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젤스 인수하고 헬스케어 선점하지만...“韓 갤럭시에겐 먼 이야기”
- 전문 의료진 연결하는 ‘커넥티드 케어 서비스’ 비전
美서 시범 서비스 진행하는 AI 헬스코치...애플도 내년 출시

[이코노미스트 라예진 기자] 삼성전자가 헬스케어 시장에 본격 뛰어든다. 인수·합병(M&A)에 신중하기로 잘 알려진 삼성이 미국 디지털 헬스케어 회사 젤스(Xealth)를 인수하면서다. 삼성이 인수를 결정한 젤스는 2016년 미국의 대표적인 대형 병원 그룹인 프로비던스 헬스 시스템에서 파생돼 설립된 기업으로, 현재 미국 내 병원 500여 곳과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 기업 70여 곳과 파트너십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젤스는 프로비던스 헬스 시스템을 비롯해 애드버케이트 헬스, 배너 헬스 등 미국 내 주요 대형 병원 그룹과 계약을 맺고 있다.
젤스가 제공하는 플랫폼은 의료진이 환자 상태를 종합적으로 파악해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을 환자에게 처방·추천할 수 있게 하고, 환자의 건강상태도 실시간으로 조회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삼성은 이번 인수를 통해 이 같은 젤스의 헬스케어 서비스를 갤럭시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기기로 구현할 계획이다. 사실 삼성은 이미 갤럭시의 ‘삼성헬스’ 기능으로 갤럭시 사용자가 스스로 개인의 건강을 관리할 수는 헬스케어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자신의 건강 상태를 기록하고 이를 스스로 판단해 관리하는 형태에 그쳤다면, 이제는 전문 의료 서비스와 연결하는 ‘커넥티드 케어 서비스’를 구현하게 되는 것이다. 관련 서비스는 연내 젤스 인수 절차가 마무리된 후 내년부터 기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수 소식을 알리며 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장 직무대행 사장은 “삼성전자는 혁신 기술과 업계 파트너와의 협력을 통해 사람들이 일상에서 자신의 건강을 관리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며 “젤스의 폭넓은 헬스케어 네트워크와 전문성을 더해 초개인화된 예방 중심 케어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마이클 맥쉐리 젤스 최고경영자(CEO)는 “삼성전자와 젤스는 헬스케어 분야에서 진정한 커넥티드 케어를 구현하고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를 한단계 발전시키겠다는 공통된 목표를 가지고 있다”며 “웨어러블 기기로 수집된 생체 데이터가 병원의 의료기록과 결합됨으로써 환자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하고, 새로운 디지털 헬스케어 가능성을 선보이겠다”고 덧붙였다.
AI 헬스코치는 기존 갤럭시 기능인 삼성헬스을 활용한 버전으로, AI가 삼성헬스에 저장된 사용자의 건강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에 추천하는 의료진의 지침을 제공하고, 또 지침을 사용자가 지킬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구체적으로는 갤럭시 웨어러블 기기에서 수집된 정보를 크게 수면·영양·활동·스트레스 등 4가지 분야로 지표를 나눠 사용자의 건강을 분석하고 관리한다. 해당 서비스는 기존 삼성헬스가 무료인 것처럼 무료로 운영할 계획이다.

애플도 내년 출시 준비하는 AI 헬스케어 시장
삼성이 뛰어든 웨어러블 헬스케어 시장은 애플도 세심하게 준비하는 시장이다. 애플 역시 10년 이상 앱(애플리케이션) ‘건강’을 통해 사용자의 건강 상태를 체크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진행해왔다. 이에 삼성처럼 AI 기능을 더한 헬스케어 서비스인 ‘멀베리’도 내년에 출시할 예정이다.
기능은 삼성의 AI 헬스코치와 비슷하다. 기존 건강 앱에 축적된 정보를 AI로 분석해 사용자에게 개인화코칭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 역시도 예방 조치에 초점을 둬, 조언을 주는 형식으로 디자인된다.
삼성과 애플이 앞다퉈 헬스케어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는 매해 시장의 커지는 속도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그만큼 현대인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크기에, 스마트폰 서비스 중 헬스케어 기능이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실제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은 매해 크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인포메이션(GII)에 따르면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규모는 올해 2668억 달러(약 370조4000억원)을 기록하고, 매년 20%씩 성장해 2032년에는 1조255억 달러(약 1423조4965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상황에 업계는 삼성이 젤스를 인수하며 애플보다 먼저 AI 헬스케어 시장에 먼저 뛰어드는 것에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잘 나가는 갤럭시라 해도 단단한 소비층을 보유한 애플, 중저가로 무장한 중국 기업의 스마트폰과 경쟁하며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며 “내부에 팀을 꾸려서 신기술을 다지려면 오래 걸리는데, 미국의 전문 회사를 과감하게 인수하면서 단숨에 기술력을 얻고 삼성만의 경쟁력을 만들었다는 것이 앞으로 갤럭시 발전 사항을 기대하게 한다”고 말했다.
복잡한 의료법으로 韓 적용엔 과제 많아
아쉬운 점도 있다. 바로 한국 시장에는 언제 적용될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새로운 기능들은 전문 의료진과 연결되면서 국내에서는 복잡한 의료법과 마찰이 있기 때문이다. 삼성이 AI 헬스코치를 한국이 아닌 미국에 시범 서비스를 먼저 내놓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삼성은 이후 국내에도 규제에 어긋나지 않는 선에서 기능을 구현할 구상이지만, 이 역시 언제 구현될지 모를 뿐더러 구현된다고 해도 기능의 전부를 국내 소비자는 이용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삼성 측이 치료와 진단보다 예방에 집중한다고 강조하는 이유기도 하다. 지난 7월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여한 박헌수 삼성전자 MX사업부 디지털헬스팀장은 AI 헬스코치를 설명하며 “사용자의 생활습관 개선을 유도하고 라이프 스타일 변화가 이뤄지게 하는 것”이라며 “건강 경고 신호가 있으면 위험 요소가 있는 걸 알려주는 것까지가 역할이며 정확한 진단과 치료는 의사 소견을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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