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사 하반기 전략지도]②
수익성 방어 나서…대출 방향 기업으로 선회
소상공인·중소기업 지원 확대…은행별 전략 가동

[이코노미스트 김윤주 기자] 올해 하반기 영업을 시작한 은행들에 비상등이 켜졌다. 금리 인하 사이클 본격화로 예대마진이 줄어들고, 금융당국은 하반기 가계대출을 절반 수준으로 억제하라고 압박 중이다. 수익성 악화를 눈앞에 둔 은행들은 ‘돈 버는 법’을 다시 짜야 하는 시점이다.
가계대출은 ‘깐깐하게’… 대기업 대출 ‘환영’
한국은행이 금융기관 여신업무 담당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은행의 대출태도 종합지수는 -17로, 전 분기 기록한 -13에서 강도가 세졌다. 지수가 마이너스로 갈수록 대출 기준을 강화할 것이라는 응답이 많았다는 의미다.
은행권은 올해 3분기 가계 대출과 중소기업 대출을 더욱 깐깐하게 심사할 것으로 분석된다. 가계 주택대출 태도는 올해 2분기 -11에서 3분기 -31로, 신용대출 등 가계 일반대출 태도는 2분기 -11에서 3분기 -22로 더 강화된다. 이는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금융당국의 고강도 가계부채 관리 조치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3분기 국내은행의 중소기업 대출태도지수는 -6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 2분기 -14에 이어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는 중소기업 대상 대출 심사 기준이 계속 엄격해지고 있음을 뜻한다. 은행들은 중소기업 대출에 대해 지난해 하반기 이후 줄곧 보수적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대기업 대출 태도는 우호적인 흐름이다. 같은 기간 대기업 대출태도 지수는 +6으로, 2분기(–6) 대비 큰 폭으로 완화 전환된다. 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을 축소하면서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높다고 평가되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대출 확대를 고려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가 7월부터 시행되는 데다 가계부채 관리강화 방안이 추가 시행되면서 주택 관련 대출과 신용대출 모두 대출태도가 강화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6월 27일 ‘고강도 가계부채 관리 강화방안’을 발표하며 은행을 압박했다. 서울과 수도권의 부동산 시장 과열을 진정시키고자 초강수를 꺼내든 것이다. 금융당국은 금융권 가계대출 총량 관리 목표도 절반 수준으로 줄였다.
이에 최근 주요 은행들은 금융당국에 하반기 가계대출 총량 관리 목표치를 다시 제시했다. 6·27 대책 발표 전 5대 은행은 올해 연간 가계대출 증가액(정책대출 제외)을 약 14조5000억원, 하반기 7조2000억원 정도로 잡았다. 그러나 이번에 제출된 관리 목표는 약 3조6000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계대출 꺾이고…기업 대출로 눈 돌리기
문제는 은행들의 주요 수익원은 가계대출에서 나오는 이자수익이라는 점이다. 정부의 이번 대책으로 은행권의 올해 하반기 실적이 휘청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의 전체 수익에서 이자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80% 수준으로, 이 가운데 가계대출을 통해 벌어들이는 이자수익은 절반에 달한다.
이에 은행들은 기업대출로 눈을 돌리고 있다. KB국민은행은 기업 금리우대 프로그램을 한도를 증액했다. 기존 8조원에서 1조5000억원을 추가 배정해 3분기까지 총 9조5000억원 규모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외에도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비대면 신용대출 한도를 1억원에서 2억원으로 확대했다. 지난 6월 15일에는 지역신용보증재단에 출연해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위한 추가 대출 재원 3000억원 가량을 마련했다.
신한은행은 올해 하반기 중소기업·소상공인 금융부담 완화를 위한 기업 금리우대 프로그램을 통해 12조원을 지원한다. 또한 소상공인 신규 대출 지원을 위해 신용보증재단에 특별출연하고, 올해 2550억원을 지원한다. 수출기업 등 중소기업 신규 대출 지원을 위해선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 특별출연하고 8000억원을 지원 중이다.
하나은행은 연초 수립한 기업대출 운용 목표를 기반으로, 시장 상황과 정부 정책 기조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유연하게 대응 하겠다는 설명이다. 특히 소상공인 고객에 대한 영업력을 집중하고, 혁신성장 품목을 영위하는 기업이나 상생을 강화하는 기업 등에 금리를 지원한다.
우리은행은 최근 하반기 조직개편을 통해 기업영업 의지를 내비쳤다. 우리은행은 최근 하반기 조직개편에서 ‘소호사업부’를 신설했다. 소호 전용상품 출시와 경영 컨설팅을 전담토록 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안정적인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기업그룹 산하에는 ‘기업시너지팀’을 신설했다. 이를 통해 기업고객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해 미래 먹거리 발굴 등 공동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더불어 최근 우리은행은 기업금융 역량 강화를 위해 해당 분야에서 퇴직한 전문가 재채용에 나섰다. 채용된 인력은 지역 기반의 중소기업을 직접 찾아 현장 밀착형 금융 컨설팅을 제공한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들은 가계대출 대신 기업대출에 힘을 쏟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다만 경기 불확실성이 커져 기업들의 대출 수요도 불확실해 하반기 업황을 가늠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브랜드 미디어
브랜드 미디어
"3일간 250% 폭등"…美 개미들 쓸어담은 이 종목 정체는
세상을 올바르게,세상을 따뜻하게이데일리
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원빈♥이나영, 10년 만 투샷 포착…의외 인물도?
대한민국 스포츠·연예의 살아있는 역사 일간스포츠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산업·통상장관 美 남아 돌파구 모색…백악관 “생산적 협상”(종합)
세상을 올바르게,세상을 따뜻하게이데일리
이데일리
이데일리
슈퍼달러에 웃었던 국민연금, 올해 환율 효과는
성공 투자의 동반자마켓인
마켓인
마켓인
삼천당 상한가 만든 비만치료제 BE Study...전문가들은 ‘반신반의’
바이오 성공 투자, 1%를 위한 길라잡이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