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일반
“2배 수익 꿈꿨는데 -30%”…삼전·하이닉스 레버리지 ETF ‘눈물’[증권가 레이다]
- 코스피 급등락에 ‘음의 복리효과’ 직격탄
개인 2조원 넘게 몰렸지만 수익률은 급락
[이코노미스트 이용우 기자] “출근해서도 계속 주가창만 보게 됩니다. 2배 수익을 기대했는데 계좌가 순식간에 마이너스가 되니 일이 손에 잡히지 않습니다.”
35세 직장인 김모씨는 최근 삼성전자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투자한 뒤 극심한 변동성 장세를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이 지속적인 상승이 아닌 급등락을 반복하자 레버리지 상품 투자자들이 ‘음의 복리효과’로 손실을 보는 경우가 발생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는 출시 직후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슈퍼사이클 기대감에 투자자들이 대거 몰렸지만, 최근 코스피가 하루에도 8% 안팎의 급등락을 반복하는 극심한 변동성 장세가 이어지면서 오히려 이 상품을 보유할수록 손실이 확대되고 있다.
삼전닉스 레버리지 수익률 급락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및 인버스 ETF는 상장 이후 대부분 두 자릿수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5월 27일 상품 출시 이후 6월 11일까지 ‘1Q SK하이닉스선물단일종목레버리지’는 8.53% 떨어졌고 이 외에도 ▲‘ACE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 -6.93% ▲‘RISE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 -6.09% ▲‘PLUS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 -5.88% ▲‘KODEX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 -5.55% 등 모두 하락을 기록했다.
하락에 베팅하는 ‘SOL SK하이닉스선물단일종목인버스2X’도 29.62% 하락했고 ‘PLUS 삼성전자선물단일종목인버스2X’는 14.88% 떨어졌다.
최근 일주일 수익률 성적도 좋지 않다.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6월 11일 기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관련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 16개 모든 상품이 최근 1주일 동안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였고 대부분 10~30%대 마이너스 수익률이었다.
이 같은 부진은 최근 국내 증시의 극심한 변동성과 맞물려 있다. 코스피는 이달 들어 사상 최고치 경신과 급락을 반복하며 투자자들을 혼란에 빠뜨렸다. 특히 8일에는 이른바 ‘검은 월요일’ 충격으로 지수가 8% 넘게 급락했고, 다음 거래일인 9일에는 다시 8% 이상 급등하는 등 롤러코스터 장세가 이어졌다.
삼성전자 역시 변동성의 중심에 섰다. 삼성전자는 지난 2일 장중 역대 최고가인 36만500원을 기록했지만 8일에는 29만5500원까지 밀리며 ‘30만전자’가 무너졌다. 이후 9일 8.97% 급등했지만 다시 6% 넘게 하락하는 등 큰 폭의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문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구조다. 해당 상품은 특정 종목의 하루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도록 설계돼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주가가 오를 경우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변동성이 커질 경우 손실도 빠르게 확대된다.
특히 상승과 하락이 반복되는 박스권 장세에서는 ‘음의 복리효과’가 발생한다. 예를 들어 기초자산이 하루 10% 하락한 뒤 다음 날 10% 상승하면 원금은 회복되지 않는다. 레버리지 ETF는 이러한 일별 수익률을 재설정하는 구조 때문에 실제 누적 수익률이 투자자의 기대보다 크게 낮아질 수 있다.
“변동성 장세선 독 될 수도”
이 상품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는 이어지고 있다. 거래량이 가장 많은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의 경우 개인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11일까지 1조1514억원을 순매수했다. ‘KODEX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 역시 같은 기간 1조4037억원어치를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두 상품에만 2조5000억원이 넘는 개인 자금이 유입된 셈이다.
증권업계에서는 AI 반도체 슈퍼사이클 기대감 자체는 유효하지만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장기 투자보다 단기 매매에 적합한 상품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특히 최근처럼 변동성이 극단적으로 확대된 시장에서는 투자 경험이 적은 개인 투자자들이 예상보다 큰 손실을 볼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확산이 국내 증시를 단기 투기 중심 시장으로 만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 국내 증시의 변동성을 나타내는 VKOSPI는 지난 9일 장중 91.23까지 치솟으며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고위험 상품 거래까지 늘어나면서 단기 수익에 치중한 매매가 오히려 손실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레버리지 ETF는 구조상 장기 보유에 불리하고 변동성이 큰 구간에서는 손실이 예상보다 훨씬 커질 수 있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장기 성장성을 믿더라도 투자 상품의 특성을 충분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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