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4대 금융, 여성 경영진 비율 한자릿 수…육성 방안은?
- [여성 리더십, 금융의 새 공식]①
여성 경영진 비율 우리 11%…하나 5%로 뒤처져
‘유리천장’ 타파…여성 비율 목표치 설정 등 노력

[이코노미스트 김윤주 기자] 국내 주요 금융그룹이 여성 인재 육성에 힘쓰고 있지만, 여전히 유리천장은 쉽게 깨지지 않고 있다. 특히 국내 4대 금융그룹의 여성 경영진 비율은 여전히 한 자릿수에 머무는 것으로 나타났다.
4대금융, 경영진 중 여성 비율 8.8%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금융의 ‘2024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이들 금융사의 경영진 중 여성 비율은 평균 8.8%에 불과했다. 각 그룹별로는 우리금융이 11.4%로 가장 높았고, 이어 ▲신한금융 10.2% ▲KB금융 8.8% ▲하나금융 5.02% 순이다. 하나금융의 경우 2023년 말 여성 경영진 비율이 5.6%였는데, 지난해에는 5.02%로 오히려 감소했다.
금융권 전반으로 범위를 넓혀도 상황은 비슷하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자산총액 2조원 이상인 99개 금융회사에서 등기임원 682명 가운데 여성은 96명(14%)에 그쳤다. 특히 은행 가운데 부산·전북·광주·수협·산업·케이뱅크 등 6곳은 등기임원 전원이 남성으로 구성돼 있었다.
현행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은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주권상장법인의 경우, 이사회의 이사 전원을 특정 성별로만 구성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핵심 의사결정 구조에서 여성 비율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으며, ‘다양성’을 내세우는 선언과 현실 사이의 간극도 뚜렷하다.
오희정 사무금융노조 여성위원장은 “금융회사에서 여성들의 승진이 차별받는 유리천장이 여전히 깨지지 않고 있다”며 “자본시장법상 이사회 성별 구성 특례 기준을 자산총액 1조원 이상으로 확대하고, 노르웨이·프랑스·벨기에·독일 등에서 시행 중인 여성할당제 등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리천장 깨자”…금융사, 가지각색 육성 프로그램
주요 금융사들은 여성 인력 육성과 승진 기회 확대를 위한 다양한 제도 마련에도 나서고 있다. 단순히 교육 프로그램이나 멘토링을 운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여성 관리자 비율 목표치를 설정하는 등 보다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방안을 추진하는 모습이다. 이를 통해 조직 내 다양성과 포용성을 강화하고, 유리천장 해소를 위한 실질적인 변화를 이루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KB금융은 작년 말 8.8%인 여성 경영진 비율을 2027년까지 20%로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KB금융은 ‘WE(Womans Empowerment) STAR’ 제도를 운영해 여성인재 및 리더를 육성 중이다. 그룹 공동으로 진행하는 ‘KB WE STAR 멘토링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이는 임원들이 멘토가 돼 신임 여성 부점장을 멘토링하는 프로그램이다.
신한금융은 작년 말 10.2%인 여성 경영진 비율을 2030년에는 15.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부서장 비중 또한 2024년 말 기준 18.2%에서 2030년에는 25%까지 높일 계획이다. 신한금융은 2018년부터 여성 리더 육성프로그램인 ‘신한 쉬어로즈’를 운영해왔고, 지난해까지 여성 리더 총 331명을 배출했다.
하나금융은 여성 관리자 비율을 30% 달성할 계획이다. 2024년 말 기준 여성 관리자 비율은 26.55%다. 하나금융은 여성 리더를 적극적으로 양성하기 위해 지주 하나문화 리더십 센터에서 운영하는 그룹 공통연수 프로그램인 ‘하나 웨이브스(Hana Waves)’를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차세대 여성 리더 육성 프로그램으로, 매년 그룹 내 부점장급 직원 중 약 30명의 예비 여성 리더를 선발해 체계적인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작년 말 기준 총 120명의 직원이 수료했으며, 2030년까지 누적 300명 양성이 목표다.
우리금융은 여성 경영진 비율을 작년 말 11%에서 2030년에는 15%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우리금융은 모든 임직원이 성별에 관계없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공정하고 포용적인 양성평등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2023년 5월 ‘우리금융그룹 성 다양성 목표’를 수립했다. 또한 2024년 ‘여성 RM(영업관리자) 간담회’, 2025년 상반기 ‘그룹 여성 리더 네트워킹 데이’ 등을 진행해 여성 리더 육성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많은 기업이 이제는 다양성 포용과 여성 유리천장 이슈가 이미 많이 해결됐다고 생각하지만 인력 파이프라인 곳곳에서 여성 인력이 대거 이탈하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 역시 과도한 낙관”이라면서 “국가·기업·개인이 제도적 차원, 인식개선 등으로 모두 노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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