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일반
새 수장 맞은 SKT-KT, 격랑 속 출항…과제는 '통신·AI·보안’
- KT, ‘3수 끝 등판’ 박윤영 전 사장 최종 낙점…‘신뢰 회복’ 최우선 과제 부상
탈통신 넘어 ‘AI 컴퍼니’ 대전(大戰) 본격화…본업 경쟁력 강화도 숙제
[이코노미스트 원태영 기자]국내 이동통신 업계의 양대 산맥인 SK텔레콤과 KT가 나란히 새로운 수장을 맞이하며 전열을 재정비한 모습이다. 지난 10월 30일 SK텔레콤이 정재헌 신임 대표 체제를 출범시킨 데 이어, 경영 공백과 해킹 사태라는 내우외환을 겪던 KT는 지난 12월 16일 박윤영 전 사장을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최종 확정했다.
새롭게 꾸려진 양 사의 리더십 앞에는 ‘축배’보다 ‘독배’가 놓여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사상 초유의 대규모 해킹 사태 수습부터 정체된 통신 본업의 수익성 방어, 생존이 걸린 인공지능(AI)으로의 대전환 등 가시밭 길이 예고된 상황이다.
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심층 면접 끝에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사장)을 차기 대표이사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 박 후보자의 선임 과정은 한 편의 드라마와 같았다. 그는 지난 2020년과 2023년 경선에서도 최종 후보군에 올랐으나 고배를 마셨고, 이번 ‘3수’ 끝에 마침내 KT 수장 자리에 올랐다.
박 내정자는 30년 넘게 KT에 몸담으며 현장과 기획을 두루 거친 정통 ‘KT맨’이다. KT 내부 사정에 누구보다 밝은 그가 낙점된 배경에는 현재 KT가 처한 위기 상황이 그만큼 엄중하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조직의 안정을 꾀하면서도 신속하게 위기를 수습할 수 있는 리더십이 절실했기 때문이다.
발등의 불 ‘보안’…무너진 신뢰, 회복가능할까
앞서 선임된 정재헌 SKT 신임 대표는 법조인 출신으로 2020년 법무그룹장으로 SKT에 합류했다. 2021년 SK스퀘어 설립 시 창립 멤버로서 투자지원센터장을 담당하며 전략, 법무, 재무 등 회사의 주요 부서를 총괄했다. 2024년부터는 SKT 대외협력 사장으로 ESG·CR·PR 기능을 총괄하는 한편, SK그룹 최고의사결정기구인 SUPEX추구협의회의 거버넌스위원장을 맡아 그룹 전반의 경영 시스템을 선진화하는 역할을 담당해 왔다.
정 대표는 AI 기술의 신뢰성과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AI 추구가치와 행동규범을 구체화한 ‘AI 거버넌스’를 SKT에 정착시키고, 사이버 침해사고 관련 고객 신뢰 회복과 정보보호 시스템 강화를 주도하면서 SKT의 AI와 통신사업을 이끌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
양 사 수장이 마주한 첫 번째이자 가장 시급한 과제는 단연 ‘보안’이다. 최근 발생한 대규모 해킹 사태는 국가 기간통신망 사업자로서의 신뢰를 송두리째 흔들어 놓았다.
KT는 앞서 해킹 사태 직후 향후 5년 간 정보보호 분야에 1조 원 이상을 투자하겠다는 대규모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박 내정자는 취임 직후 이 계획을 단순한 선언이 아닌, 구체적인 실행 로드맵으로 증명해야 한다. 단순히 방화벽을 높이는 기술적 조치를 넘어, 조직 문화와 프로세스 전반을 보안 중심으로 뜯어고치는 ‘환골탈태’ 수준의 혁신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SKT 역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3분기 SKT 영업이익은 대규모 해킹 사태 여파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0.9%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SKT는 지난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48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90.9%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은 3조9781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2.2% 감소했다. 순손실은 1667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이번 적자 전환은 SKT가 금융감독원에 분기보고서를 제출하기 시작한 2000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2000년 이후 이어온 102분기 연속 흑자 기록이 깨졌다.
SKT는 ‘고객 감사 패키지’를 통해 통신 요금 감면, 데이터 추가 제공, T멤버십 제휴사 할인 등 총 5000억원 규모의 혜택을 지난 8월부터 순차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부터 1348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된 점도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AI 컴퍼니’로의 전환, 속도가 생명이다
보안이 수비라면, AI는 공격이다. 통신 시장의 포화로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AI 대전환(AX)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SK텔레콤은 이미 ‘AI 피라미드 전략’을 통해 글로벌 AI 컴퍼니로의 도약을 천명한 바 있다. 정 대표는 기존 전략을 계승하면서도, 구체적인 수익 모델(BM) 창출에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인다. 특히 통신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특화 LLM(거대언어모델) 구축과 이를 활용한 B2B(기업 간 거래) 시장 공략이 핵심 전장이 될 전망이다.
정 대표는 최근 서울 을지로 본사 수펙스홀에서 구성원을 대상으로 취임 후 첫 타운홀 미팅에서 AI와 관련해 “앞으로는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선택과 집중’해 글로벌 빅테크의 속도에 맞춰 경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한 과제로 AI 데이터센터 분야에서는 압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고부가가치 솔루션 영역으로 사업 확대를, 제조 AI∙독자 AI 모델 등에서는 끊임없는 전환을 통한 성과 창출 등을 제시했다. AI 전환(AX)을 통한 일하는 방식의 진화에 대해서는 특정 부서가 아닌 전 구성원이 참여해야 할 생존 과제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SKT는 ▲전 구성원 대상 AI 툴(Tool) 활용 지원 ▲업무용 AI 개발 프로세스 정립 ▲아이디어 교류의 장(場)인 AX 대시보드 구축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박 내정자 역시 KT 재직 시절 기업부문장(B2B)을 역임하며 기업 고객의 니즈를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다는 강점이 있다. 통신업계에선 박 내정자가 취임 후 AI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인프라 확충 사업에 적극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올해 정부가 추진한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에서 고배를 마신 만큼 인프라 분야에서 성과를 내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본업 경쟁력, 기본을 잃으면 미래도 없다
화려한 AI 청사진 속에서도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통신 본업’의 경쟁력이다. 최근 5G 품질 논란과 고가 요금제에 대한 소비자 불만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통신망의 안정성과 품질이라는 기본기 없이는 AI도, 보안도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 압박과 알뜰폰(MVNO)의 성장 속에서, 기존 통신 사업의 수익성을 어떻게 방어하며 캐시카우 역할을 유지할지가 관건이다.
이런 상황속에서 정 대표는 최근 통신 사업에 대해 ‘고객이 곧, 업(業)의 본질’이라고 정의했다. 직접 소통을 통해 고객을 제대로 이해하고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품질∙보안∙안전 등 기본과 원칙을 핵심 방향으로, 고객 신뢰를 빠르게 회복하자는 목표를 설정했다.
아울러 SKT는 경영 체질 개선을 위해 회사의 핵심 관리지표를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에서 ROIC(Return On Investment Capital, 투하자본이익률)로 전환하기로 했다. ROIC는 자본 효율성과 가치 창출 여부를 판단하는 지표로 ▲중장기 경쟁력 ▲투자 우선 순위 등을 명확히 하는 데 유용하다. 이러한 변화는 양적 성장을 넘어 얼마나 내실 있게 자본을 썼는지 판단하는 ‘실질 생산성’ 중심으로 경영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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