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일반
“하루 만에 계좌 녹을 수도”…‘삼전·닉스 2배 ETF’ 투자 주의해야할 셋
- “ETF도 결국 한 종목 투자”…변동성·음의 복리 효과 주의보
금감원 “고수익 광고 점검 강화”…시장 과열 모니터링 확대
적은 투자금으로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구조인 만큼 손실 역시 빠르게 확대될 수 있어 개인투자자들의 단기 투기 수요가 과도하게 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관련 사전교육 참여 인원도 10만명에 육박하면서 시장 과열 가능성에 대한 경계감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는 27일 삼성·미래에셋·KB·한국투자·신한·한화·키움·하나자산운용 등 8개 운용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 16종을 동시에 상장한다. 미래에셋증권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반으로 한 ETN 2종을 별도로 출시할 예정이다.
삼성·미래에셋·KB·한국투자·키움·하나자산운용서 출시
운용사별로 보면 삼성·미래에셋·KB·한국투자·키움·하나자산운용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 일간 수익률을 각각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를 선보인다.
신한자산운용은 SK하이닉스 레버리지·인버스2X 상품을, 한화자산운용은 삼성전자 레버리지·인버스2X 상품을 출시한다. 사실상 국내 ETF 시장이 ‘삼전·닉스 2배 베팅’ 경쟁에 본격 돌입한 셈이다.
이에 금융당도 투자 과열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25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투자시 유의사항 안내’를 통해 해당 상품이 특정 종목의 하루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기존 지수형 ETF처럼 여러 종목에 분산 투자하는 방식이 아니라 특정 기업 한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변동성과 위험도가 훨씬 크다는 설명이다.
당국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글로벌 반도체 업황과 인공지능(AI) 투자 사이클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대표 종목인 만큼, 실적 발표나 글로벌 반도체 뉴스, 미국 빅테크 투자 계획 변화, 대중(對中) 반도체 규제 이슈 등에 따라 가격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최근처럼 AI 기대감이 주가를 빠르게 끌어올리는 국면에서는 작은 뉴스에도 주가 등락폭이 커질 수 있는 만큼, 레버리지 상품 투자 시 변동성이 배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일반 ETF와 혼동하지 않도록 상품명에도 ‘단일종목’ 문구를 의무적으로 명시하도록 했다.
특히 레버리지 구조 특성상 손실 폭이 단기간에 크게 확대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금감원은 국내 증시 가격제한폭이 ±30%인 점을 감안하면 이론적으로 하루 만에 최대 60% 손실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해외에서는 개별 종목이 하루 39% 급락하면서 3배 레버리지 ETF 투자금이 전액 손실돼 상장폐지된 사례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시장에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특정 종목의 단기 방향성에 베팅하는 구조인 만큼, 실적 발표나 예상치 못한 악재 발생 시 일반 주식 투자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손실이 확대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횡보장에서도 손실이 누적되는 이른바 ‘음의 복리 효과’ 역시 주요 리스크로 지목됐다. 단일종목 가격이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할 경우 실제 누적 수익률이 단순 2배 추종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예시로 기초자산이 20% 하락한 뒤 다시 20% 상승할 경우 일반 상품 손실은 4% 수준이지만, 2배 레버리지 상품은 손실 폭이 16%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방향성을 맞추더라도 변동성이 큰 구간에서는 기대 수익률과 실제 수익률 간 차이가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당국은 특히 해당 상품이 장기 투자보다는 단기 매매 목적에 가까운 상품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일반 투자자들이 ‘삼성전자 ETF’, ‘SK하이닉스 ETF’라는 이름만 보고 상대적으로 안전한 상품으로 오인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파생상품 구조가 결합된 고위험 상품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투자자들에게 투자 전 상품 구조와 괴리율, 일간 수익률 추종 방식 등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사전교육 10만명 육박…개인투자자 단기 투기 수요 커지나
일각에서는 이번 상품 출시가 최근 국내 증시의 ‘삼전·닉스 쏠림’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미 ETF 시장 내 반도체 편중 현상이 강해진 상황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까지 등장하면서 단기 차익 매매 수요가 특정 대형주로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실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투자를 위한 심화교육에는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21일까지 약 9만3000명이 참여했다. 신규 투자자는 일반교육과 심화교육 등 총 2시간의 온라인 교육을 이수해야 하며, 1000만원 기본예탁금 요건도 충족해야 거래할 수 있다.
금융감독원은 향후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관련 매매 동향과 괴리율, 변동성 추이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방침이다. 또 투자자 오인 소지가 있는 과장 광고나 고수익 중심 마케팅에 대해서도 점검을 강화해 건전한 시장 질서를 확립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단일종목 기반 상품은 일반 ETF와 달리 특정 기업 위험에 직접 노출되는 고위험 상품”이라며 “상품 구조와 손실 가능성을 충분히 이해하고, 투자 이후에도 매일 투자 내역과 변동성을 점검할 수 있는 투자자에게 적합하다”고 말했다. 이어 “과도한 기대감만으로 접근하기보다 본인의 투자 경험과 위험 감내 수준을 고려해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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