매장유산법’ 제20조와 제21조가 정하고 있다. 제11조 제1항에 따라 발굴될 매장유산은 보상금 지급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럼 어떤 경우에 보상·포상금이 지급될까? 건설공사 중 발견이 아닌 상황을 상상해 보자. 어부가 바다에서 그물을 걷다가 고려청자를 발견한 때, 바로 그런 경우 어부는 보상 또는 포상을 받을 수 있다.
불만은 결국 헌법재판소로…‘합헌’ 판단
발굴비용도 내가 부담하고, 내 땅에서 나왔는데 보상금도 받지 못하니 당사자는 억울할 수 있다. 개인의 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위헌적인 법이 아닌지에 대한 심판을 구하기에 이른다. 위헌심판형 헌법소원이 제기된 것이다. 구 ‘문화재보호법’이 위헌인지에 대한 심판이었다. 헌법재판소는 7대 2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헌법재판소 2010. 10. 28.자 2008헌바74 결정)
다수의견은 공사 과정에서 매장문화재의 발굴로 인하여 문화재 훼손의 위험을 야기한 사행자에게 원칙적으로 발굴 경비를 부담시키는 것은 개발로 인한 무분별한 발굴로부터 문화재를 보호하는 것이어서 입법목적이 정당하고 방법도 적절하다고 보았다.
나아가 발굴비용 확대는 계획단계나 자금의 조달 과정에서 위험요인의 하나로서 충분히 고려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시행자가 발굴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는 더는 사업시행에 나아가지 아니할 선택을 할 수도 있으며, 예외적으로 국가 등이 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완화규정도 있어 과도한 침해로 보기 어렵다는 결정이었다. 이른바 ‘원인자 부담의 원칙’을 확인한 것이다.
다만 재판관 2인의 반대의견도 있었다. 국가가 직접 또는 대행자를 시켜 발굴하는 것은 국가의 문화재 보존의무를 이행하기 위한 것으로서 허용된다고 할 것이나, 그 비용을 건설공사 시행자에게 부담시키는 것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재산상 부담을 지워 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으로서 헌법에 위반된다는 이유였다. 공사를 강제로 중단케 하고 국가가 발굴하는 것까지는 문제 없지만, 비용까지 사인에게 부담케 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취지이다.
법이 명백히 존재하는 상황이니 개발을 준비하는 개인으로서는 주어진 제도 내에서 최대한의 위험을 줄이는 수밖에 없다. 토지의 정보를 꼼꼼하게 살피고 지원 제도를 알아봐야 할 것이다.
토지의 정보와 관련해서는 매장유산 유존지역으로 이미 지정된 곳도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매장유산법 시행령’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문화유적분포지도, 진단보고서 등에 유존지역을 표시하고 이를 국가유산청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 공개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토지 개발을 앞선 이들이라면 먼저 이들 정보를 확인해 볼 일이다.
‘매장유산법’ 제11조 제3항 단서는 건설공사로 인한 발굴에 사용되는 경비는 예산의 범위에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할 수 있다고 정한다. 국비 지원 대상 공사는 단독주택으로서 건축물의 대지면적이 792㎡ 이하인 건설공사나, 개인사업자가 자기 사업에 쓰려고 만드는 건축물의 연면적이 264㎡ 이하이면서 동시에 그 대지면적이 792㎡인 소규모 공사 등이 해당된다. 이와 같은 정보를 통해 비용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찾길 바란다.
백세희 법률사무소 아트앤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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