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일반
“이건 가방이 아니에요, 바게트에요” 그 한마디로 시작된 ‘잇백’의 귀환
- [LAYER by Economist]
2000년대 사라 제시카 파커의 그 가방
미니멀리즘을 거스른 가방, 다시 문화 아이콘이 되다
[이코노미스트 서지영 기자]
“이건 가방이 아니에요, 바게트예요(It’s not a bag, it’s a Baguette).”
사라 제시카 파커가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Sex and the City)에서 남긴 이 문장은 단순한 대사가 아니었다. 열정과 사랑이 넘치던 시절, 그 시대를 함께 나눴던 세대에게는 한 시대의 기억으로 남아 있다. 2000년대 초 바게트 백은 그의 한 문장과 함께 당시 패션이 소비되고 기억되는 방식을 바꿔놓은 대표적인 ‘잇백’으로 올라섰다.
2026년, 럭셔리 브랜드 펜디가 이 문장을 다시 꺼냈다. 바게트 백을 중심에 둔 글로벌 캠페인을 6월 16일 공개하면서다. 이번 캠페인은 단순한 재출시가 아니라 브랜드를 대표하는 아이콘을 현재의 언어로 다시 불러내는 작업에 가깝다.
바게트 백은 1990년대 후반 처음 등장했다. 당시 패션 시장은 미니멀리즘이 주류였다. 색과 장식에 모든 힘을 뺐고, 실루엣은 단순해졌다.
펜디는 이 흐름과 다른 방향을 선택했다. 작은 크기의 가방 안에 강한 색감과 장식, 다양한 소재 실험을 넣었다. 절제 대신 과감함을 택한 셈이다. 바게트 백은 기능 중심의 액세서리가 아니라 착용자의 취향과 태도를 드러내는 도구로 읽히기 시작했고, 하나의 문화 코드로 자리 잡았다.
바게트®백 캠페인은 독보적인 헤리티지를 현재 시점에서 다시 구성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촬영은 포토그래퍼 비비 보스윅이 맡았다. 과도한 연출을 배제하고 인물의 움직임과 자연스러운 순간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바게트 백은 화면 중심에 놓인 오브제가 아니라 인물의 행동과 함께 흐르는 요소로 배치됐다. 과거의 상징을 그대로 재현하는 방식이 아니라 현재의 감각 안에서 다시 작동하도록 만든 접근이다.
사운드트랙으로는 애디슨 레이의 ‘페임 이즈 어 건(Fame is a Gun)’이 사용됐다. 향수에 기대기보다 현재성과 연결되는 방향을 택했다.
출연진 구성도 세대를 가로지른다. 스트레이 키즈 방찬·(여자)아이들 i-dle 우기·트와이스 미나·일본 배우 메구로 렌이 참여했다. 여기에 사라 제시카 파커·제시카 알바·엠마 다시·소피 대처·아이리스 로등 뜨거운 시대를 함께한 글로벌 배우들이 함께했다.
취향을 살펴보는 맛도 있다. 출연진들은 자신을 가장 잘 설명하는 바게트 백을 선택했다. ‘마인(mine)’, ‘나의 태도(my attitude)’, ‘통제된 혼돈(controlled chaos)’, ‘가족(family)’, ‘역사(history)’ 등의 메시지가 붙었다.
가방은 동일하지만 의미는 착용자에 따라 달라지면서, 바게트 백은 다시 물건이 아니라 언어로 읽힌다. 동일한 오브제 위에 서로 다른 정체성이 겹치며 하나의 이미지로 완성된다.
바게트®백 캠페인은 마리아 그라치아 키우리(Maria Grazia Chiuri)가 펜디에서 선보이는 첫 컬렉션과 맞물려 전개된다. 하우스의 오리지널 코드 ‘26424’를 기반으로 한 바게트 컬렉션은 브랜드 아카이브를 현재로 가져오는 시도다.
해당 컬렉션은 2026년 7월 16일 전 세계 동시 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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