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백질 함량 중심 소비에서 식품의 질·가공 정도 고려하는 흐름 확산
-우유, 단백질·칼슘·비타민 등 균형 잡힌 영양 공급원으로 재조명
운동인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단백질 쉐이크가 일상 음료로 자리 잡으면서 단백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편의점과 대형마트 냉장 코너에는 단백질 음료 신제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으며, 식사 대용이나 건강관리를 목적으로 단백질 제품을 찾는 소비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식품업계의 신제품 경쟁도 ‘고단백’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단백질 함량을 높인 음료, 유제품, 간편식 등이 연이어 출시되면서 단백질은 건강식품의 범주를 넘어 하나의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의 관심도 자연스럽게 ‘얼마나 많은 단백질이 들어 있는가’에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최근 단백질 소비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단백질의 양뿐 아니라 어떤 식품을 통해 섭취하느냐가 건강관리의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단백질을 별도로 강화한 제품뿐 아니라 본래부터 단백질을 함유한 식품의 가치가 재조명되는 이유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소비자들이 단백질 함량 숫자에는 집중하지만, 그 단백질이 어떤 형태의 식품으로 섭취되는지는 상대적으로 덜 살핀다”며 “단백질 함량뿐 아니라 식품의 가공 정도와 영양 균형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흐름은 최근 세계적으로 논의가 확대되고 있는 초가공식품 이슈와도 맞닿아 있다. WHO와 국제학술지 BMJ 등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초가공식품 섭취 비율이 높을수록 비만, 심혈관질환, 제2형 당뇨병 위험 증가와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특정 영양소의 함량만이 아니라 식품의 가공 정도 역시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다.
최근 인기를 끄는 단백질 음료 중 일부는 단백질을 농축하거나 분리한 원료를 사용해 제조된다. 제품 특성에 따라 감미료, 향료, 안정화제 등이 더해지기도 한다. 가공식품은 편의성과 기능성 측면에서 현대인의 식생활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건강을 위한 단백질 섭취가 일상화될수록 식품 자체의 가치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최소가공식품인 우유의 장점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식품분류체계인 노바(NOVA) 분류에서 우유는 미가공 또는 최소가공식품군인 그룹 1에 속한다. 원유를 살균하고 냉각하는 최소한의 공정을 거쳐 생산되며, 원재료가 지닌 영양을 비교적 온전하게 담고 있다.
우유 단백질은 필수아미노산 구성이 우수한 양질의 단백질로 평가된다. WHO가 활용하는 단백질 품질 평가 지표인 AAS와 PDCAAS, 최신 지표인 DIAAS에서도 높은 수준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유에 함유된 유청단백질은 운동 후 근육 단백질 합성에 도움을 줄 수 있으며, 카제인은 천천히 흡수돼 포만감 유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단백질과 함께 칼슘, 비타민, 무기질 등을 동시에 섭취할 수 있다는 점은 단일 영양소 중심 제품과 구별되는 특징이다.
강 교수는 “건강을 위해 단백질을 찾는 시대일수록 함량 경쟁만 볼 것이 아니라 어떤 식품을 통해 섭취하는지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가공을 최소화한 자연에 가까운 식품은 단일 영양소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고 강조했다.
단백질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소비 기준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몇 g의 단백질이 들어 있는가’에서 ‘어떤 식품의 단백질인가’로 관심이 확장되면서, 오랫동안 일상 식품으로 소비돼온 우유가 새로운 시선으로 재평가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단백질 소비 기준이 ‘양’에서 ‘질’과 ‘식품의 형태’로 이동하는 흐름이 최소가공식품으로서 우유의 가치를 새롭게 조명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단백질 함량만을 쫓던 소비 패턴에서 벗어나 식품의 가공 정도와 영양 균형을 함께 고려하는 식문화가 확산될수록, 우유의 본질적인 경쟁력은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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