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일반
[단독]"젠틀몬스터가 3만원?" 로고까지 완똑 '짝퉁' 유튜브에 풀렸다
- 디자인 모방 넘어 로고·케이스까지 복제
정품가 10분의 1에 중국산 유통
유튜브·SNS 타고 국내 유입
K-브랜드 위조상품 11만7000점 적발
이제 글로벌 IP 보호부터 시급하게 나서야
[이코노미스트 서지영 기자] 젠틀몬스터가 이제는 ‘진짜 짝퉁’과 싸워야 할 때가 됐다. 최근 유튜브와 SNS에서 젠틀몬스터의 디자인은 물론 로고까지 그대로 베낀 위조상품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정품 가격의 10분의 1 수준인 3만원 안팎에 판매되는 제품들이다. 중국에서 들여온 선글라스가 온라인을 통해 국내 소비자에게 흘러들고 있다. 디자인을 일부 참고한 제품과 달리 브랜드명과 로고까지 복제했다는 점에서 차원이 다르다.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한 젠틀몬스터가 이제 브랜드 자체를 노린 위조상품과 맞닥뜨린 셈이다.
디자인 유사성 넘어 브랜드까지 베낀다
3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무심코 유튜브를 넘겨보다 깜짝 놀랐다. 톰포드와 샤넬 등 고가 선글라스를 판매하는 영상을 보던 중 국내 브랜드인 젠틀몬스터 제품이 눈에 들어왔다. 가격은 몇만원대에 불과했다. 젠틀몬스터 정품은 30만원대에 이른다.
A씨는 “톰포드와 샤넬 같은 고가 명품 선글라스를 판매하길래 보고 있었는데 우리나라 브랜드인 젠틀몬스터도 싼 가격에 팔고 있더라”며 “디자인은 물론 로고와 케이스까지 정품과 똑같은데 가격은 몇만원대여서 ‘사야 하나’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어 “판매자가 ‘정품 미러급’이라고 설명하는 것을 보고 이제 가품이 K-브랜드도 비켜가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실제 온라인에서 유통되는 젠틀몬스터 가품은 디자인만 흉내 내는 수준을 넘어 브랜드명과 로고, 케이스까지 복제한 형태로 판매되고 있다. 정품 가격의 10분의 1 수준인 3만원 안팎에 거래되는 제품도 있다. 중국에서 들여온 제품을 유튜브와 SNS 등을 통해 국내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방식이다.
가품 시장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커지면서 유통 방식도 달라졌다. 과거에는 오프라인 시장이나 일부 해외 사이트를 통해 제품을 찾아야 했지만 이제는 유튜브와 SNS에서 판매 영상을 접한 뒤 손쉽게 구매할 수 있다. 판매자들은 ‘미러급’ ‘정품급’ 등의 표현을 내세워 정품과 유사하다는 점을 오히려 판매 포인트로 활용한다.
특히 국내 브랜드의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K-브랜드도 위조상품의 표적이 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2025년 적발된 K-브랜드 위조상품은 11만7000점에 달했다. 이 가운데 중국발 물량이 97.7%를 차지했다.
온라인 위조상품 적발 건수 역시 증가세다. 특허청에 따르면 2020년 13만7382건이었던 온라인 위조상품 적발 건수는 2024년 27만2948건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2025년 8월까지도 17만4480건이 적발됐다.
이제 글로벌 가품 대응 나서야
젠틀몬스터 운영사 아이아이컴바인드는 블루엘리펀트 제품 16종이 자사 제품을 모방했다며 30억원 상당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양측은 안경 디자인의 유사성과 부정경쟁행위 해당 여부를 두고 법정에서 맞서고 있다.
하지만 젠틀몬스터가 경계해야 할 시장은 국내 브랜드 간 디자인 분쟁에만 머물지 않는다. 글로벌 인지도가 높아질수록 브랜드명과 로고 자체를 복제한 가품이 해외에서 만들어져 국내로 유입될 가능성도 커진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젠틀몬스터와 소송 중인 블루엘리펀트는 일부 제품의 디자인 유사성과 부정경쟁행위 여부를 놓고 판단을 받아야 하는 사안”이라며 “브랜드명과 로고까지 그대로 복제해 정품인 것처럼 판매하는 위조상품과는 성격이 확연히 다르다”고 말했다.
최근 수년사이 중국산 위조상품이 SNS와 해외 플랫폼을 거쳐 국내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되는 유통 구조가 자리 잡았다. 관세청이 적발한 K-브랜드 위조상품의 97.7%가 중국발이라는 수치가 이를 보여준다.
위조상품의 대상도 해외 명품에서 국내 브랜드로 넓어지고 있다. 2025년 특허청이 적발한 대형 위조상품 유통 사건에서는 해외 명품뿐 아니라 MLB·이미스 등 국내 패션 브랜드 위조상품 913점이 압수됐다. K-뷰티에서도 메디큐브·달바·아누아 등 국내 브랜드를 베낀 중국산 제품이 알리익스프레스 등에서 판매되는 사례가 확인됐다.
브랜드가 성장하면서 가품이 따라붙는 것은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문제는 유통 속도와 접근성이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졌다는 데 있다. 유튜브와 SNS에서 판매자를 찾고, 해외에서 소량으로 제품을 들여오는 방식이 가능해지면서 브랜드가 가품 유통 경로를 일일이 추적하기도 어려워졌다.
젠틀몬스터는 글로벌 위조상품 대응 캠페인 ‘CODE PINK’를 운영하며 가품 유통 근절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업계 안팎에서는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한 국내 기업일수록 디자인 보호와 함께 상표권, 로고, 패키지 등 브랜드 IP 전반에 대한 관리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국내 브랜드가 해외에서 인지도를 쌓으면 디자인을 따라 하는 제품부터 로고와 브랜드명까지 복제한 상품까지 단계적으로 등장한다”며 “해외에서 유입되는 위조상품을 차단하고 상표권을 적극적으로 보호하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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