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이슈
연 2000만원 넘는 일용근로소득에도 건보료 부과 추진…고소득 일용직 겨냥
- 연 2000만원 초과 소득 5.2% 대상…5만5000명·17만 세대 영향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정부가 연간 2000만원을 초과하는 일용근로소득에 건강보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본격 추진한다. 그동안 일용근로소득은 취약계층의 생계형 소득이라는 인식에 따라 사실상 보험료를 부과하지 않았지만, 고숙련 인력의 단기계약 증가 등 고용 형태 변화로 고소득 일용직이 늘어나면서 부과 체계를 손질하기로 한 것이다.
25일 보건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지난 23일 열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 소위원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안을 보고했다. 정부는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 간 부담의 형평성을 높이고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개편안에 따르면 연간 2000만원을 초과하는 일용근로소득은 소득의 50%를 보험료 부과 기준에 반영한다. 연 2000만원 이하 일용근로소득은 기존과 같이 부과 대상에서 제외된다.
국세청 신고 기준으로 지난해 일용근로소득자 528만2568명 가운데 연간 2000만원을 초과한 사람은 약 27만5000명으로 전체의 5.2% 수준이다. 구간별로는 ▲2000만~3000만원 14만4761명(2.7%) ▲3000만~4000만원 6만7288명(1.3%) ▲4000만~5000만원 3만3237명(0.6%) ▲5000만원 초과 2만9969명(0.6%)으로 집계됐다. 반면 연간 2000만원 이하 소득자는 500만7313명으로 전체의 94.8%를 차지해 이번 부과 대상에서 제외된다.
정부는 이번 제도 개편으로 직장가입자 약 5만5000명과 지역가입자 약 17만 세대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가운데 피부양자 자격을 잃고 새롭게 보험료를 부담하게 되는 인원은 약 4만9000명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른 건강보험 재정 수입은 연간 약 2658억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행 국민건강보험법상 일용근로소득은 건강보험료 부과 대상 소득에 해당하지만, 그동안은 사실상 보험료가 부과되지 않았다. 이로 인해 고소득 일용직임에도 피부양자 자격을 유지하거나 최저보험료만 부담하는 사례가 발생해 형평성 논란이 이어져 왔다.
실제로 지난해 건설업 일용근로소득으로 1억4000만원(230일 근무·일당 60만원)을 벌고도 피부양자로 등록된 사례와, 연간 1억1000만원(285일 근무·일당 40만원)을 벌었지만 지역가입자 최저보험료만 납부한 사례가 확인됐다.
또 국내에서 연간 약 10조원 규모의 일용근로소득을 올리는 외국인 근로자들 역시 사실상 건강보험료 부과 대상에서 제외돼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돼 왔다.
보건복지부는 앞으로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과 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관련 제도 정비를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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