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삼성·SK·LG도 반한 ‘K에어돔의 1인자’ 엄기석 필드원 대표
- 스포츠 인프라 모델 통한 기후 위기·지방 소멸 해법 제시
365일 제약 없는 스포츠 활동 ‘에어돔’ 인프라로 혁신
[이코노미스트 김두용 기자]
기후 위기와 지방 소멸 그리고 스포츠. 앞의 키워드는 대표적인 사회적 문제이자 미래세대를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난제다. 뒤에 붙은 스포츠는 전혀 다른 키워드로 다가온다. 그러나 엄기석 필드원 대표이사는 난제 해결의 치료제로 ‘스포츠’를 제시하며 산업의 새로운 물결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쉽지 않은 길을 택한 엄기석 대표는 해외에서 더 주목하는 ‘K-에어돔’을 중심으로 한 우물만 진득하게 파고 있다.
APEC 빛낸 미래 건축물
필드원은 단순히 스포츠 시설을 시공하는 기업이 아닌 스포츠 공간을 기획·설계·시공·운영하는 ‘토털 스포츠 디벨로퍼’(Total Sports Developer)를 추구한다. 지역의 스포츠 생태계를 설계하고 도시의 활용 가치를 높이는 인프라를 만드는 기업이라는 다소 어려운 길을 걷고 있다.
기업의 추구 방향이 ‘토털 스포츠 디벨로퍼’라는 단어처럼 복잡해 보이지만 문제 해결의 방정식과 도구는 정말 단순하다. 그는 사회적 문제에 거창한 해법이 아닌 스포츠를 대입하고 있다. 공대를 나온 공학도이자 연구원 출신이지만 스포츠 전문가보다 더 진정성 있게 ‘스포츠 내면’을 바라본 끝에 나온 혜안이다.
엄 대표는 “스포츠를 단순한 운동이나 시설로 보지 않는다. 스포츠는 교육”이라며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하고, 패배를 인정하는 법을 배우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교실에서 배우기 어려운 삶의 중요한 가치”라고 강조했다.
스포츠를 ‘비포 닥터’(Before Doctor)라고 정의하기도 했다. 그는 “스포츠는 가장 강력한 비포 닥터 역할을 한다. 병이 생긴 뒤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병이 생기기 전에 예방하는 힘을 갖고 있다”며 “건강을 지키고 사람을 활력 있게 만들고, 삶을 더 아름답게 만드는 콘텐츠”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생활체육 인구가 3000만명을 넘었다는 점을 주목했다. 그는 “누가 시켜서가 아닌 사람들이 스스로 선택하는 활동이라는 점에서 스포츠가 큰 의미가 있다. 그 안에 미래의 답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스포츠를 기후와 계절 등에 구애받지 않고 365일 내내 할 수 있다면 건강한 사회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비가 오든 눈이 오든 모든 환경적인 요소에 제약받지 않는 시설의 확립이 에어돔의 출발점이다. 사회적 문제의 해결 도구로 스포츠를 선택했듯이 ‘365일 스포츠 활동의 해결책은 에어돔’이라는 명확한 공식을 세웠다.
엄 대표는 “에어돔은 단순한 시설이 아니라 스포츠 인프라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모델이라 생각한다. 필드원은 국가가 처음 시도한 세계적 모델의 에어돔 프로젝트를 직접 조성하며 대한민국에 새로운 스포츠 공간 개념을 선보였다”고 피력했다.
지난해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된 APEC에서는 K-에어돔의 가능성을 뽐냈다. 필드원은 삼성·SK·현대차·LG를 비롯해 메타 등 글로벌 기업들의 주요 전시 콘텐츠를 담은 공간인 ‘K-Tech 에어돔 전시관’을 선보이며 호평을 받았다. 필드원은 기초 설계부터 내부 조도 조정까지 모든 공정을 자체 기술로 구현하고 관리하는 국내 유일의 에어돔 기술 전문기업으로 기술력과 완성도를 입증했다. 기업들도 미래형 전시 건축물이자 ‘시간을 압축한 예술’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엄 대표는 “APEC은 K-에어돔의 가능성을 국내외에 알리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국가급 국제행사에서 공식 공간으로 활용됐다는 점은 안전성과 품질 측면에서 충분히 검증됐다는 의미”라며 “에어돔은 단순한 스포츠 시설을 넘어 국제 전시·컨벤션·문화행사 등으로 확장 가능한 인프라라는 것을 보여줬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일본·중동 러브콜 ‘K-에어돔’ 활짝
필드원의 에어돔은 일본에 수출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에어돔의 안전성과 효율성 등으로 지방자치단체는 물론이고 해외에서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다.
엄 대표는 “일본에서 에어돔 관련 공급 및 협력 계약을 체결하며 시장 진출 기반을 마련했는데 특히 지진 등의 이유로 안전 기준이 엄격한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중동 지역에서도 협력 프로젝트를 통해 수주를 진행한 바 있다”고 말했다.
공사 기간을 비약적으로 줄일 수 있는 데다 자원 순환형인 에어돔은 기후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친환경적인 건축물로 각광받고 있다.
그는 “기후 위기는 특정 지역에 한정된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가 공통으로 직면한 과제다. 폭염·폭우·한파·미세먼지 등 기후 리스크가 일상화되면서 기후 영향을 최소화하고 365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공간에 대한 수요는 글로벌 차원에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한 글로벌 기업은 데이터센터 건설 과정에서 공사 기간 효율과 작업 능률을 위해 공사 현장 전체를 에어돔으로 덮는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그는 “에어돔은 하나의 목적 시설이 아니라 ‘다목적 기후 대응 플랫폼 공간’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하다. 기후 위기 시대의 범용 인프라 솔루션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비교적 쓸 수 있는 부지가 많은 지역에서의 성과를 주목하고 있다. 필드원은 경주 스마트 에어돔 프로젝트를 통해 가능성을 증명했다. 4월에는 충남 보령 스포츠파크 에어돔 오픈을 앞두고 있다.
엄 대표는 “다수의 지자체뿐 아니라 민간 영역에서도 에어돔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에어돔은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지역 사람을 모이게 하는 인프라로서 지방 소멸 문제에 대한 하나의 해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어돔은 건설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을 크게 줄일 수 있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측면에서도 매우 의미 있는 대안이라 기업들도 눈여겨볼 수밖에 없는 미래형 시설물이다.
국내 스포츠 산업의 구조적 한계와 체육시설의 비효율성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필드원은 24년째를 맞고 있다. ‘스포츠에 미친 사람’이라고 불릴 정도로 엄 대표는 앞만 보고 직진하고 있다.
그는 “스포츠인이 아니라서 오히려 스포츠를 더 거시적으로 바라볼 수 있었던 것 같고 스포츠에 대한 홍보·마케팅 전문가라고 자부한다”며 “나이키코리아 대표와 직원들을 상대로 스포츠 마케팅 강연을 하면서 인상적인 평가를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엄 대표의 신념과 꿈은 확고하다. 인공지능(AI)과 로봇이 빠르게 발전하는 시대일수록 사람을 움직이게 하고 연결하는 산업은 더 중요해진다는 것이다. 바로 스포츠가 그 시대의 현실적인 대안이자 지속 가능한 미래 산업이라고 믿고 있다.
엄 대표는 “필드원은 그 전환의 흐름 속에서 새로운 글로벌 스포츠 인프라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또 필드원의 ‘엠무브’ 브랜드가 용품·시설·운영·콘텐츠를 모두 아우르는 새로운 스포츠의 물결이 되기 바란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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