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일반
“요즘 물건이 없어서”...호흡기 달고 버티는 홈플러스 [가봤어요]
- 납품 반토막 여기저기 품절 표시
현장 직원 수시로 전진 입체 진열
[이코노미스트 이지완 기자] 현장의 공기는 유독 싸늘했다. 매장 내에 으레 울려 퍼져야 할 할인 방송이나 경쾌한 노랫소리가 들리지 않아 적막감마저 감돌았다. 지난 3일 저녁 8시께 찾은 홈플러스 신도림점. 먼 곳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직원들의 눈빛에서 활기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현재 부도 위기에 직면한 홈플러스의 현장 상황이다.
고객 발길 끊긴 홈플러스의 현실
홈플러스는 기업회생 절차 장기화로 벼랑 끝에 섰다. 지난해 3월 홈플러스 회생 절차 개시 이후 주주사인 MBK파트너스가 인수합병(M&A)을 추진했지만 실패로 끝났다. 이 과정에서 예상보다 회생 절차가 길어졌고 유동성 위기가 겹치면서 홈플러스는 정상 경영이 불가능한 상황에 놓였다.
특히 홈플러스는 협력사들이 제품 공급을 주저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회사 신뢰도 하락으로 협력사들이 납품대금 선입금을 요구하면서 제품 공급이 정체된 것이다. 판매 가능한 물건이 줄면서 홈플러스 본사의 운영자금은 결국 바닥을 드러냈다. 회사는 각종 공과금, 세금 등을 체납하더니 최근에는 직원 급여도 주지 못하는 상태가 됐다.
뒤늦게 본사 직원 희망퇴직과 부실점포 폐점 등으로 비용 줄이기에 나섰지만 시장의 기대감은 크지 않다. 점포 폐점은 오프라인 중심인 대형마트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서다. 말 그대로 진퇴양난(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이처럼 위태로운 홈플러스의 상황은 현장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번에 방문한 홈플러스 신도림점은 입지가 매우 좋은 점포다. 1~2호선이 교차하는 신도림역에서부터 도보 4분 정도의 거리다. 매장은 600여세대 규모의 오피스텔 단지와 연결돼 있기도 하다. 주변에는 600세대에서 1000세대 규모의 아파트 단지들도 둘러싸여 있다.
이런 입지 조건이 무색할 정도로 이날 홈플러스 신도림은 한산했다. 주차장과 연결된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점포 입구까지 수백미터(M) 정도 되는 구간이 길게만 느껴졌다. 정상영업을 하는 게 맞나 싶을 정도로 분위기가 침체돼 있어서다. 대형마트 모객에 중요한 점포 밖 테넌트(입점업체) 대부분이 예정보다 일찍 문을 닫은 탓이다. 이 구간을 지나는 동안 마주친 사람은 벤치(긴 의자)에 앉아 홀로 맥주를 마시고 있는 노인 한 명이 전부였다. 점포 인근에서 버젓이 음주를 하고 있는데도 제지를 하는 사람은 없었다. 저녁 시간대 홈플러스 신도림점을 찾는 고객이 많지 않다는 것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홈플러스 식료품점 안으로 들어서고 나서는 몇몇 사람을 더 볼 수 있었다. 퇴근 후 먹을 것을 사러 온 직장인부터 중장년 부부, 엄마와 손을 잡고 나온 딸 등이 보였다. 연령층은 다양했지만 절대적인 수는 매우 적었다. 이날 현장에서 30여분 동안 마주친 사람은 직원을 제외하고 10명이 되지 않았다.
다수의 고객들이 이마트 신도림점으로 유입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장에서 만난 김예나(20세·여)씨는 “집이 근처인데 엄마와 산책하러 나왔다가 잠깐 왔다”며 “요즘은 주변 사람들도 이마트 신도림점으로 많이 간다. 거기가 물건도 더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예전에는 있었는데 지금은 없네요
이날 현장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물건이 없다”였다. 과거 구매 경험을 떠올리며 홈플러스 신도림점에 방문한 조안나(34세·여)씨는 현장 직원에게 “예전에 저쪽에 있던 과자가 안 보이는데 어디에 있냐”고 물었다. 이에 현장 직원은 “요새는 물건이 다 들어오지 않아요”라고 답했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거래처 납품률은 정상 영업 대비 45%(1월 기준) 수준까지 떨어진 상태다.
홈플러스 신도림점의 진열대에는 재고 부족으로 인해 제품 진열이 제대로 되지 않은 진열대가 많았다. 제품 하단에 부착된 가격표에 ‘품절’이라고 적힌 것도 꽤 있었다. 여기에 가격표와 제품이 일치하지 않는 것들도 여럿 보였다. 재고가 있는 제품을 진열하는 것이 텅 빈 상태로 방치하는 것보다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가격표와 실제 제품이 다른 이유를 묻자 현장 직원은 “맛동산은 큰 사이즈만 남았고 작은 사이즈는 재고가 없다”며 “그래서 가격표랑 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시멜로우가 진열된 장소를 묻는 말에는 “그 제품은 지금 매장에 없다”고 답했다.
이처럼 판매할 수 있는 물건이 부족한 상황임에도 현장 직원들은 분주하게 움직였다. 수시로 진열대를 돌면서 전진 입체 진열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는 상품 판매 후 진열대에 빈 공간이 없도록 뒤에 놓인 제품을 앞으로 당겨 진열하는 행위를 말한다.
홈플러스에서 수년째 근무 중이라는 한 직원은 “많은 고객들이 찾던 홈플러스가 지금의 상황에 놓인 것이 안타깝다”며 “지금 상황이 좋지 않지만 남아 있는 직원들은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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