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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7호 2026-10-19

AI 해킹전쟁 과징금이 방패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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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주 웃고, 개미 울고"…상폐 대신 코넥스 이전 '역효과'

증권 일반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와 자본시장 선진화를 명분으로 정부가 추진하는 시가총액 하위 기업 퇴출 기준 강화 정책이 오히려 자본시장을 혼란하게 만든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실기업을 솎아내 주식시장의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정책 취지와 달리 기계적 상장폐지가 대주주와 소액주주 간 이해관계를 왜곡하고 투자자 피해를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거래소가 상장 유지 기준을 올려 잡으면서 소액주주들은 기업이 주가를 부양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가총액 180억원인 코스닥 시장 상장기업이 높아진 기준(시총 200억원)을 맞추려면 주가가 약 11% 이상 올라야 한다. 이를 위해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하거나 배당을 늘리는 등의 방식으로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이다.“차라리 상폐가 낫다”…대주주 외면하면 개미만 눈물문제는 최대주주 지분율이 높고 자금 조달 필요성이 낮은 중소 상장사의 경우 상장 유지를 선택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오히려 주가가 하락해 시가총액 미달로 상폐 수순을 밟게 되면 기업의 영업 기반과 순자산은 그대로 남아있는 상태에서 상장사 타이틀만 사라지게 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런 회사가 상장폐지로 주가가 하락하면 최대주주는 최소한의 비용으로 승계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어 오히려 ‘남는 장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대주주가 상장사의 지분을 자녀에게 물려주려면 시세에 따라 상속·증여세를 내야 하지만 비상장사는 이보다 훨씬 낮은 비용으로 지분을 넘겨줄 수 있기 때문이다. 상장 유지를 위해 필요한 고정 비용이 사라지고 공시 의무 등 외부 감시에서도 비교적 자유로워진다. 이른바 알짜 비상장사가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더 클 수 있다는 해석이다.시가총액 기준 미달로 관리종목에 지정되면 대개 주가가 하락하고 상장폐지 결정 뒤 정리매매에 들어가면 주가는 더 떨어진다. 소액투자자들이 손실을 감수하고 주식을 던지는 사이 대주주나 최대주주 측 특수관계인은 적은 자금으로 지분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 안정적인 자산을 축적하고 양호한 영업 기반을 갖춘 기업임에도 시가총액 미달 기준으로 상장폐지될 경우 소액 투자자들만 피해를 보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셈이다.‘코넥스’ 이전 상장으로 보완? 사실상 휴면 시장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는 ‘코넥스 이전상장’ 카드를 보완책으로 제시했지만 기업과 투자자들은 무늬만 보완책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코넥스 시장으로 이전해도 주가가 오를 것이란 기대는 물론 주식을 거래하기도 쉽지 않다는 것이다.거래소는 지난 9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상장사가 단순 시가총액 미달만으로 상장 폐지될 경우 요건을 따져 코넥스로 이전 상장할 수 있도록 코넥스시장 상장규정을 보완·시행한다고 밝혔다. 흑자 기업이 단순히 시총 미달로 상장 폐지되는 것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보완책을 낸 것이다.코넥스 시장 이전을 위해선 최근 3개년도 중 ▲2개 연도의 영업이익이 흑자거나 ▲1개 연도의 영업이익이 흑자면서 자기자본이 200억원 이상이어야 한다. 거래소는 “상폐 요건 강화로 인한 시장충격을 완화하고 코넥스 이전 기업에 대한 지원책을 마련하여 재도약의 기회로 삼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라고 했다.하지만 코넥스시장은 사실상 거래가 막힌 ‘휴면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거래소 코넥스시장부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7~9월 코넥스시장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9억4000만원 수준이었다. 올해 1분기(1~3월) 15억9000만원, 2분기(4~6월) 10억1000만원을 기록한 데 이어 감소세를 기록 중이다.코넥스 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이 가장 높았던 해는 2021년으로 74억1000만원 수준이었는데 코스닥시장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지난 10월 1일 기준 코스닥시장 거래대금은 8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거래대금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코넥스 시장은 코스닥 시장의 0.1%에도 못 미친다는 뜻이다.증권업계 관계자는 “코넥스 시장은 유동성이 매우 작아 소액주주들이 주식을 매도하고 싶어도 이를 받아줄 투자자가 사실상 없는 시장”이라며 “코넥스 이전상장은 상장폐지에 따른 충격을 줄여주는 완충지대가 아니라 격리소 역할에 그칠 수 있다”고 말했다.주식병합·감자 등 ‘임시방편’ 성행…정책 재점검 목소리시총 기준 미달 등으로 상폐 위기를 겪는 기업들 가운데 일부는 주식병합이나 감자를 통해 주가를 올리려는 움직임도 감지됐다. 안유미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코스닥 상장폐지 요건 강화 이후 위험기업의 대응 현황과 평가’에서 코스닥 시장 기업들의 주식병합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안 선임연구원은 “코스닥 주식병합 결정 관련 공시 기업은 과거 연간 10여 개사 수준이었으나 올해의 경우 지난달 4일 현재 220개사로 대폭 증가했고 코스닥 감자 결정 기업은 2022년 23개사에서 올해는 지난달 4일 기준 65개사로 늘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시가총액 200억원 미달 사유가 포함된 기업은 38개사(63.3%), 주가 1000원 미만인 기업은 30개사(50.0%)로 집계됐다. 두 요건에 모두 해당하는 기업은 8개였다. 이들 60개사 가운데 27개사가 관리종목 지정 이후 유상증자나 액면병합, 감자, 자기주식 취득 등 하나 이상의 사후 대응 조치를 진행했다.안 연구원은 “시장가격 요건에는 미달하더라도 재무 여건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기업이 일부 확인되는 만큼 실제 퇴출 기업의 특성을 점검하고 추가 기준 상향이 기업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2026.10.20 08:30

4분 소요
시총 300억 밑돌면 무조건 끝?…법원 급제동에 상폐 기준 강화 ‘일단 멈춤’

증권 일반

자본시장 선진화와 부실기업 솎아내기를 명분으로 정부와 한국거래소가 강력하게 추진하던 상장폐지 기준 강화 정책에 법원이 제동을 걸었다. 법원은 상장폐지 결정이 내려지기까지의 절차적 정당성이 현저히 결여됐을 뿐 아니라 정책 적용 시점을 가파르게 앞당기면서 기업들이 마땅히 누려야 할 최소한의 예측 가능성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금융당국과 거래소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던 ‘기계적 상장폐지’ 강화 절차에 문제가 있다고 본 것이다.금융위원회는 지난 2월 ‘부실기업 신속·엄정 퇴출을 위한 상장폐지 개혁 방안’을 발표했다. 7월부터 코스닥 상장유지 시가총액 기준을 15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올려 잡았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유지 기준은 200억원에서 300억원으로 높였다. 당초 2027년 1월부터 적용할 예정이었는데 금융당국은 이를 6개월 앞당겨 올해 7월 1일부터 시행했다. 2028년 1월 시행 예정이었던 ‘유가증권시장 500억원·코스닥 300억원’의 상폐 요건은 1년 앞당겨 내년 1월부터 시행하기로 했었다.금융당국이 상폐 기준 강화 정책을 앞당긴 것은 한국 증시의 만성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해서라는 해석이 나온다. 주식 거래량이 적고 시가총액이 작은 기업은 퇴출시킬 필요가 있었다는 뜻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 번 기업공개(IPO)에 성공한 기업은 좀처럼 쫓겨나지 않는 기형적 구조를 깰 필요가 있다”며 “수십 년간 고착화된 낮은 상장유지 시가총액 기준(기존 코스닥 40억원·유가증권시장 200억원 수준)은 ‘좀비 기업’을 장기간 방치하는 부작용을 낳는다”고 지적했다.문제는 속도였다. 당국이 시장에 공표했던 유예기간을 단축하고 개정 기준 적용 시점을 앞당겨 조기 시행하는 강수가 화근이 됐다. 자본시장의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의도가 기업이 대응할 시간을 빼앗는 결과로 이어진 셈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증시 상황과 기업의 경쟁력을 면밀하게 살펴보지 않고 시가총액이라는 일률적인 기준만으로 퇴출시키는 방식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정책은 ‘한계기업 정화’가 아니라 시총 하위 기업을 한꺼번에 정리하는 ‘살생부’에 가깝다”고 평가했다.“한계기업 정화 아닌 살생부”…흑자 기업도 쫓겨나는 ‘낙인효과’상폐 위기에 내몰렸던 주연테크와 케이엠제약은 한국거래소를 상대로 관리종목 지정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고 법원은 이들 기업의 손을 들어줬다.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서 본안판결 확정 시까지 상장폐지와 정리매매 절차가 중단됐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에 회생 기회도 제대로 주지 않고 정책을 앞당기면서 문제가 커졌다”며 “주연테크와 같은 이유로 상폐 위기에 내몰린 기업들 중 상당수가 법적 대응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법원이 지적한 상폐 기준 강화 정책의 문제점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기업의 소명 및 이의신청 등 절차적 참여권 전면 미보장 ▲당초 예정된 적용 시점을 앞당겨 조기 시행함에 따른 기업의 예측 가능성 심각한 침해 ▲단기간 내 시가총액 복구를 요구하며 기계적 퇴출을 강제하는 기준의 비례의 원칙 위배다.특히 거래소는 매출액이나 재무 건전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실질심사 트랙과 달리 시가총액 미달 건에 대해서는 기업심사위원회의 실질심사나 이의신청 절차를 일절 거치지 않고 곧바로 정리매매에 붙이는 ‘형식적 상장폐지’를 적용해 왔다. 법원은 주식시장에서 상장폐지가 갖는 파급력을 고려할 때 해당 기업이 주가 하락의 부당성이나 재무 건전성을 입증하고 소명할 수 있는 최소한의 절차적 기회조차 박탈한 것은 행정법상 대원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명시했다.금융당국이 설정한 기계적 정량 기준이 가혹한 낙인효과를 유발하는 악순환을 만든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행 상장규정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가 시가총액 기준(200억원)을 30거래일 연속 밑돌 경우 즉시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관리종목에 지정되는 순간 해당 기업은 사실상 자본시장에서 시한부 판정을 받은 상황으로 내몰린다. 관리종목 지정 공시가 뜨면 투자자들이 보유했던 주식을 쏟아내고 투매가 이어지면 주가는 더 떨어지게 된다. 이는 시가총액 기준에서 더 멀어지는 결과로 이어진다. 채권 발행이나 유상증자 등 기업의 자본 유입 통로도 사실상 막힌다.일부 기업 가운데서는 실제 영업이익 창출 능력과 무관하게 퇴출 위기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시가총액 200억원 미만 코스닥 상장사 149곳 가운데 45곳은 흑자기업으로 파악됐다.법원 “절차적 참여권 침해” 제동…거래정지 8개사 묶인 자금 어쩌나거래소는 10월 7일 보도자료를 통해 관련 사유로 관리종목 지정된 종목들의 상장폐지 절차를 당분간 유예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거래소 측은 “유사 분쟁 확산에 따른 기업·투자자의 불확실성 증대 가능성을 고려해 관리종목 지정 후 후속 상장폐지 절차는 10월 2일부터 진행하지 않고 있고 향후에도 유예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거래소 측은 가처분 인용 결정에 불복해 법원에 이의신청 및 항고 등을 제기하며 법적 다툼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다만 거래소는 “2026년 10월 2일 이전에 시가총액 미달 상장폐지가 결정돼 거래정지 중인 법인에 대해서는 거래정지를 지속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법인은 ▲신라에스지 ▲골드앤에스 ▲케이엠제약 ▲핀텔 ▲주연테크 ▲세진티에스 ▲에이에프더블류 ▲SHD 등 8개사다.문제는 해당 기업뿐 아니라 이 기업의 주식을 산 투자자들까지 피해를 보게 됐다는 점이다. 시가총액 기준 적용 시점이 앞당겨지면서 상장폐지 대상이 된 기업은 주가가 하락했고 해당 기업에 투자했던 주주들 가운데 일부는 손실을 감수하고 주식을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앞서 정리매매 직전에 거래정지 상태가 된 기업의 주주들도 자금이 묶이는 피해를 봤다. 상장폐지 후속 절차가 유예되긴 했지만 거래가 정지되면서 개인 투자자들은 주식을 팔 수 없어 자금이 동결됐기 때문이다.증권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 밀어붙이기에 애꿎은 투자자들과 기업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정책 신뢰성부터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26.10.20 08:00

4분 소요
“글로벌에 한국을 알리는 대표선수 될 것”[이코노 인터뷰]

은행

한국 기업이 해외 각지에 공장을 세우고, 현지 통화로 자금을 조달하는 순간 은행의 일도 국경을 넘는다. 한국 기업의 글로벌 행보를 뒷받침하는 곳은 다름 아닌 네덜란드계 은행이다. 한국 진출 35주년을 맞은 ING은행의 정혜연 한국 대표를 만나 한국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는 금융 전략을 들어봤다.금융사는 경쟁 아닌 한 팀…해외 금융시장 잇는다서울 중구 파이낸스타워에 위치한 ING은행 한국 사무실에서 정 대표를 만났다. 사무실에 들어서자, 네덜란드의 상징색인 ‘오렌지’(Orange) 색상으로 꾸며진 인테리어가 눈에 들어왔다. ING는 오렌지색에 직원·고객·금융기관 간 협업의 의미를 담고 있다. ING는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종합 금융그룹이다. 1991년 한국에서 은행업을 시작해 올해 한국 진출 35주년을 맞았고, 2016년에는 ING증권 서울지점을 설립해 채권자본시장(DCM)과 금융투자 부문을 확대했다.한국에서 활동하는 ING은행의 주요 업무는 기업금융이다. 개인 고객을 상대로 예·적금이나 주택담보대출을 판매하는 국내 시중은행과 달리, 국내외 기업과 금융기관에 대출·무역금융·외화 조달·환헤지·채권 발행 주선 등을 제공한다. ING증권 서울지점은 채권·주식 발행, 파생상품 등 자본시장 업무를 맡아 국내 기업과 기관투자자를 글로벌 투자자와 연결한다.정 대표는 외국계 은행의 한국 대표 역할이 결국 ‘연결과 소통’에 있다고 봤다. 그는 “글로벌 금융회사 한국 대표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는 한국을 제대로 대변해야 한다는 책임감”이라며 “외국계 은행에서 한국 대표를 맡으면 일종의 ‘한국의 대표 선수’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내 기업과 금융기관은 경쟁 상대가 아니라 같은 팀”이라며 “다른 나라와 비교해 한국이 가진 강점과 경쟁력을 본사에 적극 알리고, 한국에 대한 지원이 계속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실제로 ING은행은 국내 금융사들과 협업한다. 국내 금융사가 한국 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할 때 ING의 현지 네트워크와 외화 조달 역량을 활용하는 식이다. ING은행은 BNK금융그룹과 해상풍력·해운 분야 협력 양해각서를 맺었고, 한국수출입은행·한국무역보험공사 등 정책금융기관과도 국내 기업의 해외 프로젝트 금융을 지원하고 있다.유럽 네트워크로 넓힌 K-기업의 자금 조달 창구ING은행의 강점은 유럽 현지 네트워크다. ING는 전 세계 35개 시장에 진출해 있고, 유럽·중동·아프리카(EMEA)에만 20여개국 이상의 거점을 뒀다. 최근에는 폴란드와 헝가리로 향하는 배터리·전기차 밸류체인 기업, 미국에서 매출채권 금융을 필요로 하는 자동차 부품 기업 등의 상담이 늘었다. 정 대표는 “한국 내에서는 대출만 잘해도 은행 역할을 할 수 있지만 해외에 나가면 그 나라의 규제와 통화, 거래 관행까지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ING는 전기차와 배터리 공장, 관련 밸류체인에 상당한 규모의 금융을 제공해 왔으며, 헝가리와 폴란드 등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에는 장기 자금조달뿐 아니라, 공장 설립 이후에도 현지 운전자금과 무역금융·유동성 관리까지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한국은 ING의 아시아태평양 시장에서 중요한 시장 중 하나다. 숫자도 성장세를 보여준다. ING은행 한국의 자산 규모는 최근 5년 사이 약 2.3배로 커졌다. ING는 한국 기업의 유로화 채권 발행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ING가 주선한 한국 기업의 유로화 채권 발행 규모는 2024년 3억3133만유로에서 지난해 8억2000만유로로 늘었다. 올해 상반기에도 5억1000만유로를 기록했다. 달러화에 쏠린 자금 조달 창구를 유로화로 넓히려는 기업들의 수요와 맞물린 결과다.다만 기업의 해외 진출 길이 마냥 넓어진 것만은 아니다. 고금리와 환율 변동성·공급망 재편·지정학적 갈등은 기업의 투자 판단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정 대표는 “최근 주요 고객들과의 논의에서 가장 자주 언급되는 주제 중 하나는 유동성 관리이며, 외환 헤지 역시 중요한 우선순위”라고 진단했다. 그가 향후 기업금융의 가장 큰 기회로 꼽은 분야는 인공지능(AI) 인프라다. 특히 AI 데이터센터와 이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전력망에 주목하고 있다. ING는 최근 100메가와트(MW)급 친환경 데이터센터 사업에 4400억원 규모의 녹색대출을 주선했다. 지속가능금융도 같은 맥락이다. 철강·석유화학·해운처럼 탄소 감축이 쉽지 않은 산업은 전환에 막대한 비용이 든다. 정 대표는 금융기관이 친환경이라는 이름만 보고 자금을 공급하기보다, 기업이 어떤 경로와 속도로 탄소를 줄일지 현실적인 전환 계획을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30년 기업금융 현장서 배운 리더십정 대표는 약 30년간 기업금융 현장에서 활동했다. JP모건증권 투자은행(IB) 부문에서 자동차·조선·에너지·철강 기업의 인수합병(M&A)과 주식·채권 발행을 담당했고, 이후 홍콩상하이은행(HSBC)과 미즈호, BNP파리바를 거쳐 지난해 7월 ING은행 한국 대표를 맡았다. 금융위기처럼 시장이 흔들릴 때마다 한국 기업의 경쟁력을 해외 시장에 설득하는 일 또한 그의 몫이었다.그는 “한국의 위상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서도 많이 높아졌고, K-컬처를 통해 해외 인지도도 커졌다”면서 “다만 비즈니스에서는 여전히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한 만큼, 한국의 강점과 경쟁력을 적극적으로 대변하는 일이 중요하고, 저 역시 ING 안에서 한국의 존재감을 더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정 대표는 최근 다시 읽은 고전 ‘손자병법’에서 리더십의 해법 또한 찾았다. 그가 처음 해당 책을 접했을 때는 경쟁에서 이기는 법을 담은 ‘싸움의 기술’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ING은행 한국 대표가 된 뒤 다시 읽어 보니, 사람과 조직을 이해하고 이끄는 리더십의 책으로 다가왔다고 한다. 정 대표는 “이제는 ‘손자병법’을 단순한 병법서가 아니라 ‘리더십의 바이블’에 가깝게 본다”며 “경쟁에서 이기는 기술보다는 사람과 조직을 어떻게 이끌 것인지에 대한 관점에서 읽어볼 만한 책”이라고 했다.

2026.10.20 07:00

4분 소요
재판 없는 ‘매출 10% 과징금’…미·유럽 기준엔 ‘위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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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보호법은 개인정보 유출이 발생하는 경우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이하 개인정보위)가 개인정보처리자에게 전체 매출액의 3%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나아가 ▲과징금 부과처분을 받은 날부터 3년이 지나기 전에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개인정보 유출이 발생하는 경우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개인정보 유출이 발생해 피해 규모가 1000만명 이상인 경우 ▲개인정보위가 시정조치를 명령했는데도 이를 따르지 않아 개인정보 유출이 발생하는 경우, 전체 매출액의 10%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과징금을 가중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는데, 이러한 가중적 과징금을 이른바 ‘징벌적 과징금’이라고 부른다.징벌적 과징금 규정이 도입되기 전에도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해 SK텔레콤에 약 1348억원, 쿠팡에 약 4236억원 등 천문학적인 과징금이 부과된 바 있다. 지난 9월 11일부터 징벌적 과징금 규정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향후 더욱 거대한 금액의 과징금이 부과될 경우 기업의 존립 자체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최근 과징금을 도입하는 법률은 급속도로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10월 1일에는 연간 3명 이상의 노동자가 산업재해로 사망하는 경우 사업주에게 영업이익의 5% 이내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법관 아닌 행정 부과의 헌법적 위헌성이른바 징벌적 과징금은 ‘가중’이라는 표면적인 의미에 그치지 않고, 불법행위에 대한 ‘벌칙’이라는 심층적인 법적 의미를 갖는다. 여기서 과징금이라는 제도가 형벌이나 과태료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와 마찬가지로 벌칙에 해당할 수 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이에 대해 과징금은 불법적 이익의 박탈(부당한 이익의 환수)만을 목적으로 해야 한다는 견해가 있다. 그러나 불법적 이익의 박탈을 목적으로 하는 과징금도 존재하지만, 과징금의 목적이 오직 거기에만 국한돼야 하는 것은 아니다. 또 불법적 이익의 박탈 역시 그 이익을 피해자에게 직접 지급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보면 본질적으로 위반행위에 대한 제재에 해당한다.이처럼 과징금은 위반행위 제재를 목적으로 하는 벌칙의 일종이다. 최후의 수단에 해당하는 형벌(형법에서 정하는 벌칙)을 대신한다는 점에서는 과태료와 유사하지만, 질서위반행위규제법이 적용되는 과태료와 달리 과징금은 행정기본법과 행정절차법이 적용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한다.그 결과 과징금에 불복하기 위해서는 그 취소나 무효확인을 구하는 행정소송(항고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형벌의 경우 경찰이 수사한 결과를 토대로 검사가 기소하고 법관의 판결을 통해서 비로소 벌칙이 부과된다. 과태료의 경우 일단 행정기관이 조사해서 부과하더라도 상대방이 불복하면 무효가 되고 비송사건절차에 따라 법관의 판결을 거쳐 비로소 벌칙이 부과된다. 반면 과징금은 행정기관이 조사해서 부과한 벌칙에 대해 상대방이 불복하더라도 법관은 이를 취소하거나 무효임을 확인하는 판결만 내릴 수 있을 뿐이다. 다시 말해, 상대방의 불복에도 불구하고 행정에 의한 벌칙 부과가 그대로 가능한 것이 바로 과징금이다. 이러한 과징금이 가지는 실질적 벌칙으로서의 속성은 과징금을 과연 행정기관이 부과할 수 있는지에 관한 의문을 촉발한다. 과징금은 형벌을 대신하기 위한 것이고, 형벌은 원칙적으로 법관의 판결을 통해서 부과돼야 하기 때문이다.실제 그러한 이유에서 2024년 미국 연방대법원 판결은 행정기관이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게 하는 법률 조항을 ‘배심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의 침해’라는 이유로 위헌 선언을 내렸다.이처럼 재판을 거치지 않는 과징금 부과 자체를 허용하지 않는 미국법과 달리, 유럽에서는 법관의 판결을 통한 과징금 부과에 준하는 적법절차가 보장되는 것을 조건으로 행정에 의한 과징금 부과를 허용한다. 유럽인권협약 제6조 제1항은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규정하는데, 유럽인권재판소가 과징금 부과를 형사소추로 간주함에 따라 과징금은 반드시 중립적 기관(소추기관과 구조적으로 분리되는 심판기관)에 의해 부과돼야 할 뿐만 아니라, 그에 대한 불복 절차로서 법관에 의한 재판이 반드시 보장돼야 한다.이에 따라 과징금을 부과하는 행정절차에서 소추기관과 심판기관이 구조적으로 분리돼 있다면 행정의 재량을 존중하는 통상적인 사법심사가 이뤄지는 것으로 충분하다. 하지만 소추기능과 심판기능을 겸하는 행정기관이 부과하는 과징금에 대해서는 법관이 행정기관을 대신해 과징금을 처음부터 다시 산정하고 이를 취소하거나 직접 변경할 수 있는 ‘전권사법심사’가 보장돼야 한다.국내의 경우 과징금을 부과하는 행정절차가 상대적으로 엄격하다는 공정거래위원회조차 유럽인권재판소가 요구하는 중립적인 기관에 미치지 못한다. 아울러 행정소송법의 항고소송 관련 규정은 사법심사의 넓이와 강도라는 측면에서 전권사법심사와 거리가 멀다. 결국 현재 우리나라에서 부과되는 모든 과징금은 미국이나 유럽의 관점에서 보면 위헌을 피할 수 없는바, 제도 개선을 서둘러야 한다.국고 귀속·단체소송 이중 부담 고려해야산업 현장에서 나오는 주요 불만 중 하나는 천문학적인 과징금이 피해자에게 지급되지 않고 전액 국고에 귀속된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피해자가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별도로 제기할 경우 기업에 추가적인 부담이 가중될 우려가 존재한다.이 문제는 최근 개인정보보호법을 개정해 단체소송의 대상을 기존의 ‘금지·중지 청구’에서 ‘손해배상 청구’까지 확대하려는 움직임으로 인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이에 대해 과징금을 재원으로 하는 별도의 기금을 설치하고 이를 통해 피해 전보나 제도의 발전 용도로 활용하자는 제안이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과징금이 가지는 실질적 벌칙으로서의 본성을 고려한다면, 과징금이 국고에 귀속되는 것은 다른 형벌이나 과태료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법리상 자연스러운 일이다.그러나 기업이 피해 전보나 제도의 발전을 위해 노력한 사정이 과징금 산정에 적극 고려되는 것은 형벌이나 과태료뿐만 아니라 과징금에 대해서도 타당한 모든 벌칙의 양형에 있어 당연한 요청이다. 이러한 점에서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개인정보보호법상 단체소송의 범위 확대 방안은, 피해 전보를 위한 기업의 노력이 과징금 산정에 실질적으로 반영되도록 하는 방안과 체계적으로 연동될 필요가 있다. 전체 매출액 산정의 책임주의개인정보보호법은 개인정보가 유출되지 않도록 개인정보처리자가 안전 조치 의무에 따른 안전성 확보에 필요한 조치를 다한 경우 과징금을 부과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안전 조치 의무 위반 여부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과 안전 조치 의무 위반이 있더라도 그 위반과 무관한 결과까지 책임을 지면 안 된다는 비판이 존재한다.이러한 비판은 실질적 벌칙에 해당하는 과징금 부과가 정당화되려면 반드시 상대방에게 책임이 요구된다는 원론에서는 타당하지만, 개인정보보호법에 관한 구체적인 평가에서는 적절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예를 들어 국가배상법 제5조의 ‘하자’라는 용어 역시 모호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에 관해 결과적 불법만이 아니라 행태적 불법을 고려하고, 나아가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를 고려하는 ‘상대적 불법’의 관점에서 접근한다. 그 결과 예견 가능성과 회피 가능성을 척도로 삼고 나아가 불가항력까지 참작한다. 결국 ‘비난 가능성’이라는 주관적 귀책사유를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무과실책임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책임주의에 위반되는 결과책임은 아니다.이러한 설명은 개인정보보호법상 안전 조치 의무 위반에 대해서도 그대로 타당하며, 실제 그 의미에 관한 대법원의 판시 역시 국가배상법 제5조의 하자에 관한 법리와 일맥상통한다. 따라서 입법 자체는 문제가 없는 만큼, 앞으로 그 해석과 적용에 있어 책임이 적절하게 제한되도록 법리를 발전시키는 일이 중요하다.한편 개인정보보호법은 전체 매출액을 기준으로 과징금을 산정하되 위반행위와 관련이 없는 매출액은 제외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개인정보 유출은 그 본성상 매출액과 실질적 관련이 없음에도 매출액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부당하다는 지적이 있다. 아울러 일단 전체 매출액을 원칙으로 삼고 예외적으로 위반행위와 관련 없는 매출액이 제외되도록 규정해 그 증명책임을 상대방(기업)에게 전가하는 것이 부당하다는 비판도 제기된다.그러나 과징금은 불법적 이익의 박탈을 넘어 위반행위 제재를 목적으로 할 수 있으며, 이 경우 매출액을 기준으로 제재 수위를 정하는 것은 책임의 여부(책임주의)와 그 정도(비례원칙)에 부합하는 이상 금지되지 않는다.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처음부터 ‘위반행위 관련 매출액’을 기준으로 과징금을 산정하는 방안과, ‘전체 매출액’을 기준으로 산정하되 위반행위와 관련 없는 매출액을 제외하는 방안은 내용상 차이가 없다. 또한 증명책임의 귀속에 있어 발생하는 차이 역시 자의적인 것이 아닌 이상 평등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결국 입법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위반행위와 관련이 없는 매출액’의 해석과 적용을 책임주의와 비례원칙에 적합하게 만드는 법리의 발전이 중요하다. 이에 관한 시행령 규정이나 개인정보위의 행정 결정은 법관을 원칙적으로 구속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이 책임주의와 비례원칙을 고려한 헌법합치적 법률해석이라 할 수 있다.

2026.10.1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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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인증도 못 막은 해킹…AI 해커 맞설 ‘AI 방패’는?

IT 일반

정부가 공인한 최고 권위의 정보보호 인증을 획득하고도 대규모 해킹을 당하는 역설이 반복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공동 운영하는 ‘정보보호 및 개인정보보호 관리체계’(ISMS-P)는 기업의 보안 신뢰도를 보증하는 핵심 지표로 통하지만 인공지능(AI) 공격자들의 침투 앞에서는 한계를 드러냈다. 생성형 AI로 무장한 해커들이 정교한 공격을 퍼붓는 가운데, 서류 중심 평가와 협소한 심사 범위에 머무는 인증 체계로는 한계가 명확하다는 지적이 나온다.인증은 ‘대고객 서비스’만…해커는 ‘범위 밖 기간망’ 노렸다최근 수년간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및 침해 사고를 겪은 통신·플랫폼·유통·금융 대기업 상당수는 사고 당시 유효한 ISMS-P 인증을 보유 중이었다. 시스템이 뚫린 결정적 원인은 ‘인증 범위와 실제 침해 경로 간의 괴리’다. 현행 제도는 전사 인프라가 아니라 기업이 신청한 특정 서비스·시스템 범위에 한정해 심사받는 ‘선택형 범위 설정’을 허용하고 있다. 이에 많은 기업들이 심사 부담을 줄이고자 핵심 대고객 서비스 위주로만 인증 범위를 좁혀 왔다.반면 해커는 인증 범위에서 제외된 핵심 네트워크 설비나 외주 업무망 등 사각지대를 집요하게 노렸다. 외부 유지보수 업체의 원격 계정, 통제가 느슨한 외주 개발사 가상사설망(VPN), 방치된 테스트용 서브 클라우드 등이 대표적 침투 통로다. 방어가 취약한 3·4차 협력사 직원의 PC를 악성코드로 감염시킨 뒤, 합법적 관리자 계정을 탈취해 인증 범위 내 내부망(망분리 구역)으로 침투한 것이다. 이에 정부도 뒤늦게 외부 접점 자산과 연관 설비를 인증 범위에 의무 포함하도록 제도 개편에 나선 상황이다.인증 취득 후 유지·관리 체계도 보완이 시급하다. 원칙적으로 ISMS-P는 매년 사후 심사를 거치고 중대 변경·사고 시 점검을 받아야 하지만, 부족한 심사 인력 탓에 현장 점검은 기업이 제출한 서류와 표본 샘플을 검토하는 수준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침해 사고가 발생해도 과징금 부과와 시정 조치 요구로 마무리될 뿐 실제 인증 취소로 이어지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부실 심사에 대한 사후 책임 추궁 역시 실효성이 낮다. 정보통신망법 등 관련 법령상 고의·중과실로 부실·부정 심사를 한 경우 인증기관 지정 취소나 심사원 자격 취소·정지 등 행정처분 규정은 존재한다. 그러나 사고 이후 심사 과정의 과실을 입증해 중징계를 내리거나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을 묻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심사가 실질적 방어 검증보다 서류상 체크리스트 충족을 확인하는 컴플라이언스 절차에 그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안랩 등 ‘AI 방패’ 현장 투입했지만 기술적 과제도규제의 한계를 넘기 위해 산업계는 AI 기반 보안 체계로 빠르게 전환 중이다. 안랩 등 주요 보안 기업들은 확장탐지 및 대응(XDR), 보안 오케스트레이션·자동화(SOAR) 기술을 결합해 AI 능동형 방어 시스템을 현장에 배치하고 있다. 보안 업계의 주요 도입 사례에 따르면, 대형 보안관제센터(SOC)에 AI 이상행위 탐지·자동 대응 엔진을 적용할 경우 하루 수십만건의 경보 중 단순 오탐 처리 부담이 통상 50~60% 수준 줄고 초기 대응 시간(MTTR)도 수 시간에서 수 분 이내로 최대 70%가량 단축되는 것으로 보고된다. 대규모 언어모델(LLM) 어시스턴트가 패킷 맥락을 분석해 침투 시나리오를 실시간 요약·제공하는 기술도 도입되고 있다.하지만 AI 방어 기술도 만능은 아니다. 해커가 알고리즘 패턴을 역이용해 탐지 임계치 아래로 트래픽을 흘려보내는 ‘적대적 회피 공격’이나 정상 데이터에 미세 노이즈를 섞어 공격 코드를 숨기는 기법은 탐지가 까다롭다. 정상 트래픽을 공격으로 오판해 핵심 시스템을 멈추는 가용성 침해 리스크도 기술적 숙제다. “신무기보다 기본에 충실해야”전문가들은 차세대 AI 솔루션이 도입되더라도 기본 보안이 무너지면 어떤 방패도 무용지물이라고 입을 모은다. 글로벌 보안 업계의 주요 유출 조사 보고서들에 따르면, 침해 사고의 70~80% 이상은 최첨단 제로데이 취약점이 아니라 유출 계정 악용이나 패치 지연 등 기초적인 틈새에서 시작된다.업계에서는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대표적으로 예외 없는 ‘다중인증’(MFA) 도입이 있다. 단순 아이디·비밀번호는 유출된 크리덴셜 데이터와 무차별 대입 공격 앞에서 무력하므로, 임직원과 협력사 원격 접속, 인트라넷, 클라우드 콘솔 등 모든 접점에 일회용 패스워드(OTP)나 생체인증(FIDO2) 등 피싱 저항성 MFA를 강제해야 한다.‘제로 트러스트’ 기반 최소 권한 관리도 필수다. 내부자를 신뢰하는 경계선 보안을 버리고 네트워크를 세부 구역으로 쪼개는 마이크로 세그멘테이션과 최소 권한 원칙을 적용해야 외주사 PC·계정이 탈취돼도 핵심 데이터베이스로의 횡적 이동을 막을 수 있다.취약점 ‘상시 자동화 패치’도 중요하다. 주요 침투 통로는 수개월 전 패치가 공개된 ‘알려진 취약점’인 만큼, 전사 IT 자산 식별을 자동화하고 위험도 기반 우선순위를 정해 공지 즉시 테스트·배포하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마지막으로 외부와 차단된 ‘불변 백업’과 실전 복구 훈련이 필요하다. 랜섬웨어 표적인 온라인 백업 서버를 지키려면 물리적 격리와 관리자도 수정·삭제할 수 없는 불변 스토리지를 구축하고, 전사 다운을 가정한 모의 훈련으로 재해 복구 시간을 단축해 놓아야 한다.안랩 관계자는 “AI가 공격 속도와 생산성을 높이는 만큼 기업도 여러 보안 데이터와 위협 정보를 AI로 연계 분석해 공격 흐름과 이상 징후를 신속히 파악·대응해야 한다”며 “다중 인증·최소 권한·보안 업데이트 등 기본 수칙을 실천하고, 고객용 서비스뿐 아니라 업무 지원 시스템과 API까지 접근통제·이상행위 모니터링을 점검하며 고객정보 보관·조회 범위를 최소화해 실제 환경에서 적절히 작동하는지 지속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2026.10.1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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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어소프트테크, 5개의 아픈 손가락…자회사 적자 탈출 숙제

산업 일반

슈어소프트테크가 자동차 소프트웨어 검증을 넘어 인공지능(AI)·로봇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며 이익을 키우고 있지만, 자회사 수익성 개선은 과제로 남아 있다. 올해 상반기 연결대상 자회사 5곳이 모두 순손실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자회사 기술을 활용한 산업 특화 AI 사업을 추진하는 만큼 이들 회사의 사업 확대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는지가 과제다.슈어소프트테크의 연결대상 종속회사는 총 5곳이다. ▲모비젠 ▲슈어데이터랩 ▲그래피카 ▲미국법인 브이큐브드 솔루션즈(V-cubed SOLUTIONS INC.) ▲중국법인 칭다오 슈어소프트 테크(Qingdao Suresoft Tech) 등 5곳이다. 이들 회사는 올해 상반기 모두 순손실을 냈다. 모비젠과 슈어데이터랩은 산업 특화 AI 사업의 기술 기반을 담당하는 자회사다. 모비젠은 빅데이터·AI·클라우드 기술을, 슈어데이터랩은 데이터 소프트웨어 역량을 제공한다. 그래피카와 브이큐브드 솔루션즈는 소프트웨어 개발·공급업을 영위하며, 칭다오 슈어소프트 테크는 데이터 통신장비 제작·공급한다. 자회사별 지분 구조에는 차이가 있다. 6월 말 기준 슈어소프트테크는 미국·중국법인 지분을 각각 100% 보유하고 있다. 그래피카와 슈어데이터랩 지분율은 각각 98.15%, 85.57%다. 모비젠에 대한 슈어소프트테크의 지분율은 50.54%이며, 모비젠의 자기주식을 제외하면 52.83%다.자회사 5곳 모두 적자…모비젠 상반기 순손실 12억원자회사 가운데 매출 규모가 가장 큰 모비젠은 상반기 매출 148억1854만원을 기록했지만 순손실 12억31만원을 내며 적자를 면치 못했다. 지난해는 연간 매출 317억2936만원과 순이익 28억8785만원을 기록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적자를 낸 모습이다. 슈어데이터랩의 상반기 매출은 1억4952만원, 순손실은 4억3719만원었다. 지난해 연간 순이익 2억3439만원을 기록했던 것과 달리 올해 상반기에는 손실이 발생했다. 그래피카도 올해 상반기 매출 3억1051만원에 순손실 3억8676만원을 기록했다. 칭다오 슈어소프트 테크는 매출 13억261만원, 순손실 1억8628만원을 냈다. 브이큐브드 솔루션즈는 매출이 없었고 순손실은 1005만원을 기록했다. 슈어소프트테크는 상반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23억3988만원, 순이익 21억185만원을 기록했지만, 연결대상 자회사 5곳은 모두 순손실을 낸 모습으로, 이들 자회사의 순손실을 단순 합산하면 약 22억2000만원에 달한다. 자회사 적자가 지속되고 추가 자금 지원까지 필요해질 경우 슈어소프트테크의 재무 여력에 부담이 될 수 있다. 6월 말 미국법인·중국법인·그래피카의 자본총계는 모두 마이너스였다. 자산보다 부채가 많아 자본금이 전액 잠식된 상태다.그래피카의 자본총계는 지난해 말 마이너스 10억4523만원에서 올해 6월 말 마이너스 14억3199만원으로 악화했다. 같은 기간 부채는 약 16억3165만원에서 약 22억3191만원으로 늘었다. 상반기 순손실이 발생하면서 자본 결손도 확대됐다.중국법인의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2억8159만원에서 마이너스 5억767만원으로, 미국법인은 마이너스 7억1938만원에서 마이너스 7억8326만원으로 각각 악화했다. 다른 자회사인 슈어데이터랩은 자본총계를 보면 지난해 말 6억8605만원에서 올해 6월 말 2억4886만원으로 줄었다. 모비젠의 자본총계는 약 231억6461만원으로 자본잠식 상태는 아니다. 자회사들의 자본 감소에도 슈어소프트테크의 연결 자본총계는 지난해 말 1219억2725만원에서 올해 6월 말 1240억4601만원으로 약 21억원 증가했다. 다만 자회사 적자가 지속될 경우 연결 이익과 자본 축적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2026.10.19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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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엔 수천억, 공공엔 수억원…개인정보 책임 잣대 왜 달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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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 유출 사고 발생 시 민간 기업에는 천문학적 과징금이 부과되는 반면, 대규모 국민 정보를 다루는 공공기관에는 수억원대 처분에 그치는 ‘제재 격차’를 두고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동일한 개인정보 유출 피해가 발생했음에도 주체가 민간인지 공공인지에 따라 책임의 잣대가 달라지는 구조적 모순이 사이버 보안 생태계 전반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벌어지는 공공·민간 제재 격차개인정보보호위원회(이하 개인정보위)의 제재 수위가 높아지면서 민간 기업을 향한 처분도 전례 없는 수준으로 거세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개인정보위가 민간 기업에 부과한 과징금 규모는 70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개인정보위 출범 이후 2020년부터 2025년까지 6년 동안 부과한 전체 과징금 합계와 비교해도 2배 가까이 뛴 수치다. 전체 매출액을 기준으로 제재금을 산정하도록 법이 정비된 데 이어, 지난 9월부터는 법이 정한 중대·반복 위반 요건에 해당할 경우 전체 매출액의 최대 10%까지 부과할 수 있는 징벌적 과징금 특례까지 시행되면서 당국의 영향력과 기업의 재정적 압박은 더욱 커진 상태다.반면 국민 대다수의 민감 정보를 취급하는 공공 부문에서 대형 유출 사고가 발생했을 때 부과되는 제재 수위는 민간 기업과 비교해 현격하게 낮은 수준이다.개인정보위는 소스코드 개발 오류로 민감 서류가 노출된 행정안전부 ‘정부24’에 과징금 2억7300만원을 부과하는 데 그쳤다. 나아가 농촌진흥청 및 소속 기관 시스템을 위탁 관리하던 수탁업체의 관리 부실로 57만4000여 건에 달하는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일도 있었지만, 부과된 과징금은 8250만원에 불과했다. 이는 오픈채팅 이용자 개인정보 유출 사고(6만5000여 건)로 과징금 151억4196만원과 과태료 780만원, 유출 통지 시정명령 처분을 받았던 카카오 사례와 비교하면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개인정보위의 각 제재 의결 내용을 살펴보면 정보의 유출 규모나 피해의 심각성에는 큰 차이가 없음에도 사고 주체가 공공인지 민간인지에 따라 제재 수위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양상이 확인된다.행정안전부가 운영하는 정부24의 경우, 교육부 NEIS(교육행정정보시스템) 연계 민원서류 및 국세청 납세증명서 서식 변경 과정에서 ‘법인 발급’ 테스트를 누락하는 등 소스코드 개발 오류를 방치했고, 주민등록증 발급 상황 조회 서비스의 본인인증 모듈 취약점을 조치하지 않아 1230여 명의 민감 정보가 타인에게 노출됐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유출 사실을 인지하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72시간을 경과해 지연 통지하거나, 개인정보처리방침에 수탁업체를 누락한 법 위반 항목들이 추가로 적발됐다. 또 농촌진흥청 등의 시스템을 위탁 관리하던 수탁업체는 네트워크 저장장치를 외부 IP로 접근 가능한 상태로 방치하고 관리자 계정만으로 접속할 수 있게 허술하게 운영하다 해커의 공격을 받아 57만여 건에 달하는 대규모 개인정보가 다크웹에 유출되는 일이 벌어졌다. 농진청 등 위탁 기관 역시 용역 종료 시 자료미보유확약서만 받고 실제 파기 여부를 점검하지 않는 등 수탁자 관리·감독 의무를 소홀히 한 것으로 나타났다.민간 기업 유사 사례인 카카오 오픈채팅 유출 사건은 플랫폼 설계 단계부터 내재된 구조적 취약점이 도화선이 됐다. 카카오는 익명성을 홍보하며 오픈채팅 서비스를 운영했지만 일반채팅과 동일한 ‘회원일련번호’로 이용자를 식별할 수 있게 체계를 구현했고, 특히 2020년 8월 이후 생성된 오픈채팅방 게시판에 암호화된 임시ID를 입력하면 평문으로 노출되는 취약점을 방치했다.해커들은 이 취약점과 외부에 공개된 분석 프로그램 등을 악용해 회원일련번호와 휴대전화번호 등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대규모 개인정보 파일을 생성·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공공 부문은 ▲프로그램 개발 오류 ▲인증 취약점 방치 ▲수탁사 관리 감독 부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는데도 처분 수위가 수천만원대에 머물렀다. 반면 민간 플랫폼은 ▲서비스 설계 결함 ▲미흡한 사후 대응이 맞물려 수백배에 달하는 과징금 폭탄을 맞았다. 유출 규모가 카카오의 9배에 달하는 공공 부문 사고에 100분의 1도 안 되는 과징금이 부과되는 등 민간 기업에는 엄격한 잣대를 대면서 공공 부문에는 상대적으로 낮은 처분을 내리는 형평성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공공 제재도 강화…과거 처분엔 법 적용 한계개인정보위는 공공기관의 제재가 미흡하다는 지적에 대해 단계적으로 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사고 발생 당시의 법률과 위반 행위 유형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최근 3년간 초·중·고와 교육청에서는 310만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2023년 초에는 해커가 특정 인터넷 주소를 무작위로 대입하는 방식으로 경기도교육청의 온라인 시스템에 침입해 학생들의 전국연합학력평가 성적정보 약 297만건을 유출했다. 개인정보위는 같은 해 7월 경기도교육청에 과태료 2160만원을 부과하고, 개인정보처리시스템 일제 점검과 관리 체계·매뉴얼 정비, 취급자 교육 강화 등을 권고했다. 조사에서는 ▲온라인 시스템 접근 통제 미흡 ▲안전한 인증 수단 미적용 ▲보안 패치 미적용 ▲접속 기록 미점검 ▲보유기간이 지난 성적정보 미파기 등 전반적인 관리 부실이 확인됐다.경기도교육청에 과태료 처분만 내려진 것은 개인정보 유출 규모가 작거나 위반 사실이 가벼워서가 아니라 법률상 적용할 수 있는 제재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개인정보보호법상 경기도교육청 사고에서는 주민등록번호가 아닌 학생들의 성적정보가 유출돼 과징금 대신 과태료가 부과됐다. 이에 개인정보위는 과징금 규정을 정비해 안전 조치 의무 위반에 따른 개인정보 유출 등에 경제적 제재를 강화하고, 공공기관을 포함한 모든 개인정보처리자에 과징금 규정을 적용하도록 했다.개인정보위 측은 “2023년 9월 이후 공공기관의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 최대 20억원의 과징금 제재를 도입했고, 올해 9월부터는 중대·반복 유출사고에 대해 최대 50억원까지 과징금 제재를 상향했다”며 “공공기관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에 대해서는 전면 공표제와 보호수준 평가 연계 확대 등 책임성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금 돌려막기’ 국고 환수 구조공공과 민간의 과징금 격차에는 산정 방식의 차이도 영향을 미친다. 민간 기업은 매출액을 기준으로 과징금을 산정하는 반면, 매출액이 없거나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별도의 정액 기준을 적용받는다.공공기관은 매출액이 없거나 산정하기 어려운 주체로 분류돼 매출액 연동 방식이 아닌 별도의 정액 과징금 기준을 적용받는다. 현행법상 공공기관의 과징금 상한은 원칙적으로 최대 20억원이며, 법에서 정한 중대·반복 위반 등 가중 요건을 충족하면 최대 50억원까지 높아진다. 이처럼 법 조문에서 과징금 산정 방식과 상한을 다르게 설정하고 있어 유출 규모와 피해가 비슷하더라도 사고 주체에 따라 제재 수준에 차이가 발생한다.더 큰 문제는 공공기관에 대한 과징금 처분이 지닌 행정적·재정적 모순에 있다. 국고금 관리법과 국가재정법에 따르면 행정청이 징수한 과징금을 포함한 모든 세외수입은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기관이 직접 사용할 수 없으며 전액 국고에 납입돼야 한다. 아울러 개인정보보호법은 과징금을 내야 할 자가 납부기한까지 내지 않을 경우 국세 강제 징수의 예에 따라 강제 징수해 국가 재정으로 귀속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공공기관이 관리 부실의 책임을 물어 과징금을 납부하더라도, 그 재원은 결국 국민 세금으로 조성된 기관 운영 예산에서 지출되며 납부된 제재금은 고스란히 다시 국고로 환수되는 ‘세금 돌려막기’식 순환 구조가 되풀이되고 있다. 법률상 강제 징수 절차를 거쳐 국고로 수납돼도 사고 발생 기관의 예산만 소모될 뿐 해당 기관이나 사고 책임자 개인에게 재정 불이익이 돌아가지 않는다.전문가들은 공공 부문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해서는 실효성이 떨어지는 정액 과징금 부과 방식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인적·제도적 책임 추궁 방안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제언한다.김태오 국립창원대 법학과 교수는 “개인정보의 경제적·사회적 가치 측면에서 공공기관과 민간 기업이 보유한 정보의 본질에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닌데, 과징금을 일률적으로 매출액 기준으로 산정하다 보니 제재 수준에서 격차가 발생한다”고 말했다.개인정보보호법상 과징금 제도는 법 위반으로 얻은 부당이득을 환수하는 데 주안점을 뒀지만, 해킹 등 외부 침해 사고의 경우 기업이 직접적인 경제적 이익을 얻는 구조가 아니어서 단순 매출액 연동 방식은 법리적·현실적 괴리를 낳는다고 짚었다. 김 교수는 “공공기관의 경우 기관별 특성과 운영 구조에 맞춰 공공기관 경영평가상의 감점 등 불이익을 부과하거나 관련 공무원에 대한 징계 조치를 연계하는 등 실질적인 예방 및 억제력을 갖춘 제재 수단을 다각도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나아가 현행 제도의 근본적인 개선 방향으로 산정 기준의 다변화도 주문했다. 김 교수는 “궁극적으로는 위반행위와 무관한 전체 매출액을 기준으로 과징금을 산정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유출된 데이터의 건수나 유출 규모에 비례해 합리적으로 제재를 가하는 기준을 해외 주요 사례 등을 참고해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2026.10.1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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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검증 매출 176% 뛰었다…슈어소프트테크, 재평가 받을까

산업 일반

꾸준한 실적과 성장 잠재력을 갖추고도 시장에서 제값을 인정받지 못하는 기업들이 있다. ‘밸류업 레이더’는 탄탄한 사업 기반에도 기업가치 대비 주가가 저평가된 기업을 발굴한다. 재무구조와 신사업 경쟁력, 주주환원 정책 등을 분석해 저평가의 원인과 재평가 가능성을 짚어본다. 숫자와 현장의 목소리를 통해 시장이 미처 발견하지 못한 기업의 숨은 가치를 조명한다. <편집자주> 자동차 소프트웨어의 오류를 찾아내던 슈어소프트테크가 인공지능(AI)과 로봇의 안전성을 검증하는 기업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자동차·국방·원자력 등 작은 오류가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산업에서 쌓은 검증 역량을 AI 분야에 접목하는 전략이다. 올해 상반기 매출 증가와 영업이익 흑자 전환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를 지속적인 현금 창출과 주주가치 제고로 연결하는 일은 과제로 남아 있다.자동차 검증에서 개발까지…연 매출 1000억원 눈앞슈어소프트테크는 소프트웨어 시험·검증 자동화 도구와 제3자 검증 서비스를 제공한다. 프로그램이 요구사항에 맞게 작동하는지 확인하고, 개발 과정에서 발생한 결함을 찾아 사고 위험을 줄이는 사업이다. 자동차를 비롯해 국방·원자력·철도·항공 등 높은 안전성과 신뢰성이 필요한 산업이 주요 대상이다.경쟁력의 기반은 자체 개발한 검증 도구와 20여 년간 축적한 산업별 경험이다. 소프트웨어 내부 구조를 분석하는 기술뿐 아니라 해당 소프트웨어가 적용되는 장비의 작동 방식까지 이해해야 정확한 검증이 가능하다. 회사는 자동화 도구를 라이선스·유지보수·구독 방식으로 공급하고, 이를 활용한 검증 서비스도 함께 제공한다.자동차 소프트웨어는 회사의 핵심 성장 영역이다. 슈어소프트테크는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전환에 대응해 자동차 제어기 시험·검증 경험을 축적하고, 자동차용 시험검증 솔루션으로 사업을 확대했다. 최근에는 차세대 차량의 일부 제어기 소프트웨어를 직접 개발하며 자동차 소프트웨어 종합 엔지니어링 파트너로 역할을 넓히고 있다.슈어소프트테크의 제품군별 매출 현황을 보면 올해 상반기 ‘고신뢰·고위험 소프트웨어 개발(Mission Critical SW Development)’ 매출 18억1700만원이 2024년 이후 새롭게 반영됐다. 기존 검증 역량을 개발 사업으로 확장한 성과가 매출로 나타나기 시작한 셈이다.매출도 매년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연결 매출(영업수익)은 466억7113만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1.5%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3억3988만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19억86만원의 영업손실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반기순이익도 21억185만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연간 매출은 ▲2023년 632억8997만원 ▲2024년 888억322만원 ▲2025년 939억3769만원 등으로 증가했다. 이러한 성장세에 힘입어 연 매출 1000억원 진입을 바라볼 수 있는 규모까지 성장했다. AI 응답 품질부터 로봇 안전까지…새 시장 공략신사업의 중심에는 AI 자체를 검증하는 사업과 AI를 활용해 기존 검증을 고도화하는 사업이 있다. AI 모델이 의도한 성능을 내는지 확인하는 동시에, 검증 작업의 자동화 수준을 높여 사업 범위를 확장하는 구상이다.슈어소프트테크는 올해 4월 AI 에이전트와 챗봇의 기능·응답 품질을 자동으로 시험하고 평가하는 플랫폼 ‘베리파이에이’(VERIFAI-A)를 정식 출시했다. 고객 상담과 업무 지원, 예약·검색 등에 AI 에이전트가 활용되면서 ▲대화의 흐름을 제대로 이어가는지 ▲외부 도구와 정상적으로 연동되는지 ▲답변이 일관적인지 등을 확인할 필요도 커지고 있다. VERIFAI-A는 기존 방식으로 점검하기 어려운 이러한 품질 문제를 체계적으로 반복 평가해 AI 서비스의 신뢰성을 검증하도록 설계됐다.로봇 분야에서도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영창로보테크와 피지컬 AI 기반 로봇 솔루션 공동 개발·사업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소프트웨어 개발·검증 역량과 로봇 기술을 결합해 산업 현장으로 사업을 넓히려는 행보다. 이번 협약을 통해 ▲로봇 자율주행·제어 소프트웨어 개발 ▲산업용 로봇 설계·제작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연동 기술 고도화 ▲실제 환경 기반 검증 체계 구축 등을 공동 추진한다.이 분야의 매출 증가도 확인된다. 제품군별 매출 현황에서 올해 상반기 Vertical AI 매출은 166억1200만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6.8% 증가했다. AI 신뢰성 검증(Trustworthy AI) 매출은 18억6900만원으로 176.4% 늘었고, 피지컬 AI·로봇 매출은 1억2400만원에서 10억5200만원으로 확대됐다.주주환원은 현금 창출과 함께 검토해야배당을 통한 주주환원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재무적으로는 환원을 검토할 기반을 갖췄다는 평가다. 6월 말 연결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은 약 240억원, 단기금융상품은 약 175억원으로 합계 약 415억원이다. 단기금융상품은 통상 정기예금 등 단기간에 자금을 운용하는 금융상품을 의미하지만 상품 만기와 담보 설정에 따라 자금 활용에는 제약이 있다. 이익잉여금은 58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영업활동으로 발생한 현금흐름을 보면 179억원으로 전년의 95억원보다 증가했다. 올 상반기 부채비율은 약 38.4%로 지난해 말 약 46.8%보다 낮아졌다. 슈어소프트테크는 연구개발과 사업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반기보고서를 통해 “재무안정성과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연구개발·사업 투자에 집중해왔다”며 “시험자동화 기업부설연구소를 확장해 소프트웨어 시험·검증 자동화에 대한 기술 연구를 진행하고 있고, 소프트웨어 검증용 도구 개발 및 임베디드 엔지니어링 기술 등을 연구개발했다”고 설명했다.

2026.10.1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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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PF 후유증 여전…토지대출 연체율 35%

은행

예금자보호한도가 1억원으로 확대되면서 저축은행의 자금조달 불안을 덜어주는 안전판은 마련됐다. 하지만 업권의 본질적인 과제는 여전히 건전성 회복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정리와 연체채권 관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신규 대출을 공격적으로 늘리기는 쉽지 않다. 수신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과 이를 대출로 운용해 수익을 내는 일은 별개의 문제라는 뜻이다.저축은행은 예금과 대출의 금리 차이로 수익을 낸다. 예금자보호한도 상향으로 예금자의 불안이 일부 완화돼 수신 기반이 안정되더라도, 대출자산의 건전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수익성 회복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PF와 브릿지론 등 부동산 관련 여신의 부실 위험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는 예금을 확보해도 이를 운용할 우량 대출처를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수신 안정보다 급한 연체율 관리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저축은행업권 연체율은 6.26%로 지난해 말보다 0.22%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기업대출 연체율은 8.38%에 달했다. 기업대출 비중이 높은 저축은행의 특성상 부동산 경기 회복 지연과 사업장 정상화 속도가 업권 건전성 지표를 좌우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연체율이 높아지면 저축은행은 회수 가능성이 낮아진 채권에 대비해 충당금을 더 쌓아야 한다. 이는 당기순이익을 줄이는 직접적인 요인이다. 연체채권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신규 대출 심사를 완화하기도 어렵다. 가계대출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와 차주의 상환 부담이, 기업·개인사업자 대출은 담보가치 하락과 경기 불확실성이 발목을 잡고 있다.상반기 순이익이 개선됐다고 해서 건전성 우려가 해소된 것은 아니다. 저축은행업권의 상반기 순이익은 7658억원으로 늘었지만, 대출 확대에 따른 이자이익보다 유가증권 관련 이익 증가와 부실여신 감축에 따른 대손비용 감소 영향이 컸다. 수익성 회복이 곧바로 여신 건전성 회복을 뜻하지는 않는 이유다.다만 건전성 지표가 일방적으로 악화하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6월 말 고정이하여신비율은 8.16%로 지난해 말보다 0.27%포인트 낮아졌다. 고정이하여신은 회수 가능성이 낮다고 분류된 부실 여신을 뜻한다. PF를 비롯한 부실채권을 매각·상각하고 충당금을 쌓아온 결과가 일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정상 PF는 늘지만, 토지대출은 ‘경고등’금융당국의 ‘부동산 PF 현황’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금융권 PF대출 잔액은 115조8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3000억원 증가했다. PF대출 잔액이 증가한 것은 2023년 말 이후 처음이다. 부실 사업장 정리와 함께 사업성이 있는 곳에는 신규 자금 공급이 늘면서 전체 PF 시장은 정상화 국면으로 옮겨가는 모습이다.증가세는 은행권이 이끌었다. 은행권 PF대출 잔액은 45조2000억원으로 한 분기 사이 2조원 늘었다. 착공 이후 단계인 본PF는 39조원에서 42조5000억원으로 증가한 반면, 착공 전 단계의 브릿지론은 4조2000억원에서 2조7000억원으로 줄었다. 사업 진행 단계에 따라 자금 공급이 정상 사업장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의미다.반면 저축은행의 토지담보대출 연체율은 3월 말 30.03%에서 6월 말 35.16%로 5.13%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시점 저축은행의 일반 PF대출 연체율은 3.63%로 집계됐다. 토지담보대출은 통상 착공 전 토지 매입 단계에서 취급되는 만큼, 사업 초기 단계의 부실 위험이 여전히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저축은행·여신전문금융회사·상호금융을 합친 중소금융권의 토지담보대출 연체율도 32.20%로 전 분기보다 0.32%포인트 올랐다. 전체 금융권 PF대출 연체율이 4.56%로 전분기보다 0.09%p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PF 시장 전반의 지표가 개선되더라도 사업 초기 단계의 부실 위험은 저축은행 등 중소금융권에 상대적으로 더 크게 남아 있다는 의미다.PF 정리 속도 내야 여신 정상화 저축은행업권은 부실채권 매각과 상각, PF 사업장 재구조화 등을 통해 건전성 개선에 나서고 있다. 부실화한 PF 대출은 자체 상각하거나 민간 부실채권(NPL) 투자회사와 펀드에 매각해 장부 부담을 덜고, 사업성이 있는 PF 사업장은 대주단 협약과 만기 연장, 신규 자금 투입 등을 통해 정상화하는 방식이다.다만 PF 정리는 채권을 장부에서 덜어내는 데 그치지 않고 사업장의 분양·매각 여건과 시행사·시공사의 자금 상황까지 함께 풀려야 한다. 사업성이 낮은 사업장을 제때 정리하지 못하면 추가 부실로 이어질 수 있고, 반대로 손실을 감수한 매각을 서두르면 저축은행의 자본여력이 약화될 수 있다. 저축은행별 자본력과 PF 익스포저 차이가 큰 만큼 건전성 회복 속도도 엇갈릴 가능성이 크다.금융당국은 PF 사업장을 사업성에 따라 분류해 정상화가 어려운 곳은 경·공매와 재구조화를 통해 정리하고, 정상 사업장에는 신규 자금 공급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저축은행업계 역시 공동 매각과 NPL 펀드 활용 등을 통해 부실채권을 줄이고 있지만, 시장의 매수 수요와 부동산 경기 회복이 뒷받침돼야 정리 속도를 높일 수 있다.한국은행은 지난 6월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상호금융·저축은행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과 보험회사는 자금조달 안정성이 약화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특히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은 예금 인출 확대에 대비해 가용 유동성과 비상자금 조달계획을 보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2026.10.19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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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 1억원까지 보호”에도…기대 빗나간 저축은행 ’머니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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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자보호한도가 1억원으로 상향된 지 1년이 지났지만 저축은행업권이 기대했던 ‘머니무브’(자금 이동) 효과는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제도 시행 직후에는 수신이 일시적으로 늘었지만 상승세가 이어지지는 않았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증시 활황에 시중은행과의 금리 격차까지 좁혀지면서 저축은행 예·적금으로 돈이 대거 이동할 유인이 크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대와 달랐던 ‘1억원 한도 상향’ 효과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저축은행 수신잔액은 105조2141억원으로 집계됐다. 예금자보호한도 상향 직전인 지난해 8월 말 102조3866억원과 비교하면 2조8275억원(2.76%) 늘었다. 같은 기간 예금은행 총수신잔액은 2725조1031억원에서 2899조3819억원으로 174조2788억원(6.40%) 증가했다. 저축은행 수신 증가율이 예금은행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셈이다.예금자보호한도는 지난해 9월부터 기존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확대됐다. 금융회사별로 원금과 이자를 합쳐 1인당 1억원까지 보호받을 수 있게 되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주는 저축은행으로 자금이 이동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왔다. 그동안 5000만원을 넘는 여유자금을 여러 금융회사에 나눠 넣던 예금자가 저축은행 한 곳에 더 많은 돈을 맡길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금융당국이 예금보험제도 개선을 검토하면서 실시한 사전 연구용역에서는 보호한도를 1억원으로 높일 경우 저축은행 예금이 16~25%가량 늘어날 수 있다는 추산도 나왔다. 하지만 실제 수신 증가율은 이보다 크게 낮았다. 보호한도 확대만으로는 증시 투자 열기와 금리 경쟁력, 개별 저축은행의 건전성 우려를 넘어서기 어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당초 시장에서도 전망은 엇갈렸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한도 상향을 앞둔 지난해 8월 보고서에서 단기적으로 은행과 저축은행 간 대규모 자금 이동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진단했다. 2024년 이후 두 업권의 월평균 정기예금 금리 격차가 약 0.21%포인트에 그쳐, 예금자가 거래처를 바꿀 만큼의 유인이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1년간의 수신 흐름은 이 같은 단기 전망에 가까웠다.실제 제도 시행 직후에는 일시적으로 자금이 유입됐다. 지난해 9월 말 저축은행 수신잔액은 105조165억원으로 한 달 만에 2조6299억원 늘었다. 하지만 10월 말에는 103조5094억원으로 줄었고, 이후 5개월 연속 감소했다. 올해 들어 저축은행들이 수신 방어에 나서면서 잔액은 다시 늘었지만, 보호한도 상향이 지속적인 수신 확대로 이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증시로 예금 빠지고 금리 매력도 저하저축은행 수신의 가장 큰 변수는 증시다. 지난해부터 국내외 증시가 강세를 이어가면서 예·적금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 등 위험자산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예금자보호한도 확대는 원금 손실 우려를 줄이는 제도지만, 기대수익률이 높은 투자처가 부각된 국면에서는 예금 유치 효과가 제한될 수밖에 없다.금리 경쟁력도 저축은행 수신 확대를 이끌 만큼 크지 않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79개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지난 10월 13일 기준 연 3.78%다. 5대 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최고금리인 연 3.50~3.65%보다 0.13~0.28%포인트 높은 수준에 그친다. 예금자 입장에서는 금리 차이가 크지 않은 만큼 거래 편의성과 안정성 인식이 높은 시중은행을 떠나 저축은행으로 자금을 옮길 유인이 제한적일 수 있다.업권에서는 제도 효과를 단기 수신 잔액만으로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입장도 나온다. 예금자보호한도 확대가 금융시장 불안 상황에서 예금 인출을 막고 수신 기반을 안정시키는 심리적 안전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평상시에는 금리와 건전성, 자본시장 수익률 등 복합적인 요인이 예금 흐름을 좌우하는 만큼 한도 상향만으로 머니무브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예보 관련 비용 부담도 저축은행업권의 고민이다. 예금보험료는 금융회사가 영업정지나 파산 등으로 예금을 지급하지 못할 때 예금보험공사가 예금자에게 보호한도 내 원리금을 지급하기 위해 금융회사로부터 걷는 보험료다. 저축은행업권이 올해 상반기 납부한 예금보험료는 3873억원으로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 7658억원의 50.6%에 해당한다.예금보험료율을 높여야 한다는 논의도 진행 중이다. 현재 저축은행 보험료율은 0.40%다. 예금보험공사가 의뢰한 연구용역 중간 결과에서는 저축은행 예금보험료율을 0.54%로 올리는 방안이 제시됐다. 현행 법정 상한을 웃도는 수준인 만큼 실제 반영을 위해서는 법령 정비와 업계 의견수렴이 필요하다.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예금자보호한도 상향에 따른 자금 이동이 미미한 상황에서 최근 논의되는 예금보험료율 상향까지 현실화되면 저축은행업권의 비용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26.10.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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