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일반
증시 변동성에 새내기주도 위축…연말 IPO 시장 회복할까
- AI 기업 상장 러시...신규 상장 9곳 중 절반 공모가 밑돌아
10월 수요예측 14곳·상장 5곳 예정…공모주 옥석 가리기 심화
올해 상장 종목 수와 공모 규모가 예년보다 부진했던 가운데 연말 대형 기업들의 상장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신규 상장주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투자자들의 옥석 가리기도 한층 심화할 전망이다.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이달 20일까지 코스닥시장에 신규 상장한 기업 9곳 가운데 6곳이 전날 종가 기준 공모가를 밑돌았다. 이들 9개 종목의 공모가 대비 평균 등락률은 -9.31%로 집계됐다.
전날 신규 상장주 3곳 중 2곳꼴로 공모가를 하회한 데다 평균 주가도 공모가를 밑돌면서 상장 이후 투자 성과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AI 관련 기업의 주가 변동성도 두드러졌다. AI 인프라 기업 엘리스는 상장 첫날 주가가 30% 넘게 급락한 뒤 이튿날 상한가를 기록했다. AI 산업의 성장성에 대한 기대가 여전한 가운데서도 상장 직후 매수·매도세가 급격하게 엇갈리며 주가가 크게 출렁인 것이다.
성장 기대만으로 주가가 움직이기보다 기업의 실적과 수익성, 공모가 수준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민감하게 반영되는 양상이다.
IPO 시장의 부진은 증시 변동성 확대와 AI 기업의 고평가 논란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 투자자들은 신규 상장주의 성장 잠재력뿐 아니라 실적 가시성과 공모가의 적정성을 더욱 엄격하게 따지게 된다.
상장 직후 주가가 공모가를 밑도는 사례가 잇따르면 공모주 투자 수익에 대한 기대가 낮아지고, 이는 향후 청약 수요와 기업들의 공모 흥행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연말로 갈수록 IPO 시장의 외형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올해는 상장 종목 수와 공모 규모 모두 과거에 비해 부진했지만, 거래소 예비심사를 청구한 기업들의 상장 절차가 진척되면서 신규 상장 기업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무신사와 소노인터내셔널 등 4개 기업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 심사를 진행 중이며, 메가존클라우드와 리벨리온, 업스테이지 등 대형 유니콘 기업들도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상장이 현실화하면 신규 상장 종목 수뿐 아니라 공모금액 측면에서도 시장 규모가 커질 수 있다.
무신사·소노인터내셔널 등 상장 추진…연말 IPO 시장 확대 전망
문제는 공급 확대가 반드시 투자심리 회복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10월 수요예측을 진행할 예정인 신규 상장 기업은 총 16곳이며,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을 제외하고 거래소 예비심사를 진행 중인 기업도 39곳에 달한다.
상장 일정이 특정 시기에 집중되면 공모주 투자 자금이 여러 종목으로 분산될 수 있다. 특히 비슷한 업종의 기업들이 연이어 상장할 경우 투자자들의 관심과 자금이 일부 종목에 쏠리면서 나머지 기업의 흥행이 부진해질 가능성도 있다.
강영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상장 초기 프리미엄 효과를 기대하고 수급이 집중되는 경향이 있었다"며 "신규 상장 종목이 한꺼번에 쏟아지면 개별 종목의 희소성과 주목도가 낮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10월 이후에는 공모주 공급이 늘어나는 만큼 업종 경쟁력과 적정 밸류에이션 여부를 고려한 옥석 가리기가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9월 들어 회복 조짐을 보인 IPO 투자심리가 10월 이후에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7~8월 증시 부진의 영향을 받았던 IPO 시장은 9월 들어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위축된 투자심리 속에서 공모가가 투자자에게 유리한 수준으로 결정된 데다 일부 종목이 상장 첫날 시초가와 종가에서 양호한 성과를 거두면서 다른 공모주에 대한 기대감도 되살아났다는 분석이다.
10월에는 멜콘·진코스텍·엘리스그룹 등 5개 기업의 상장과 디티에스·인텔리빅스·래블업 등 14개 기업이 수요예측에 나설 예정이다. 스카이랩스와 채비 등 상장 이후 주가 흐름을 살펴볼 수 있는 기업들의 일정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AI 관련 기업들의 상장이 이어지는 데다 엘리스그룹과 같은 준대어급 기업의 증시 입성도 예정돼 있어 IPO 시장의 회복세가 연말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윤재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IPO 시장은 7~8월 증시 부진의 영향으로 단기 동조세를 보였지만 9월 들어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며 "낮은 투자심리 속에서 확정 공모가가 투자자에게 유리하게 결정됐고, 일부 종목의 성공적인 상장 사례가 다른 종목에도 긍정적인 투자심리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투자심리가 개선되기 시작한 국면인 만큼 종목별 성과 차이는 나타날 수 있지만, 10월부터 AI 관련 기업들의 상장이 이어지고 준대어급 기업의 증시 입성도 예정돼 있어 IPO 시장의 훈풍은 연말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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