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일반
생성형 AI 패권 전쟁의 다음 라운드는 [막오른 AI 3차 대전…전선이 바뀌었다]④
- 달라지는 생성형 AI 경쟁 무대
각기 다른 무기 내세운 빅테크들
지난 5월 11일 오픈AI는 이 같은 변화를 상징하는 발표를 내놨다. 텍사스퍼시픽그룹(TPG)·베인캐피털·브룩필드 등 19개 투자사와 컨설팅·시스템통합(SI) 기업이 참여하는 ‘오픈AI 디플로이먼트 컴퍼니’를 설립한다는 내용이다. 오픈AI는 파트너사로부터 40억달러(약 5조9800억원) 이상을 조달했으며, 합작사의 기업가치는 100억달러(약 14조9500억원)에 이른다.
같은 날 오픈AI는 AI 컨설팅·엔지니어링 기업 토모로를 인수했다. 토모로가 보유한 현장 배치 엔지니어(FDE) 약 150명은 새 합작사에 합류했다. 며칠 앞서 앤트로픽도 블랙스톤 등 사모펀드와 손잡고 기업 시장 공략을 위한 별도 합작사를 출범시켰다.
오픈AI와 앤트로픽이 비슷한 시점에 ▲사모자본 ▲컨설팅 ▲SI를 한데 묶은 것은 단순한 우연으로 보기 어렵다. 생성형 AI 경쟁의 무게중심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보여준 장면이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어떤 모델이 더 뛰어난가’에서 ‘그 모델을 기업 업무에 어떻게 통합하고 운영할 것인가’로 옮겨가고 있다.
왜 무대가 바뀌었나
무대가 옮겨간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모델 자체의 차별성이 빠르게 희석되고 있다. 오픈AI가 GPT-5.5를 두 달 만에 다시 내놓고, 앤트로픽이 클로드 오퍼스 4.7로 에이전트 분야에서 우위를 강화하며, 구글이 제미나이 3.1을 워크스페이스에 결합하는 사이 주요 벤치마크 격차는 한 자릿수 퍼센트 수준으로 좁혀졌다. 모델 성능만으로 압도적 우위를 설명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둘째, 기업 고객의 질문이 달라졌다. 2023년 기업의 관심이 “어떤 모델이 가장 똑똑한가”에 머물렀다면, 2026년의 질문은 훨씬 구체적이다. “어떤 모델을 어떤 데이터 위에서 어떤 거버넌스로 우리 업무에 통합할 것인가”가 핵심 의제로 떠올랐다.
시장 지표도 이런 흐름을 뒷받침한다. 멘로벤처스 추산에 따르면 2025년 엔터프라이즈 대규모언어모델(LLM) 지출 점유율은 앤트로픽이 약 40%, 오픈AI가 약 27%, 구글이 약 21%를 기록했다. 소비자 시장의 인지도와는 다른 구도다. 글로벌 2000대 기업의 72%는 이미 AI 에이전트를 정식 배포하고 있다. 가트너는 2026년 말까지 엔터프라이즈 앱(애플리케이션)의 40%에 AI 에이전트가 통합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시장 점유율을 가르는 기준은 모델의 성능 그 자체가 아니라, 도입과 운영의 깊이로 옮겨가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주요 빅테크들이 같은 흐름을 보고 있으면서도 각기 다른 무기를 들고 경쟁에 나섰다는 점이다.
오픈AI는 넓은 사용자 기반과 공격적인 자본 동원력을 앞세워 ‘플랫폼 표준’의 지위를 노리고 있다. 이번 합작사 설립은 그 전략의 핵심이다. 사모자본을 활용해 도입 비용 부담을 낮추고, 글로벌 컨설팅·SI 채널을 자사 진영으로 끌어들여 글로벌 2000 시장을 빠르게 선점하려는 구상이다. 동시에 연내 기업공개(IPO)를 앞둔 오픈AI의 기업가치를 뒷받침하는 발판이기도 하다.
앤트로픽은 ‘전문가용 AI’라는 포지션을 강화하고 있다. 클로드 코드의 단독 연환산 매출(ARR)이 25억달러(약 3조7400억원)를 넘어서며 깃허브 코파일럿을 추월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마이크로소프트 365 통합, 블랙스톤과의 합작 역시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코딩·금융·법무·헬스케어처럼 부가가치가 높은 영역을 먼저 장악한 뒤 외연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구글은 워크스페이스·드라이브·지메일로 이어지는 업무 데이터 통합 환경과 크롬·안드로이드라는 강력한 분배 채널을 무기로 삼고 있다. 출발은 늦었지만, 자사 생태계 안에서 사용자가 굳이 다른 AI를 찾지 않아도 되는 환경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세 회사의 접근법은 다르지만 지향점은 같다. AI를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기업 업무 인프라로 만드는 것이다. 다만 도입 인프라 경쟁 역시 오래 지나지 않아 평준화될 가능성이 크다. 도입 인프라는 본질적으로 자본과 채널의 게임이기 때문이다. 사모펀드 자본과 글로벌 컨설팅 네트워크가 결합하면 일정 수준까지는 빠르게 따라잡을 수 있다.
한국 산업계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어젠다를 다시 정의해야 한다. 이제 중요한 질문은 “어떤 AI를 쓸 것인가”가 아니다. “어떤 도입 스택과 신뢰 구조 위에 우리 업무를 올릴 것인가”가 핵심이다. 단일 벤더 종속을 피하면서도 멀티 모델 환경에서 일관된 보안·감사·거버넌스를 유지하는 아키텍처 설계는 더 이상 정보기술(IT) 부서만의 기술 결정이 아니다.
국내 컨설팅·SI 업계의 재포지셔닝도 필요하다. 오픈AI 디플로이먼트 컴퍼니의 등장은 글로벌 빅테크가 사모펀드와 컨설팅을 앞세워 한국 SI 기업의 전통적 영역에 직접 들어올 수 있음을 시사한다. 단순 구축자에 머무르는 방식으로는 생존을 장담하기 어렵다. 이제는 ‘신뢰 가능한 통합자’(Trusted Integrator)로 전환해야 한다.
아울러 소버린 AI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세워야 한다. 미국 빅테크 3사의 모델만으로 국가 핵심 업무 인프라를 구성할 것인지, 아니면 국내·역내 모델과 데이터·신뢰 인프라를 함께 키워 균형을 잡을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일본·프랑스·아랍에미리트(UAE)가 이미 자국 모델과 데이터센터에 대규모 투자를 시작한 이유를 더 이상 외면하기 어렵다.
오픈AI와 앤트로픽이 같은 주에 사모펀드와 손잡고 디플로이먼트 합작사를 세운 것은 단순한 사업 뉴스가 아니다. 생성형 AI 패권 전쟁의 다음 라운드가 어떤 방식으로 전개될지를 보여주는 예고편에 가깝다.
다음 승부는 누가 가장 큰 모델을 만드느냐에서 갈리지 않는다. 누가 ▲자본 ▲기술 ▲데이터 ▲사람 ▲규제를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방식으로 연결하느냐가 승패를 좌우할 것이다.
한국 기업과 정책 결정자들이 주목해야 할 지점도 여기에 있다. 세 거인의 모델 위에서 새롭게 형성되는 ‘에이전트 경제’(Agentic Economy)의 표준과 규칙이다. 그 표준에 참여하는 쪽이 앞으로 10년의 디지털 주권을 쥐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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